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심 블로그

여행

독서

라이프

  • Blog
    • 여행
      • 가까운 여행
      • 먼 여행
    • 독서
      • 소설
      • 수필
      • 기타
    • 일상다반사
    • 라이프
RSS 피드
로그인
로그아웃 글쓰기 관리
컨텐츠 검색

Blog(571)

  • 뱅앤올룹슨 가정용 인공지능 AI스피커, 베오사운드 밸런스

    2020.03.10
  • 코로나19,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비 검역소"

    2020.03.09
  • 김영하 여행의 이유

    2020.02.09
  • 렌조 피아노 뉴욕 휘트니 뮤지엄

    2020.01.31
  • 뉴욕 시스터시티 호텔 코너룸

    2020.01.25
  • 북가좌동 카페&레스토랑 로라

    2020.01.15
  • 프랭크 게리 루이비통 메종 서울

    2020.01.04
  • 사이토 히토리 부자의 운

    2019.12.11
  • 햅 룸&패브릭 미스트

    2019.12.05
  • 겨울철 건강 가성비 추천 위니아 가습기 에어워셔 6L

    2019.11.21
  • 루이스폴센 조명 베르너팬톤 판텔라 플루어 램프

    2019.10.28
  • 최영건 소설 수초 수조

    2019.09.27
  • 아버지와 고양이와 이사

    2019.09.15
  • 신형철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019.08.03
  • 서촌 온그라운드갤러리 네임리스 건축 전시

    2019.07.14
  •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2019.07.06
  • 니시카와 미와 수필 고독한 직업

    2019.05.18
  • 서교동 담택 시오라멘

    2019.05.01
  • 브리티시GQ 인터뷰 넨도 오키사토

    2019.04.23
  • 삼청동 카페 이분의일라운드

    2019.04.07
  •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명인

    2019.04.06
  • 국제갤러리 엘름그린 드라그셋 개인전 ADAPTATIONS

    2019.03.23
  • 좋은 문서디자인 기본 원리 29

    2019.03.16
  • 다나베 세이코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2019.03.12
뱅앤올룹슨 가정용 인공지능 AI스피커, 베오사운드 밸런스

뱅앤올룹슨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가정용 인공지능 AI스피커, 베오사운드 밸런스(Beosound Balance)를 출시했다. 출고가는 2,000유로로 한화로 환산 시 약 2,700,000원이다. 크기는 높이 38cm, 폭(지름) 20cm로, 애플 홈팟과 비교하면 비해 2배에 조금 못 미치게 큰 정도다. 블루투스*와 WiFi*를 지원하며, 크롬캐스트, 애플 에어플레이 2, 중국 전용 QPlay 2.0을 지원한다. 물론, 아날로그 Line-in을 통해서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블루투스 : Bluetooth 5.0 *무선 연결 : Wi-fi/WLAN 802.11 b/g/n/ac (2.4 GHz & 5 GHz), 2x2 MIMO 디자인 음향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개념 예술’ - 런던의 스튜디오 '레이..

2020. 3. 10.
코로나19,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비 검역소"

트렌드 예측자인 리 에델쿠르트(Li Edelkoort)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세계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지만, 결국 인류가 그것의 가치를 재설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한다. 리 에델쿠르트는 디자인 웹진 Dezee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소비 검역소”의 역할하고 있으며, 전 세계 문화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의 물류, 운송 네트워크가 원활히 운영되는데 방해 요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적은 돈으로 생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1950 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Edelkoort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트렌드 예측자 중 한 명으로, 전 세계 패션 회사 및 브랜드에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타..

2020. 3. 9.
김영하 여행의 이유

뉴욕 여행을 다녀온 뒤 블로그에 네 편의 여행기를 남길 계획이다. 이미 두 편은 썼다. 한 편은 호텔에 묵으며 느낀 감상을 남긴 것이고, 다른 한 편은 휘트니 뮤지엄을 다녀온 뒤 느낀 감상을 남긴 것이다. 계획 중인 나머지 두 편 중 한 편은 하이라인을 산책하며 느낀 도심 재개발에 관한 나의 견해가 될 것이고, 마지막 한 편은 이번 여행에서 얻은 통찰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글이 될 것이다. 순서대로라면 삶을 돌아보는 글로 네 편의 여행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하겠으나, 나는 이번 세 번째 글에서 그 내용을 쓰고자 한다. 글의 순서가 뒤바뀐 이유는, 오늘 읽은 김영하의 산문집 의 생생한 감상에 기대어 여행에서 얻은 통찰을 쓰려고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지금껏 읽었던 소설 중 가장 인상 깊은 소설을 ..

2020. 2. 9.
렌조 피아노 뉴욕 휘트니 뮤지엄

10년 전에 뉴욕을 한 달 가까이 여행했다. 마땅한 계획 없이 떠났던 터라 어느 정도 여행한 뒤로 몹시 무료했고, 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여기저기 도시를 배회했다. 그러던 한날, 지하철역에서 에드워드 호퍼 전시가 열리는 휘트니 미술관의 전시 포스터를 보았다. 당시 즐겨 읽던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소개된 작가라 더욱 눈에 띄었다. 아마도 그 책은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발길을 돌려 휘트니 미술관으로 향했다. 당시 휘트니 미술관의 건축에 대해 모른 채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 이끌려 갔던 터라, 외부 건축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했다. 여행에 다녀온 후 마르셸 브로이어가 설계한 건축물임을 알고 충분히 건축을 즐기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쉬웠다. 하지만 실내 건축에서 느낀 감상은 뚜렷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

2020. 1. 31.
뉴욕 시스터시티 호텔 코너룸

뉴욕 여행은 두 번째이다. 정확히 10년 전, 2010년 겨울에 미국 동부를 여행했을 때 뉴욕에 보름 넘게 머물렀다. 그당시에 취향과 관점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최대한 많이 걷고 경험하며 도시와 친밀해진 것이 지난 10년 동안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되었다. 오랫동안 이 여행의 목적지를 2020 하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도쿄로 생각했는데, 일본 여행에 대한 반감과 서양(웃긴 표현이다) 여행에 대한 갈증이 겹쳐 뉴욕 여행을 결심했다. 10년 전에 비해서 뉴욕은 얼마나 변했고,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이번에 뉴욕 여행에 쓸 수 있었던 시간은 3일이었다. 시간이 짧은 만큼 계획이 중요했다. 최대한 많이 보기보다는 지난 10년 사이, 뉴욕의 도시 건축적인 변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10년 전..

2020. 1. 25.
북가좌동 카페&레스토랑 로라

지난 가을. 집을 계약하기 전 동네를 둘러보다 커피를 마시러 들어온 카페, 로라. 런치와 디너 사이, 3시부터 5시까지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만 판매했다. 집을 계약하고 난 뒤 점심 메뉴 생각이 나 다시 찾은 레스토랑, 로라. 봉골레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다. 이사한 뒤로 단골이 되었고, 손님이 찾아올 때면 식사를 이곳에서 대접했다. 로라에서 대부분의 메뉴를 먹었는데 파스타 외 뇨끼, 라자냐 등 메인 요리는 물론 스타터, 디저트도 좋다. 손님을 대접할 때 휴무일이어서 못 간 적은 있어도 안 간 적은 없는 이 작은 레스토랑이 동네에 있어서 좋다. 불광천을 산책하게 된다면 꼭 들러 보시길. 런치는 12시부터 3시 사이에, 디너는 5시부터 먹을 수 있습니다.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32길 23-8.

2020. 1. 15.
프랭크 게리 루이비통 메종 서울

몇 달 동안 여행 카테고리 게시글이 뜸했던 것은 모두 나의 게으름 탓이다. 소파에 앉아 영화와 드라마와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수많은 휴일들을 되뇌니, 세상에서 자신을 고립시켰던 그때의 내가 못됐다. 새해를 핑계 삼아 시간을 쪼개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생활에 활력이 생긴 탓일까.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 건축물을 보러 갈 마음이 생겼다.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외출했다. 건축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 가장 많이 여행했던 도시는 도쿄다. 도쿄에 가면 거리에 즐비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감상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으로 서울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도쿄가 내심 부러웠다. 그로부터 수년이 흐르며 서울의 건축 지형도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는데, 아마도 그 변화의 ..

2020. 1. 4.
사이토 히토리 부자의 운

서른한 번째 생일을 보냈다. 별다른 약속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생일 전날 오랜 친구가 나를 불러내 함께 저녁을 배불리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오랜만에 들뜬 마음이 아쉬워 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딱히 사려고 한 책은 없었지만 생일을 맞아 스스로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서른이면 이립而立이랬다. 나는 인생의 기초가 될 만한 무언가를 세웠는가 뒤돌아 물으면 질문만 남는다. 그저 막연하게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싶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즐겁고 싶다고 바란다. 십 년 뒤 불혹不惑이 되어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바람들을 지킬 수 있는 기초를 어떻게 세워야 할까. 누군가 알려줬으면, 했다. 서점 이곳저곳을 방황하던 중 눈에 띈 한 ..

2019. 12. 11.
햅 룸&패브릭 미스트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대학에 복학했을 때 사귄 10학번 친구들. 이들과 졸업까지 함께 했으니 어쩌면 대학 동기들보다 더 친하게 지냈다(미술 대학이라 남학생이 적었다). 졸업 후 5년. 돌이켜보면 새삼 놀랍다. 누구는 전공을 살려 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소를 차리고, 대기업 디자인팀에 입사를 하고, 누구는 항공사 스튜어디스가 되고, 공무원이 되고, 프레이그런스 브랜드를 만들었다. 다들 제 살 길이 바빠서 함께 모이긴 힘들지만 틈틈이 기회가 닿는 대로 제각각 만나 근황을 공유한다. 이 글은 프레이그런스 브랜드 햅을 이끌고 있는 10학번 이 사장님의 신제품 룸&패브릭 미스트를 써보고 남기는 후기다. 신제품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텀블벅 펀딩을 시작한 이 사장. 이전에 햅의 트래블 캔들을 써보고 좋았던 경험이 있던..

2019. 12. 5.
겨울철 건강 가성비 추천 위니아 가습기 에어워셔 6L

감기로 열이 오른 나의 이마를 밤새 찬 수건으로 닦아주던 할머니의 손길을 기억한다. 감기 걸린 어느날 잠든 나의 방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와 물이 뚝뚝 흐르는 젖은 수건을 바닥에 깔아주던 아버지의 조심스러운 그림자를 기억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심한 감기를 앓던 나는 가족의 걱정 속에서 환절기를 지냈다. 대학에 진학해 자취를 시작한 뒤로도 감기는 멈추지 않았고, 그때부터 혼자서 감기를 감당해야 했다. 처음에는 마냥 버텼고, 나이가 좀 더 들어서는 병원을 찾았고, 약을 지어 먹었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지 2년쯤 되어간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된 뚜렷한 계기가 떠오르지는 않는데, 아마도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몸을 사렸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바람이 차면 마스크를 꼭 꼈다. 많은 사람이 ..

2019. 11. 21.
루이스폴센 조명 베르너팬톤 판텔라 플루어 램프

이사를 하고 한 주가 지나고 느꼈다. 조명이 부족하구나. 한 달이 지나고 또 느꼈다. 역시 조명이 부족하구나. 방 하나에서 쓰던 조명을 이사한 뒤로 그대로 쓰고 있으니 조명이 부족할 법하다. 그래서 갖고 싶던 판텔라 플루어 램프를 사기로 한다. 거실에는 (시국에 맞지 않게) 무인양품 리빙다이닝 테이블 세트가 있다. 일반 다이닝 테이블보다 낮게 설계되어서 리빙 소파와 함께 다이닝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기특한 녀석. (그래서 리빙 소파로 쓰기도, 다이닝 테이블로 쓰기도 애매한 건 사실.) 판텔라 플루어 램프는 리빙다이닝 테이블의 떡갈나무와도, 한쪽 벽면을 차지한 대리석 타일과도 잘 어울린다. 예상했던 대로 갓이 커서 처음엔 어색해 보였으나 익숙해지니 역시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 오래 간직해야지.

2019. 10. 28.
최영건 소설 수초 수조

모든 것은 제 자리가 있다고 믿는다. 최근 이사를 하며 다시 깨달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이러한 나의 믿음은 체념에 가깝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체념이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입시며, 입대며, 연애며, 취업이며, 인생의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에 나는 욕심을 내지 못했다. 어쩌면 조금은 부족한 위치에서, 눈에 띄지 않는 평온함을 즐기고 싶었는지 모른다. 왜 욕심을 내지 못했느냐고 묻는다면 답할 길이 없다. ‘모든 것은 제 자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가 가진 가장 최후의 답변이다. 최영건의 소설집 《수초 수조》에 수록된 단편 〈감과 비〉는 ‘자리’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 속 노인은 최근 연인 라라와 함께 번화..

2019. 9. 27.
아버지와 고양이와 이사

며칠 전 이사를 했다. 10년 동안의 원룸 생활을 접고 작은 방 두 개가 딸린 아파트로 옮겼다. 평소 갖고 싶었던 가구를 사고 원하는 대로 집을 꾸몄는데 설레지 않는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낯선 여행지에서 눈을 뜬 것만 같이 어색하다. 내가 정한 가구의 배치가 적절한지 이곳저곳 옮겨 본다. 손톱깎이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온 서랍을 뒤진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손 닿기 쉬운 곳으로 위치를 옮긴다. 새로 산 바스타월이 욕실 벽 수납장에 맞지 않아 부엌 서랍에 수납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 아버지가 서울에 왔다. 이사한 집을 보기 위해서였다. 집을 계약한 뒤 입주까지 약 3개월 동안 나는 집 꾸미기에 소홀했는데, 오히려 아버지가 신경을 많이 쓰셨다. 그리 넉넉지 않은 평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

2019. 9. 15.
신형철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앞선 글에서, 블로그에 오래도록 글을 적지 못한 이유로 ‘내 감상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번 글에서 내 감상을 확신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계기에 관해 쓰고자 한다. 얼마 전 신형철 평론가의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필사할 기회가 있었다. 이전에도 다양한 글을 필사했지만 이처럼 구조가 튼튼하고 문장이 정갈한 글은 베껴 쓴 적이 없었다. 대게 좋은 글을 필사하면 마음이 편안한데, 이번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그동안 내가 쓴 글들이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의 책머리에 쓰인 〈두 번째 산문집을 엮으며〉라는 글에서 작가는 글짓기 준칙 세 가지를 집짓기에 비유해 소개한다. 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첫째, 인식을 생산해낼 것. 있을 만하고 또 있어야만..

2019. 8. 3.
서촌 온그라운드갤러리 네임리스 건축 전시

지난 주말에 서촌 온그라운드 갤러리를 찾아 《아홉 개의 방, 미완의 집》 전시에 다녀왔다. 네임리스 건축의 첫 주택 작품인 「아홉칸집」과 그곳에 살아가는 고경애 작가의 유화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보통 건축 전시는 건축가의 관점에서만 그려지기 마련인데, 이 전시는 건축가와 함께 그곳을 살아가는 건축주의 관점이 함께 담긴 점이 독특했다. 「아홉칸집」은 이름 그대로 정면 세 칸과 측면 세 칸으로 공간이 구성된 아홉 칸의 집이다. 거실, 부엌, 침실 등으로 위계와 기능이 정해진 일반적인 주택과 다르게, 「아홉칸집」은 모든 공간의 위계가 동등하고 기능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가족이 생활하며 방의 쓰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 오랜 일본 생활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가정을..

2019. 7. 14.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적는다. 세어 보니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적은지 50일이 지났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블로그에 글을 적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돌아보니, 지난 50일이 실제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그 정도로 50일 동안 일이 많았다. 내 부족함 탓이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일하는 시간에 쫓겨 블로그 글을 적지 못했다. 블로그에 글을 적지 못했던 것은 시간이 부족했던 탓만은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 글로 남길만한 감상이 없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스스로 감상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느낀 이 감상이 기록할 만큼 가치가 있는 감상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으로부터 바쁘게 도망쳤던 기억이 몇 번이나 있다. 과거에 독후감을 쓸 때는 감상이 떠오르는 대로 글을 적었다. 돌이켜 보면 ..

2019. 7. 6.
니시카와 미와 수필 고독한 직업

사고로 아내를 잃은 유명 소설가. 지진 피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다큐멘터리에 출연 제안을 받지만 거절한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에, 사고로 가족을 잃은 자신의 슬픔은 빗댈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니시카와 미와 「아주 긴 변명」의 주인공, 사치오의 얘기다. 니시카와 미와의 수필 「고독한 직업」은 한국에 2019년 번역되었지만, 2016년 작품인 「아주 긴 변명」을 쓰기 이전에 7년 간 쓴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그사이 3.11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 니시카와 미와는 영화감독으로서의 자신이 필요 없는 존재라고 느꼈다고 고백한다. 평소에도 영화 일을 ‘허업’이라고 생각하던 그였다. "평소에도 가뜩이나 '허업(虛業)'이라고 불리는 이 일이다." 그런 그가 상실을..

2019. 5. 18.
서교동 담택 시오라멘

평일 점심시간에도 자주 가지만, 주말 서교동에서 끼니 때가 되면 생각나는 담택 시오라멘. 처음엔 가려던 카밀로라자레니아냐(라자냐가 맛있다)나 첸토페르첸토(스튜가 맛있다)나 옥동식(돼지곰탕이 맛있다)의 웨이팅이 길어서 대안으로 담택을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먼저 찾는다. 그곳들보다 조금 더 안쪽 골목에 위치해 찾기가 수고스럽지만, 맛(과 양) 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곳. 여기 오기 전에 합정역 뒷골목에 있는 라멘집 잇텐고를 자주 갔다. 이곳의 돼지육수로 낸 육수가 듬직하다면 담택의 닭육수로 낸 육수는 담백하고 깔끔하다. 이곳도 조만간 줄을 설테지(저녁엔 종종 재료가 떨어져서 일찍 마감된다). 그전에 더 자주 와야지. 위치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8길 34

2019. 5. 1.
브리티시GQ 인터뷰 넨도 오키사토

"야나기 무네요시는 말했다.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라. 유용한 것을 만들어라.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라. 이러한 간결함은 좋은 디자인의 열쇠일까?"로 시작하는 브리티시 GQ의 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 오키 사토 편이다. 브라운이 후원한다. 잘못된 번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오키 사토는 약 400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장난스럽고 단순한 스타일로 세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디자이너 중 한 명이 되었다. 무엇이 그를 디자인으로 이끄는지 찾기 위해 도쿄의 중심부에 있는 넨도 스튜디오를 찾았다. 오키 사토,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 일단 일어나서 먹고 디자인하고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잔다. 디자이너는 요리사에 가깝다. 디자이너는 특정 식재료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

2019. 4. 23.
삼청동 카페 이분의일라운드

새 전시 개막일에 맞추어 찾았던 국제갤러리. 점심을 먹고 곧장 방문했으나, 개막 행사 준비로 오후 5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변 갤러리와 박물관 몇 곳을 들러보아도 시간은 좀처럼 가지 않았다. 5시까지 허기와 시간을 때울 적당할 곳을 찾다가 삼청동에 오리지널 디자인 가구로 꾸민 카페를 발견했다. 이분의일라운드. 삼청동은 오랜만에 찾는데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것에 비해 인적이 드물었다. 뉴스에서 임대료가 비싸 삼청동 북촌 일대 빈 점포가 많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카페에도 손님이 없었다. 치즈 케이크와 차 한 잔을 마셨다. 소설의 막바지를 읽고 의미를 되짚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머물렀다. 그동안 노란 창밖으로 대여섯 무리가 지나갔을까. 구름이 많고 바람이 세게 불던 날이라 실내로 ..

2019. 4. 7.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명인

1938년 6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무려 반년 간 열린 혼인보 슈사이 명인과 가타니 미노루 7단의 바둑 대국. 당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대국의 관전기를 썼고, 10여 년이 지나 이를 소설로 내놓았다. 명인에 대한 속 깊은 감상을 되뇌는 문체가 개인적이어서, 이야기가 비밀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혼인보 슈사이는 50여 년간 대국에서 패하지 않은 시대의 명인이다. 명인은 은퇴 대국에서 30대의 가타니 미노루 7단에게 패한다. 일본 바둑계가 ‘명인’을 예우하고 편의를 봐주었던 과거에서, 정정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문화로 바뀌는 시기와 맞물려, 당시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대국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 우라가미가 바라본 혼인보 슈샤이 명인의 캐릭터는 대국자인 오타케 7단과 대조를 이루며 더욱 부각된다...

2019. 4. 6.
국제갤러리 엘름그린 드라그셋 개인전 ADAPTATIONS

평일에 휴가를 쓰게 되어서 북촌 갤러리를 한적하게 산책했다. 때마침 엘름그린 드라그셋 개인전 개관일이었다. 개관행사가 있어서 방문객이 많았다. 전시 작가인 엘름그린과 드라그셋도 전시장을 찾았더라. 한적하게 전시 작품을 관람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하지만 작품은 인상 깊게 감상했다. 엘름그린 드라그셋은 3년 전 플라토 미술관에서 열린 〈천 개의 플라토 공항〉 전시로 알게 됐다. 국내 첫 개인전이었다. 안양 공공예술공원에도 상설 전시 중인 작품 하나를 봤다. 공공재를 대하는 작가의 차가운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이 반갑다. 뭐, 개인은 아니지만. 어쨌든. 국제갤러리 K2, K3 전시장에서 4월 28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전시가 열린다(K1 전시장은 재건축 중이더라). 이번 전시 제..

2019. 3. 23.
좋은 문서디자인 기본 원리 29

가끔 서점에 가면 잡지 코너에 들러 내가 에디터로 일했던 〈월간 인테리어〉를 들쳐 감상에 젖는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첫 사회생활을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 매거진 에디터로 시작한 것이 어쩐지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디자인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글과 편집의 아름다움을 알았다. 결국 지금은 디자이너도 편집자도 아니지만, 디자인도 하고 편집도 한다. 디자인과 편집은 사회의 모든 직장인이 하는 일이니까. 모든 직장인들이 문서와 시각 자료를 만든다. 그것이 최종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업무를 진행하려면 꼭 필요한 수단이다. 에디터 출신이라 그런지, 내가 만드는 문서와 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큰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아 고치고 또 고친다(이런 시각적인 강박증 탓에 정작 중요한 내용을 놓치기도 한다..

2019. 3. 16.
다나베 세이코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아무 일 없이 집에서 뒹굴며 쉬었던 몇 주 전 일요일. 한 주를 그냥 보내기 아쉬워 영화 한 편을 볼까 해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다시 봤다. 10년 전 갓 성인이 되었던 해에 본 영화(개봉은 무려 15년 전)인데 마음에서부터 문득 욱하고 보고 싶은 감정이 샘솟는다. 그동안 같은 영화를 몇 번이나 보았으나, 왜 마지막 장면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조제의 뒷모습인 줄 알았을까. 그 뒤로 집에서 밥을 짓는 조제의 뒷모습 한 컷이 더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알게 되었는데, 영화감독 이누도 잇신은 마지막 컷을 촬영하면서 다시 조제를 볼 수 없는 거란 생각에 그만 울어버렸다고 고백했다. 그 모습은 마치, 조제와 헤어지고 옛 연인에게 돌아간 츠네오의 마지막 눈물 연기와 같지 않았을까..

2019. 3. 12.
다음 글 읽기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는 블로그입니다.
긴 문의는 아래 메일로 남겨주세요 ❞

editor@bosim.kr
ⓒ 2023 보심 블로그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