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폴센 단독 매장이 국내 처음으로 성수에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성수동을 찾았다. 인테리어 매거진 취재 기자 시절이던 2014년 즈음에 루이스폴센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편집장님께서 직접 취재를 다녀오셔서 행사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아마 그때 한샘넥서스에서 공식 수입하기 시작하며 론칭 행사를 열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편집장님께서 "폴 헤닝센이 디자인한 눈부심이 없는 3 쉐이드 조명 (PH 5)를 직접 보니 고급스러웠다"며 짧은 소회를 편집부에 공유해줬다.
그로부터 5년이 훌쩍 지났다. 루이스폴센은 프리츠한센과 함께 빠르게 입소문 나며 국내 럭셔리 리빙 가구, 조명 시장을 이끌었다. 2010년 중반을 강타한 '북유럽 디자인' 열풍이 한몫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루이스폴센 조명 디자인(특히 PH 5)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유행'으로 치부하는 듯하나, PH는 한 철 유행하고 사라지는 스타일이 아닌 반 세기 이상의 오랜 시간 사랑받은 클래식 디자인이다. 가격대로는 PH 입문 제품이지만, 그만큼 베이직 오브 베이직, 클래식 오브 클래식인 것.
디자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루이스폴센은 오리지널 모던 제품과 컨템포러리 제품으로 나뉜다. 오리지널 모던 제품은 미드센츄리 디자인을 이끈 선구적인 디자이너인 폴 헤닝센, 베르너 팬톤, 아르네 야콥센 (모두 덴마크 디자이너)의 제품군이고, 컨템퍼러리 제품은 오이빈드 슬라토, 올라퍼 엘리아슨, 오키 사토(넨도) 등 동시대의 디자인 필드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디자이너의 신제품군이다. 루이스폴센은 컨템퍼러리 디자이너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 편, 오리지널 모던 제품의 컬러/재질 옵션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면 루이스폴센 성수점에서 조명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시 구성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루이스폴센의 거의 모든 조명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게다가 아웃도어용 제품을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나는 그동안 실물로 못 봤던 PH 아티초크 블랙 신제품, PH 스노우볼, 이니그마, 콰시, 특히 월 & 볼라드 아웃도어 램프를 볼 수 있어서 깊은 감동을 받았고... 먼 미래에 개인 주택을 짓는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조명과 함께 아웃도어 램프까지 루이스폴센으로 꾸미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돌아왔다.
루이스폴센 본사에서 앞서 온라인으로 공개한 신제품인 PH 5 모노크롬(화이트, 블랙, 블루)과 판텔라 포터블, PH 셉티마, PH 2/1 리미티드 에디션을 실제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어서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길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