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31.
눈을 뜨자마자 체크아웃시간을 확인했다. 어제 왠지 들뜬 마음에 체크아웃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데다가 알람도 맞추지 않고 잠이들었다. 확인해보니 체크아웃시간이 10시였는데, 10시가 되기 20분 전이었다. 안내서에는 10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하면 2,000엔의 추가요금을 지불해야한다고 적혀있었다. 세면도구만 챙겨서 얼른 씻고 되는대로 짐을 가방에 구겨넣은 채 베드를 나섰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니 정확히 10시였다.
분카호스텔 1층은 오후 4시 전에는 커피를 포함한 간단한 음료를 판매해고 그 이후에는 도시락과 주류도 함께 판매했다. 지난달 이곳에 머문 친구가 식사메뉴가 맛있다고 했는데 먹어보지 못해서 아쉽다. 분카호스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분카호스텔 1층 카페&레스토랑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아사쿠사 인포메이션센터는 건축가 구마 겐고가 2012년 설계한 다목적 빌딩으로 관광안내소와 전시공간, 닥목적 홀, 강연장, 사무실, 카페와 전망대 등을 갖추었다. 마치 박공지붕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듯한 입면이 독특한데, 각층 지붕과 바닥 사이의 빈공간에 각종 설비를 갖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분카호스텔에서 5분 정도 거리였다.
1층에서 한국어로 소개된 아사쿠사 안내서를 요청했더니 한국어를 할줄 아는 안내원이 친절히 일대를 소개해주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인터넷 검색할 수 있는 PC가 마련되었는데, PC가 너무 느려서 불편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면 카페와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아서 경치를 감상하기 좋았다. 연중무휴로 밤 10시까지 운영하는데 어젯밤 야경을 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아사쿠사안내센터를 방문했으나 아사쿠사를 여행하진 않았다. 로컬 트레인을 타고 무인양품의 집- 나무의 집 모델하우스가 있는 마쓰도 시로 향했다. 도쿄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낮은 주택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마을이 기분 좋게 시야에 들어왔다. 평일 오전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다. 간간히 직장인만이 보일 뿐이었다. 잘 알려진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적인 풍경을 보니 새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전경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입구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디테일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디테일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로비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8층 전망대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8층 전망대에서 본 풍경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구마 겐고, 2012) 외관
아사쿠사 가미나리몬
아사쿠사 골목. 크림붕어빵이 유명한 곳이지만.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마쓰도에서의 알 수 없는 일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무인양품의 집 모델하우스가 있는 -마쓰다역에 도착했다. 모델하우스는 역전 광장 바로 옆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외관을 둘러보고 내부로 들어가려는데 안내 메시지가 잠긴 문에 붙어 있었다. 구글 번역기로 확인해보니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으나, 견학을 원하면 전화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시간을 확을해 보니 12시가 막 지났다. 직원 점심시간일 거란 생각에 나도 허기진 배를 먼저 채워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먹은 게 고작 커피와 녹차 아이스크림이 전부였다.
구글 맵에서 추천하는 곳을 찾아보니 라멘 맛집이 가까이 이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는데 찾아가보니 휴가 일정표가 내걸린 입구가 굳게 닫혀 있었다. 오늘 날짜는 빨간 색으로 동그라미 쳐졌다. 차선책으로 다른 음식점을 찾아갔는데 그곳도 왠일인지 휴가중이었다. 앞서 찾아간 곳과 같은 일정의 휴가였다. 공휴일도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근처에 학교가 있는지 학생들이 끝없이 줄지어 서서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지하철에서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아서, 학교에 있어야할 시간일텐데, 땡땡인가, 싶었었다. 등교 시간이 1시일까? 아니면 오늘이 개학일인가? 이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지금 생각해보니 태풍으로 등교 시간이 늦춰진 듯).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아야세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직장인
로컬 트레인으로 환승하는 사람들
마쓰도 시로 가는 길
현지인의 일상 속에 깊이 들어온 듯한 감각
무인양품의 집 모델하우스 옆에 있던 맥도날드를 갈까 싶었지만, 그보단 지역 음식점을 경험하고픈 마음에 눈에 보이는 음식점을 다짜고짜 들어갔다. 한 명씩 한 테이블은 차지한 아저씨들이 3-4명 있었고 가장 안쪽 테이블에는 학생 3명이 깔깔 웃으며 밥을먹고 있었다. 나는 그 중간쯤에 앉아서 최소한의 일본어와 손짓으로 라멘과 덮밥 세트를 주문해 먹었다. 맛은 그저그랬는데, 지극히 일반적인 평일 오후 음식점의 모습에, 조용한 일본영화 한 장면에 들어온 것 같았다.
기타마쓰도역 전경
기타마쓰도역 앞 광장
기타마쓰도 동네 풍경
등교하는 학생들 1
등교하는 학생들 2
기타마쓰도역 인근 라멘집
기타마쓰도 역 근처 라멘집에서 먹은 라멘과 덮밥
전형적인 무인양품 직원의 인상
1시가 지났는데 여전히 무인양품의 집 모델하우스는 문이 닫혀있었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서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남자 직원이 전화를 받았는데 나는 영어로만, 그는 일본어로만 말해서 대화가 전혀 안됐다. 지하철 역이름을 말했더니 그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했는지 잠시 기다리라는 말(그렇게 이해했다)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1분도 채 안되서 직원이 왔다. 전형적인 무인양품 직원 모습이라고 묘사하면 이해가 쉬울까? 흰 셔츠에 사원증을 매고 안경을 쓴 그는 수줍음이 많아 보였다. 간단한 영어는 이해했지만 단답형으로만 답해서 좀 답답했다. 아마도 집을 판다는 건 현지인에게 특화된 비즈니스이므로 외국어를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모델하우스 바로 옆이 지역 부동산으로 보였는데, 그쪽 방면에서 직원이 나온 것으로 보아 지역 부동산과 연계하여 무인양품의 집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모델하우스는 역시 좋았다.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마쓰도 지점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마쓰도 지점 외관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마쓰도 지점 입구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마쓰도 지점 입구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현관
무인양품의 집 안내서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LDK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LDK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주방 수납장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주방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욕실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에서 내려다본 현관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 침실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 침실 수납장
무인양품의 집 / 나무의 집 2층에서 본 바깥 풍경
나리타공항 제3터미널
모델하우스를 다 둘러보니 공항에 출발하기 전까지 한 시간가량 시간이 남았다. 동네를 잠시 둘러보고 역앞으로 다시 왔는데 10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맥도날드에서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때우다가 시간을 맞춰서 공항으로 갔다.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 제주항공은 나리타공항 제3터미널에서 탑승했다. 제3터미널은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맞아 작년 육상 트랙을 콘셉트로 디자인되었다. 1, 2 터미널을 이용하게되더라도 3번 터미널은 리서치 차원에서 가보려했는데 다행이었다. 실물로 체험해보니 완성이 덜된듯한 느낌이었는데(사진이 너무 좋은 듯), 콘셉트가 확실하고 일관성 있어서 좋았다. 대기공간에 놓인 무지 IDEE 소파가 좋았는데 반쯤 누워서 여행의 피곤함을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었다.
기타마쓰도에서 나리타공항 가는 길
나리타공항 제3터미널
나리타공항 제3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