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떠난 쌍둥이 태교여행
원래 19주 차에 계획했던 여행이었지만 바쁜 업무 탓에 22주 차가 되어서야 출발했다. 쌍둥이 임신이라 아내의 배는 이미 단태아 만삭 수준으로 무거워진 상태였다. 그동안 활동 반경이 집 근처에만 머물렀던 아내는 유독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안전한 선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가능한 멀리 떠나고 싶던 아내의 뜻에 따라 목적지를 부산으로 정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무사히 호텔에 도착하고 나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그니엘 부산은 입구에서부터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우리 부부를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임신 중기라 조심스러웠던 마음이 비로소 편안한 휴식 모드로 바뀌기 시작했다.
시그니엘 식도락과 차오란의 북경오리
3박 4일의 일정 동안 우리는 호텔 밖을 거의 나가지 않고 온전한 휴식에 집중했다. 외부 식당은 호텔 근처에 위치한 해운대암소갈비집 정도만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왔다. 호텔 조식은 가짓수가 적고 맛이 평범한 수준이라 기대에 비해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대신 룸서비스와 점심, 저녁으로 주문했던 단품 메뉴들은 퀄리티가 아주 훌륭했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호텔 내 중식당 차오란에서 즐겼던 북경오리 요리였다. 아내와 처음 먹어보는 메뉴라 신선했고 미슐랭 레스토랑다운 품격 있는 서비스가 돋보였다. 조용하고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아내와 함께 아이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최고의 만찬을 즐겼다.
남편에게도 꼭 필요했던 재충전 시간
흔히 태교여행이라 하면 임산부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곁에서 아내를 케어하며 본업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과정은 나에게도 가끔 벅찬 일이었다. 직접 겪지 못하는 임신의 고통을 지켜보며 내색하지 못했던 고단함이 마음 한구석에 쌓여 있었다. 아내와 나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외로움을 느꼈기에 이번 대화의 시간은 더욱 소중했다. 아내가 객실에서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 나는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했다. 오래간만에 혼자 조깅을 하며 땀을 흘리니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남편인 나에게도 이번 부산 여행은 진정한 의미의 기분 전환이자 자유로운 휴식이었다.
더 자세한 후기는 아래 사진과 함께 남깁니다.

배정 받은 객실은 1514호.


전반적으로 깔끔한 분위기
간만의 체크인이라 들떴다.

예약 당시 더블룸이 없어서 트윈 룸으로 예약했다.

바깥공기를 쐴 수 있는 테라스가 있었다.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산모에게 좋은 옵션이었다.

객실 이름대로 미포항 뷰다.
이날 비가 와서 체크인하는데 고생했다.

바다는 우측으로 비껴 보이고,
좌측으로는 달맞이길과 뒤편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객실 어매니티를 둘러본다.

면도기 면도크림 칫솔치약 등 욕실 어매니티,
각종 과자, 티, 커피 등이 있다.
커피와 티는 무료인 것 같고, 나머지는 유상 판매된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자주 이용했다.

냉장고에도 와인과 맥주 간식거리가 있다.

욕실이 화장실과 분리되어 있고 굉장히 넓어서 좋았다.


나는 레인샤워 러버다.

욕실 어매니티는 모두 딥티크.

분리형 화장실에도 수전이 있어서 여로모로 편리했다.

예약 메모란에 산모 태교여행임을 알렸더니 객실에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주셨다.

침대에는 바디 필로우를 주셨다.
감동 포인트...

웰컴드링크로 산모가 마셔도 좋다는 차를 주셨다.

체크인 시 받았던 부대시설 안내문을 살펴본다.
사우나가 회당 5만 원 비용이 발생하는 게 아쉬웠다.
나머지는 그저 그런 안내 사항들..

체크인이 늦어서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나는 꽃등심구이를 선택했다.

아내는 랍스타 해물 라면 밥추가 메뉴를 선택했다.

룸서비스 메뉴가 바퀴 달린 테이블 채로 들어왔다.
의자를 요청했더니 접이식 의자를 가져다주셨다.
식사하기에 썩 편하진 않은 세팅이었다.

랍스타 해물 라면은 국물이 따로 와서 부어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꽃등심 스테이크는 맛없으면 안 된다.
배불리 먹고 단잠에 들었다.

편안히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침대가 편해서 아내도 푹 잤다고 한다.

이날도 그리 날씨가 좋진 않았다.

기대되는 조식 시간.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 길,
체크인할 때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
휴식 공간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을 오가는 길 이곳에서 잠시 휴대폰을 만지며 쉬기 좋았다.


5층 조식당 더뷰로 입장한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평일(금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그런지 직원 분들이 주말보다 더 친절하셨던 것 같다. 역시 고급 호텔은 평일에 가야 한다.

조식당 뷔페 메뉴가 생각보다 풍성하진 않았다.

빵 메뉴가 맛있었고 평소 잘 먹지 않는 신선한 야채 위주로 식사했다.
아내에게 프로포즈할 때 파크하얏트 부산을 갔었는데,
그곳 조식이 더 나았다는.. 조식 뒷담화를 아내와 나누었다.

5성급 호텔인데 로비 라운지가 협소했다.
클럽 라운지를 구경하러 간다.

클럽 라운지 뷰가 좋았다.
총 세 번 방문했는데 평일 오전엔 사람이 없었고, 체크인 직전에는 체크인을 앞둔 손님들로 사람이 붐볐으며, 저녁 시간 무료 샴페인 마감 시간인 8시 직전까지 사람이 엄청 몰렸다.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생각이었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이곳에서 커피와 음료, 간단한 다과를 먹었다.

수영장도 여러 번 이용했다.
다른 손님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를 노려 여유롭게 이용했다.

야외 수영장 뷰가 좋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마린시티 일대가 보이는 멋진 뷰다.

피트니스 짐도 잘 이용했다.
여행 직전에 일을 몰아서 하느라 운동을 못했는데 이곳에서 너무 즐겁게 무리해서 했는지 이튿날 근육통이 심할 지경이었다.

야외 산책로가 보이는 러닝머신도 잘 이용했다.
헬스장 머신은 모두 테크노짐.

피트니스 짐 옆으로 야외 산책로가 있다.
이곳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내와 밤에 이곳을 조용히 산책했다.

호텔을 예약하며 가장 기대했던 차오란.
체크아웃 전날 저녁으로 먹었다.


간만의 파인다이닝이라 설레었다.

북경 오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아내와 함께 처음 먹는 요리라 더 의미 있었다.

오리가 다소 느끼할 것을 대비하여 계절 그린 채소 볶음을 함께 주문했다.

그리고 직원 분의 추천을 받아 차오란 모둠 딤섬을 주문해서 맛보기로 했다.

아내는 술을 못 먹고, 나는 아쉬운 마음에 모엣샹동 샴페인을 글라스로 한 잔만 주문했다.

통오리를 손질하기 전에 테이블로 가져와 보여 주셨다.
미안하다 오리야..

북경오리 메뉴가 나오기 전 모둠 딤섬을 아내와 한입씩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채소 볶음.
북경 오리와 잘 어울렸다.

샴페인 글라스로 기분을 한껏 내 보았다.

곧이어 손질된 북경 오리가 나왔다.
껍질은 바삭하고 담백했고, 살코기는 부드러웠다.

한 장씩 기름종이에 올려진 밀전병.

오리 요리와 각종 야채를 싸 먹는 재미가 있었다.

마무리로 담백한 풍미의 오리탕이 나왔다.
식사를 하며 앞으로 태어날 쌍둥이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와 새로운 메뉴를 먹으며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내주셨다.

나는 포춘쿠키를 골랐다.

포춘쿠키 속 메시지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자 할 때는 몸가짐을 더욱 단정히 하고 항상 겸손히 할 것입니다. 겸손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내가 갈 일은 일평생 없을 것 같은데.. 내가 가지 않았던 길이라면 어떨까? 가정에서 아버지라는 길. 사업에서 해외진출이라는 길. 새로운 두 길을 가며 '겸손'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