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11.
미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주 첫 밤을 보냈다. 밤늦게 서귀포에 도착해 급하게 찾은 게스트하우스였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시설도 깔끔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이중섭생가를 들리고 유동커피에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종일 날씨가 흐릴 거라고 한다.
이날 묵을 숙소인 히든클리프호텔로 가는 길에 본태박물관 · 방주교회 그리고 오설록 티하우스을 둘러보며 건축 답사할 계획이었다. 본태박물관, 방주교회, 오설록 티하우스는 각각 안도 다다오, 이타미 준,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했다. 좋아하는 건축가의 작품을 반나절 동안 몰아서 보는 가슴 뛰는 일정.
앞서 포스팅한 오설록 티하우스와 히든클리프호텔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본태 박물관과 방주교회 기행을 남긴다.
산록남로를 따라 달리는 택시
본태박물관 외관
본태박물관 외관 조각 공원
본태박물관 1관 외부공간
본태박물관 1관 외부공간
서귀포 동문 로터리에서 택시를 타고 본태 박물관으로 향했다. 한라산의 남쪽 산 능선을 따라 나 있는 산록남로를 달리니 기분이 좋았다. 반대 방향에서 차 한두 대가 지날 뿐 산록남로는 한적했다. 왼쪽 창문 너머 숲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서귀포 도심이 보였다. 기사님이 말하길 날씨가 좋을 때면 왼쪽 창문으론 서귀포 바다가 오른쪽 창문으론 한라산이 보인다고 했다.
본태박물관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을 감상할 목적이 컸는데 한국 전통공예품과 현대미술작품을 두루 조명한 전시 자체도 좋았다. 콘크리트로 구축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워낙 차갑고 조용한 분위기라 전시를 감상하기 좋다. 2년 전에 방문했던 섭지코지 휘닉스파크의 지니어스로사이(유민미술관) 전시도 그랬다.
지니어스로사이에서 노출콘크리트 프레임 사이로 보이는 유채밭과 성산일출봉 풍경이 예뻤던 기억이 남는데, 본태 박물관 1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멀리 우뚝 솟은 산방산이 보였다. 날씨가 흐린 게 아쉬웠다.
본태박물관 1관 한국 전통공예품 전시
본태박물관 1관 한국 전통공예품 전시
본태박물관 1관 한국 전통공예품 전시
본태박물관 외관 조각 공원
본태박물관 2관에서 본 외부공간
본태박물관 2관 현대 설치미술 전시
본태박물관 2관 현대 설치미술 전시
본태박물관 2관 2층에서 본 건축 전경
본태박물관 2관 2층에서 내려다 본 외부공간
본태박물관 3관 쿠사마 야요이 전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
본태박물관 본테카페
본태박물관 본테카페에서 본 외부공간
본태박물관 본테카페 우동
1관에 전시된 조선 후기의 한국 전통공예품이 새삼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가만히 쳐다보는 순간이 많았다. 여인들이 안채에서 사용했다는 가구와 식기류들이 유난히 예뻤다. 2관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 안소니 카로 등의 현대 조각 작품과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이 전시되었다. 박물관이라기보다 채광이 좋은 레지던스같은 공간에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니 일상에서 예술품을 즐기는 듯한, 기분 좋은 사치를 누리는 것 같았다.
라떼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고 긴 전시를 둘러 보았더니 배가 고팠다. 마침 박물관 내 레스토랑이 문을 여는 시간이었다. 창밖으로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따끈한 우동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다.
본태박물관 외부공간 호수
본태박물관에서 방주교회 가는 길
본태박물관에서 방주교회 가는 길
본태박물관에서 방주교회 가는 길
방주교회 전경
방주교회 외부공간
방주교회 외부공간
방주교회 외부공간
방주교회 외부공간
본태박물관에서 능선을 따라 10분을 걸어 내려가면 방주교회다. 가는 길에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방주교회 지붕이 옅은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났다. 점점 다가갈수록 본격적으로 지붕 표면이 상세히 시야에 들어왔다.
물고기 비늘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지붕 마감과 남쪽 해안 방향의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 듯한 몸체 그리고 외관을 둘러싼 수변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주말 예배시간이어서 내부는 둘러볼 수 없었다. 외관을 따라 한 바퀴 돌며 건축물을 감상했다.
방주교회 외부공간
방주교회에서 본 입구 방향
여행을 다녀오고 거의 세 달이 다 되어서 쓰는 리뷰다.
당시에 3월 말의 아주 이른 봄이라 나뭇가지가 앙상하고 날씨도 흐려서 사진이 을씨년스럽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수풀이 우거진 산록남로를 달려 두 건축물을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