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3.
지난 주말에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를 출간한 모종린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책은 라이프스타일을 서구의 탈물질주의 운동의 역사 아래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의 5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책 표지에는 이런 물음이 적혔다. "어떤 일을 해야, 어떤 곳에서 살아야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결국 개인이 행복하기 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야 하니, 책은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쓰였다. (강연을 비롯한 책 후기는 이후 기회가 되면 블로그에 남기도록 하겠다.)
나는 강연을 듣고 나는 스스로에게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가?'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아직까지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단계까지 취향과 안목을 기르지 못했다'이다. 취향과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3가지 여유가 필요하다. 그것은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여유이다. 나에게 이러한 여유가 틈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취향과 안목을 기르는 수준이다 보니 (종종 그 시도에 실패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라이프스타일의 일관성을 갖기가 힘들다. 하지만 급할 건 없다. 오히려 취향과 안목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
일주일 전 강원도 평창을 여행하며 매 끼니를 어디서 해결할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그 중 한 끼니는 과거에 다녀온 정선 파크로쉬에서 해결하고 싶었다. 이번 여행지를 강원도 해변이 아닌 산으로 정한 것도 정선 파크로쉬 여행의 추억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오대천로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좋았다. 진부에서 정선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오른쪽으로 가리왕산 펼쳐지고 왼쪽으로 오대천이 흐른다. 여행 둘째 날 점심 식사를 파크로쉬에서 하기 위해 이 길을 다시 달리며 절경을 감상했다. 그냥 이 길을 지나치기 아쉬워 장전계곡을 잠시 들렸다.
파크로쉬에는 한식 레스토랑 '파크키친'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쉬카페'가 있다. 그중 한식 레스토랑 '파크키친'에서 '섭산적갈비구이' 단품 메뉴를 먹으려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해당 메뉴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해서 '영계구이' 메뉴를 주문했다. 점심시간에 찾는 이가 많이 않아서인지 점심에는 이탈리엔 레스토랑 '로쉬카페'에서 한식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야외 수영장이 보이는 테라스 자리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 디저트까지 여유롭게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평창으로 돌아가는 길, 오대천로를 다시 달릴 생각을 하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