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시리즈2(Louis Vuitton Series 2) 리뷰 / 광화문 D타워

2015. 5. 4.

작년 DDP에서 열린 문화샤넬 장소의 정신 전시는 단순 럭셔리로 소비되는 이미지를 벗어나 브랜드 유산을 대중에게 공유하고 가치를 전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 행사가 더 많은데요, 샤넬은 오늘-5월 4일 DDP에서 전세계 VIP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쇼 '크루즈 컬렉션'을 열었고 디올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서울 플래그쉽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오는 6월 DDP에서 전시를 엽니다. 서도호 이불 작가가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라 어떤 모습으로 디올의 브랜드를 어필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루이비통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전시 ‘루이비통 시리즈2 : 과거 현재 미래’(이하 시리즈2)가 막 완공한 광화문 D타워 특별전시장에서 열리고 있어 찾았습니다. 시리즈2 전시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소스를 최대한 활용한 점이 좋았습니다. 최근 무분별하게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려는 여타 브랜드의 지루한 시도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루이비통 여성복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

시리즈2는 마크제이콥스가 떠난 2014년부터 루이비통은 여성복 디렉터로 자리한 패션 디자이너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의 컬렉션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의 ‘실루엣’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스타일은 지난 15년간 발렌시아가의 명성을 톡톡히 높였고 루이비통의 새 컬렉션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작년 가을 도쿄와 상하이에서 열렸던 시리즈1은 2014 F/W 컬렉션과 런웨이를, 지난 2월 LA 그리고 지금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시리즈2는 2015 S/S 컬렉션과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개관에 맞춰 진행되었던- 런웨이를 바탕으로 구성된 전시입니다. 전시는 이와 함께 1854년 여행용 트렁크로 시작된 루이비통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재해석을 담아 브랜드 전반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7개의 독특한 공간경험, 브랜드의 이해

전시는 총 7가지 섹션으로 나뉘는데, 각 섹션에서 섹션으로의 공간 전환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빛, 반사, 최첨단 기술을 통해 공간에서 강한 대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좁은 입구와 토킹페이스의 무한한 공간감의 대비, 어두운 장인정신 섹션과 극도로 새하얀 액세서리 갤러리의 대비 그리고 압도적인 360도 영상과 사운드로 펼쳐진 끝없이 이어지는 쇼와 강한 아날로그가 느껴지는 포스터 룸의 대비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감각들. 이런 감각의 자극을 통해 전시 콘텐츠를 더 드라마틱하게 경험한 것 같습니다. 전시 마지막 섹션에는 카페공간으로 구성되었는데 전시의 여운을 그곳에서 오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루이비통 시리즈2(Louis Vuitton Series 2) 리뷰

전시 과정에서 장인정신, 런웨이를 준비하는 백스테이지의 현장감 넘치는 콜라주,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애착이 느껴졌습니다. 럭셔리가 단순히 ‘최상의 품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제품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디자이너, 장인, 모델 등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존중 그리고 그들이 공유하는 ‘시대정신’에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된 전시입니다. 물론 공간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료되었지만요.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기간 중 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료로 진행됩니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전 세계를 무대로 펼치는 문화행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더 기대되는군요. D타워에서 열릴 앞으로의 행사도 기대됩니다. 광화문에서 계속해서 찾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2015 S/S컬렉션 쇼장을 그대로 옮긴 토킹페이스



장인정신 섹션에는 실제 판매될 액세서리를 제작했다.


장인정신 섹션에서 액세서리 갤러리로의 전이공간


3D 기술로 재현해낸 모델 마르테 마이 반 하스터(Marte Mei van Haaster)의 아바타


백스테이지. 의상마다 모델 한명 한명의 이름을 태깅, 현장을 그대로 옮겼다.


백스테이지의 현장감이 느껴지는 미장센


끝없이 이어지는 쇼


포스터 룸


마지막 섹션, 카페공간. 전시의 여운을 즐기기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