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의 이커머스 비즈니스 생존 전략

2023. 3. 31.

1인 기업의 이커머스 사업 전략을 말하기 전에 상업(커머스)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겠다. 상업의 기본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최대한 많이 남기는 일이다.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생산하는 게 아니라면, 진출하려는 시장에 판매하려는 상품과 같거나 비슷한 상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하는 경쟁업체가 있을 것이다. 경쟁 업체가 있다는 것은 물건을 무한정 비싸게 파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물건을 싸게 사 오는 것은 매입량이 많을수록 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 이 또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자본의 한계가 있어 초보 셀러는 이익 구조를 갖추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글은 비즈니스 카테고리 연재 중으로 ‘1-3. 1인 기업의 이커머스 비즈니스 생존 전략편이다. 이번 편에서는 1인기업이 위와 같은 이커머스 시장 진입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기록한다. 연재 첫 글과 목차 보기

 

유지관리비 최소화하기

이커머스 사업은 기존 오프라인 사업보다 매장 운영 및 상품 진열에 드는 유지관리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1인 기업은 다인 기업보다 인건비가 안 들고 직원 복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지관리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여 이익 구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커머스 사업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단계에서 덜컥 창고부터 빌리지 말고 가능하다면 집에서 시작하자. 어느정도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템이 정해지고 나서 창고를 구해도 늦지 않다. 조바심은 사업의 큰 위험이다. 창고는 집에서 가까울수록 좋고, 물건 상하차가 편하도록 주차가 가능한 평지 1층으로 하되, 비활성화된 상권에 오랫동안 비어 있는 무권리금 공간을 노려 월세를 가능한 낮게 협상해야 한다. 창고의 크기는 향후 매출 목표를 달성한 때를 감안하여 생각하는 것보다 넉넉하게 갖추는 게 좋다.

나의 경우에 사업을 집에서 시작하고 3달 뒤 집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25평 규모의 창고를 구했다. 다행히 창고 내 사무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니 창고는 별도 인테리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조명을 손보고 당장 필요한 정도의 랙과 작업대만 설치했다. 사무실 공간은 너무 초라하지 않은 정도로만 꾸몄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은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평당 200만 원을 투자한다고 본다면, 25평을 꾸미는데 최소 5천만 원이 든다. 하지만 이커머스 사업을 하는 나의 경우 그의 10% 정도인 500만 원 정도가 들었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비어 있는 공간을 계약금 2천만 원 월세 95만 원에 계약을 했다. (이전 세입자는 월세를 140만 원 냈다고 한다.) 사업을 하면서 랙을 추가하는 정도 외에는 돈 들일이 없다.

 

판매 가격 낮추기

판매할 아이템을 정하기 전에 시장 조사를 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므로 그리 힘들지 않다. (자세한 시장분석 및 아이템 선정 내용은 다음 장에서 다룬다.) 본인이 직접 상품을 디자인하고 주문생산하는 방식(블랭크코퍼레이션 방식)이 아니면 이미 시장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품질의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시장에서 경쟁 사업자를 이겨야 생존할 수 있다. 품질이 비슷하거나 같다면 가격이 낮은 상품이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이 시장의 이치다. 경쟁사는 아마 적게는 서너 명, 많게는 수십 명의 직원을 고용하여 기업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그들보다 매입 규모가 작아 물건을 더 싸게 구할 수는 없으니, 유지관리비 유지에 절약한 자금으로 매입금을 일부 충당하고, 나머지는 가격을 낮추는데 공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확실하게 눈에 띄기

온라인 쇼핑은 무제한적인 가상공간에서 특정 상품 하나를 골라 구매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에 띈다는 말을 우선순위로 정리해 보자면, 오픈마켓 검색순위를 올려 메인 키워드 상단에 자신의 아이템을 노출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상품의 대표 이미지 품질과 상품명의 적합성이 두 번째이고, 해당 오픈마켓에서 규정한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해 배지 또는 추가 문구를 확보하는 것이 세 번째이다. 가장 중요한 상위 노출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정답에 가까운 세팅값은 오픈마켓 운영 방침에 따라 수시로 변화한다. 신규 상품이 가장 쉽고 정확하게 상위 노출하는 방법은 검색광고를 통해 검색 순위 상단을 차지하는 것이다. 검색광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서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언급한 상품의 대표이미지 품질과 상품명 접합성이 뒤따라야 하고, 고객 혜택을 강조하는 다양한 뱃지를 활용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41인 기업 운영 팁과 노하우에서 다루겠다.)

 

큰 회사처럼 보이기

1인 기업은 작다. 작다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뜻하고, 신뢰도가 낮으면 구매 전환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나 이제 막 판매하기 시작한 상품은 인지도도 없다. 이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회사처럼 보여야 한다. 온라인에서 보이는 것은 브랜드의 이름, 상품명, 상품의 이미지, 상세페이지의 디자인과 문구이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 상품의 것을 모방하는 것이다. 내가 디자인을 공부하며 교수님께 배운 첫 가르침은 ‘정성 들인 모방은 허접한 창조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다.

브랜드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하는 대표 상품을 잘 설명하거나 브랜드의 지향성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품의 기능과 동떨어진 고유명사 브랜드명이 잘되는 경우는 다음 3가지뿐이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으로 브랜드 이름을 각인시킨다, 세상을 바꿀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다, 오랜 역사와 명성을 쌓는다. 허접하거나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은 선에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와 이름이 의도적으로 비슷해도 괜찮다. 고객들은 유명 브랜드와 연계하여 당신의 브랜드에 대한 어떤 인상을 갖게 될 것이고(긍정적이어야만 하고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 나중에도 기억해 낼 가능성이 높다. 자존심을 세우며 남들과 너무 다르려고 애쓰지 말자. 그게 소자본으로 상품을 판매하여 생존을 꿈꾸는 초보 셀러의 자세다.

 

브랜드로 살아남기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 브랜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무언가라는 것. 브랜드라고 하면 로고 디자인, 대표 상품 등 눈에 보이는 것의 집합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눈에 보이는 것은 브랜드 그 자체이기보다 브랜드 스스로가 지향하는 바를 드러내는 장치일 뿐이다. 그럼 브랜드는 무엇인가? 누군가는 브랜드는 경험이다라고 말한다. 브랜드를 처음 알게되고,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둘러보고, 살지 말지 고민하고, 주변의 평가를 듣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쌓인 개인의 경험 총체가 브랜드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만 너무 모호해서 알맹이가 없게 느껴진다.

내가 1인 기업가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브랜드를 작게나마 운영해 본 바로 말하자면 브랜드는 곧 평판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브랜드 상품 상세페이지 가장 하단에 달린 고객의 후기이다. 고객이 직접 구매하고 경험한 뒤 남긴 후기는 앞서 내가 동의했던 브랜드는 경험이다라는 명제의 실체다. 이는 후기의 개수와 별점으로 압축돼 드러난다. 좋은 리뷰가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제품의 평판이 좋아지고 평판 좋은 제품 여러 개가 구색을 갖추면 브랜드가 된다. 이렇게 보면 브랜드는 누군가 의도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들의 평가가 쌓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브랜드가 되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오랫동안 생존하면 만들고 싶지 않아도 브랜드는 만들어진다. 이제 막 판매를 시작한 셀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템의 성장 가능성을 보았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상표권을 내 판매권한을 보호하는 일(상표권 출원은 1년 이상 걸린다), 그리고 고객의 긍정적인 후기를 가능한 빨리 많이 쌓는 일이다.

 

이번 글에서 1인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알아보며 연재 11인 기업인가?’를 마친다. 2‘1인 기업은 얼마나 버나?’‘2-1. 1인 기업의 시작 | 투자금과 아이템 선정’을 주제로 한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