김중업박물관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 건축가 김중업 상설전시

2016. 5. 28.

김중업박물관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에 다녀왔다. 몇 년 사이 건축전시가 꽤 많이 열렸는데 실험적이거나, 건축가 개인을 조명하거나, 건축 전반을 폭넓게 다루었지, 단독주택을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던 것 같다.


김중업박물관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최근 부쩍 늘었다는 뉴스를 봤다. 몇 년 사이 건축전시가 많이 열린 게 효과가 있는 걸까? 단독주택를 다루는 전시는 이전의 건축 전시보다 좀 더 대중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다.



김중업박물관 전경


김중업 박물관은 국내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이 건축한 공장건물을 개조해 2년 전 개관했다. 건축가 김중업 아카이빙 상설전시와 박물관 부지에서 발굴된 안양사지 관련 유물 상설전시가 열린다. 기획전시로는 [안양연고작가발굴전], [한‧프 건축전], [安養, 기억의 공간展] 등을 열며 안양 지역과 건축을 조명해왔다.


문화누리관

파트1 '누가, 어디서, 어떻게'


김중업박물관 문화누리관 전경


김중업박물관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 전시는 파트1 '누가, 어디서, 어떻게'와 파트2 '시간과 공간을 너머'로 나뉜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열린다. 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김중업박물관 문화누리관 1층 카페


파트1 '단독주택: 누가, 어디서, 어떻게'는 문화누리관에서 열린다. 전시 파트의 제목처럼 어떤 건축가(누가)가, 어디에서(대지), 어떻게(과정) 건축하는 지를 실제 작품을 중심으로 다룬다.


김중업박물관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


문화누리관 1층에는 '누가'에 해당하는 곽희수의 [NEXT_ 주택의 위기], 정재헌의 [도천 라일락 집], 이중원, 이경아의 [삼대헌_ 건축가 부부가 사는 집]이 전시되었다. 건축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진과 모형 과정이 전시되어 단독주택을 꿈꾸는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문화누리관 1층 '단독주택: 누가, 어디서, 어떻게' 전시 전경


이경아 [삼대헌_ 건축가 부부가 사는 집]


문화누리관 2층에는 '어디서'와 '어떻게'에 해당되는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그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서 큐레이터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쉽게 와닿지 않았다.


김승회 [주택의 전형] 전경


김승회 [주택의 전형] 모형


'어디서' 부분에는 김현진의 [혼신지집], 윤재민의 [5*17_ 대청동 협소주택], 김승회의 [주택의 전형]이 전시되었다. 주어진 대지의 맥락과 건축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떻게' 부분에는 김동진의 [Customi-zip], 조장희, 원유민의 [적정기술, 적정 주택], 이소정, 곽상준의 [50㎡ House]가 전시되었다. 


윤재면 [5*17_ 대청동 협소주택] 모형


'어디서' 전시 중 윤재민 건축가가 부산 도심 대로변에 건축한 대청동 협소주택이 흥미로웠다. 상업, 주거, 종교집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층층이 쌓은 다음, 계단의 배치를 다르게 한 작품이다. 도심 속에서 거주환경을 고민하는 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문화누리관 옥상 뷰


문화누리관 옥상 뷰


김중업박물관 문화누리관 옥상 테라스는 카페로 운영되는데 아파트 단지와 주택 단지가 양 옆으로 보여서 흥미로웠다.


안양사지관

파트2 '시간과 공간을 너머'


김중업박물관 전경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 전경


안양사지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마치 파리 퐁피두센터의 외부 에스컬레이터를, 가로로 긴 건물에서 지붕을 빼 내 기둥을 세운 건 왠지 종묘 정전을 연상케 한다.


주택가와 맞닿은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


사지관 뒤쪽은 한적한 주택가이다. 사지관 지붕과 이어진 파사드가 박물관과 마을을 구분한다.


안양사지관 2층 '단독주택: 시간과 공간을 너머' 전시 전경


파트2 '단독주택: 시간과 공간을 너머'는 안양 사지관 2층에서 열린다. 집합적 단독주택, 도시적 단독주택, 전원적 단독주택으로 나뉘어 한국건축설계교수회의 단독주택 작품을 나열했다.


연면적 비율에 따른 다양한 스터디 모형


다양한 작품이 있었지만, 비용과 공간 효용성을 따져 표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에 따른 다양한 스터디 모형을 제시한 작품이 흥미로웠다. 구성이 다소 진부하지만, 세 가지 주제에 따른 다양한 단독주택 설계안을 모형과 함께 둘러보기 좋았다.


김중업관
건축가 김중업 상설전시


김중업박물관 김중업관 전경


김중업박물관 김중업관에도 들러 김중업 아카이브 전시를 둘러 보았다. 김중업관은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해 1959년에 지어진 유유산업 건물을 박물관으로 리노베이션한 공간이다.


김중업관 2층 김중업 전시 전경


외환은행 본점 1973 도면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 근대건축물의 정수로 꼽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을 비롯해 서산부인과, 유엔묘지 정문, 외환은행 본점 등 대표작품 모형과 설계도면, 유품 등이 전시되었다.


김중업 건축가 유품과 도면


김중업 건축가가 직접 설계한 건물에 그의 아카이빙 상설전시가 마련되어 의미있다. 옛 공간사옥에 김수근 건축가의 아카이빙 전시가 마련되지 않은 아쉬움이 불현듯 들었다.


이번 전시를 맞아 단독주택 관련 강연과 답사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신청하면 더 유익한 전시가 될 것같다.


근처 가볼만한 곳

안양예술공원


김중업 박물관에서 삼성천과 음식문화특화거리를 따라 약 500m 오르면 안양예술공원이 있다. 그곳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르투갈 출생 건축 거장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안양 파빌리온]과 서울역7017 프로젝트 당선자로 친숙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MVRDV)가 설계한 [전망대],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한 [종이 뱀] 등 다양한 건축가, 예술가의 작품이 공원 곳곳에 펼쳐지니 들러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