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7.
아버지는 30여 년 간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했고 나는 그걸 어깨너머로 지켜보며 자랐다. 그리고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는 인간의 시간과 노동을 갈아 넣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고, 매장을 청결하게 유지관리하고, 상품을 설명하고, 가격을 내고한 뒤 결제를 도왔으며, 이를 진행할 인력을 뽑고 관리해야 했다. 앞서 왜 1인기업을 하기로 결심했는지에 대한 배경에서 대인관계에서 오는 자아연출의 피로감을 언급했듯이,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싫었다. 하지만 온라인 기반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시간과 노동이 최소화된 사업 구조이다.
이 글은 비즈니스 카테고리 연재 중으로 ‘02. 1인기업에 최적화된 이커머스 비즈니스 환경’ 편이다. 이번 편에서는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왜 1인기업에 최적화되어 있는지를 소개한다. 연재 첫 글과 목차 보기
빅데이터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통해 1인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을 할수록 한계에 부딪힌다.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만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보단 인터넷에 접속해 빅데이터를 들여보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다. 1990년 월드와이드웹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데이터는 꾸준히 쌓여 왔고 그 양은 현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어디에서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는 데이터가 말해준다. 1인 사업자는 정확한 질문을 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 된다.
오픈마켓 플랫폼
물건을 많이 팔고 싶으면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상권으로 가야 하고, 그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골목에 목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커머스에서 상권은 오픈마켓 플랫폼이고 유동인구가 많은 골목은 대형 검색 키워드이며 목 좋은 자리는 상위 검색 순위이다. 오픈마켓에서 대형 검색 키워드 상위 순위를 잡으면 비즈니스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수요가 적어도 경쟁이 적은 블루오션 시장이 쉽고 매력적으로 보이더라도 수요가 많은 레드오션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1인기업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생산성이 극대화된 구조이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로 보아도 이커머스 비즈니스 전망은 좋다. OECD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경제성장률은 연간 2%로 이하로 전망되고 하향세가 지속되다 1%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 이렇게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2017년 이후 연평균 17%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6년을 기점으로 연간 거래액이 300조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의 흐름이 기하급수적으로 이커머스 오픈마켓 플랫폼에 몰리고 있다. 이 달리는 말에 올리 탈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이다.
풀필먼트 서비스
이커머스 비즈니스에서 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는 배송이다. 나는 하루 1천 개가 넘는 택배를 보낸 경험이 있는데, 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다. 매출을 줄인다, 사람을 쓴다, 배송을 외주화(이하 풀필먼트 서비스)한다. 직접 택배사와 계약해 상품을 배송하는 것보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이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매출을 줄일 게 아니라면 사람을 쓰는 것보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 배송이 빨라져 매출이 늘어나고, 매출이 많아지면 배송비를 줄일 협상력이 생기며, 무엇보다 인력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1인 기업가가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하는데 지배적인 도움을 주고 있고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져 1인 기업을 운영하는 게 더욱 편해질 것이다. 검색량 대비 경쟁강도가 낮은 상품은 무엇인지(아이템 선정), 상품 판매에 최적화된 검색 키워드는 무엇인지(SEO), 광고효율이 가장 좋은 광고 키워드는 무엇인고 노출 지면은 어디인지(광고),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무엇인지(CS), 판매량이 상승 추세인 상품이 무엇이고 재고는 언제 소진이 될 전망인지(재고관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고 있다.
긱이코노미
긱이코노미는 임시로 하는 일이란 뜻의 긱(Gig)에서 알 수 있듯이, 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구직자 입장에서 필요한 만큼 필요한 곳에서 자유롭게 선택하여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와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경제 형태이다. 시대가 이렇게 변화하면서 긱이코노미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활성화되었다. 단순 반복 노동력이 필요할 때 임시 노동자를 구하는 일부터, 세금신고, 상표권등록, 인증신청, 사진촬영, 디자인 등 전문가가 필요한 일까지, 하기 싫거나 할 수 없는 일은 외주를 맡기면 된다.
이번 글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1인 기업에 최적화된 사업임을 알아보았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1인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1인 기업의 이커머스 비즈니스 생존 전략’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