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우스 서촌 2015 리뷰 / 마당깊은 한옥

2015. 5. 3.

지난 노동자의 날과 토요일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요, 오픈하우스 서촌에 참석하느라 이틀간 서촌을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서촌은 제작년 로버트파우저 교수님의 대구 강연 <한옥과 나, 그리고 도시>를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관광지로서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의 한옥마을을 만들어가는데 관심이 많았고 마침 대구 중구에 방치된 한옥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였죠. 북촌이 일제시대 때 주거용 개량한옥이 들어선 것과 달리 서촌은 조선시대 때부터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인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만큼 한옥마을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오픈하우스 서촌은 올해 3년 째를 맞는 행사입니다. 임진영 건축기자를 필두로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오픈하우스 서울과 오픈하우스 서촌을 마련했고, 올해 오픈하우스 서촌 행사에는 서촌에서 가거지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민영 소장님께서 오거나이저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 한옥 오픈하우스와 같이 지역 주민의 참여가 늘었습니다.



서촌에 작업실을 둔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에서 작업한 오픈하우스서촌 포스터



오픈하우스 서촌은 '오픈 하우스', '오픈 스튜디오', '오픈 키친', '오픈 마켓', '피플', '플레이스' 6가지로 나눠 열렸는데요, 모든 행사가 제한된 공간에서 열리는만큼 한정된 인원을 예약받아 진행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행사가 조기에 마감되어서 저는 빈 자리가 생긴 '마당깊은 한옥'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오픈하우스 서촌 2015 리뷰 / 마당깊은 한옥

마당깊은 한옥은 1960년경 지어진 생활한옥을 2014년 고쳐지어 세 식구가 거주하고 있는 작은 한옥입니다. 기존 사무실로 쓰던 공간에 부엌과 화장실, 작은 다락방을 추가했고, 마당을 깊게 파고 시멘트로 반듯하게 마무리 된 -마당 곳곳엔 잔디와 꽃을 심은- 기분 좋은 한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인사동과 가회동에서 ‘소소공방’을 운영해 온 주인이라 그런지 다양한 공예품과 생활소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와 막걸리를 나눠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빌라에 살다가 서촌으로 이사한 후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삶, 차가 없는 동네 위주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현재의 생활에 만족해 하면서도 젠트리피케이션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서촌에 대한 애착이 느껴졌습니다.


지역민이 만들어가는 서촌 마을의 매력

서촌엔 종종 방문했습니다. 주로 갤러리를 방문하거나 맛집을 찾을 목적이었죠. 그곳에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오랜 마을의 정취는 없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사람이 복작이는 거리 한 골목 뒤에 한옥에 살고 있는 주민이 있었고 서촌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런 행사를 통해 외부인과 교류를 해 나가려는 노력이 좋았습니다. '서촌'이 아닌 '서촌 마을'에 더 가까워 진 느낌입니다. 맛있는 음식점 주인이나 미술관이 아닌 그들이 서촌의 매력을 탄탄하게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서촌 마당깊은 한옥, 세 가족


커피와 막걸리를 나눠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픈마켓이 열린 라운드어바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