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Camper) 브랜드의 플래그쉽스토어와 글로벌 마케팅 / 넨도디자인, 오키사토

2015. 3. 30.

인터넷 구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와 고객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중요한 터치포인트입니다. 브랜드로서는 고객에게 자신들의 이미지를 강하게 남길 수 있는 기회이고, 고객으로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브랜드가 시즌에 따라 쇼윈도 디자인을 달리 해 고객에게 어필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이솝 가로수길점 포스팅에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이솝이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를 다뤘는데요, 그와 비교해보면 재밌을 글로벌 브랜드를 소개하려합니다. 1974년 스페인에서 설립된 이래로 4대째 가족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신발 브랜드 캠퍼입니다. 국내에서도 10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으며 몇해 전부터 친화적인 콘셉트의 호텔체인 카사캠퍼(Casa Camper)를 론칭한 재밌는 브랜드입니다. 국내에는 이슈가 될만한 매장이 없지만 전 세계 주요도시의 아이코닉한 매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솝이 로컬을 키워드로 조심스럽게 인테리어에 접근한다면, 캠퍼는 디자인의 다양성을 키워드로 더 공격적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물론 공간 해석력이 뛰어난 디자이너와의 합작품이죠.


구마켄고, 밀란 2015


바로 몇 주전 밀란과 스톡홀름 그리고 맬버른에 오픈한 세 매장은 일본 건축가 구마켄고와 넨도 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오키사토 그리고 브라질 출신 건축가 마르코 브라조비치(Marko Brajovic)가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점점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이슈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구마켄고는 스타벅스와의 협업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나무를 이용해 만든 구조 시스템을 계속해서 확장해 실내 공간을 구분짓고 그 위에 제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브라조비치는 3만여 개의 빨간 신발끈을 천정에 매달고 거울의 반사를 이용해 새로운 공간경험을 이끌고 있고 오키사토의 스톡홀름 매장은 종이를 말아 만든 듯한 가판대로 그 위에 올려진 제품이 더욱 균형있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본 포스팅의 모든 사진의 출처는 디진(dezeen.com)이며 캠퍼 태그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더 많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구마켄고, 밀란 2015


마르코 브라조비치, 멜버른 2015


마르코 브라조비치, 멜버른 2015


오키사토, 스톡홀름 2015


오키사토, 스톡홀름 2015


오키사토, 스톡홀름 2015


오키사토는 2012년 오사카, 파리 와 2013년 샌프란시스코, 뉴욕 캠퍼 매장도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오사카, 파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늘 위를 걷는다는 콘셉트로 신발의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뉴욕에서는 질서정연한 신발저장고를 콘셉트로 제품이 더 눈에 띄도록 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월페이퍼(Wallpaper)와 매종오브제(Maison&Objet) 올해의 디자이너라는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서라도 오키사토씨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방문객을 놀라움으로 몰아 넣는 것은 물론 제품의 가치도 한껏 드높이는 영리한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오키사토씨도 스타벅스와 에스프레소 저니 팝업스토어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었군요.


캠퍼는 왜이렇게 다양한 디자이너에게 매장을 맡기는 걸까요? 4대째 캠퍼를 이끌고 있는 미구엘 플럭사(Miguel Fluxa)씨는 디진(Deze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해외 매장을 오픈할 때를 떠올리며 똑같은 매장을 반복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은 점점더 똑같은 것들로 가득하며 지루해 진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 도시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매장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상업적인 전략이라기 보다 문화적인 이유로 브랜드가 이처럼 매번 다른 도시에서 다른 디자이너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협업한다고 했는데요, 이것이 가족기업이라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할 수 있는 운 좋은 경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플래그쉽 스토어를 만나볼 수 잇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텔체인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도 관심이 가는군요.



오키사토, 뉴욕 2013


오키사토, 뉴욕 2013


오키사토, 오사카 2012


오키사토, 오사카 2012


오키사토, 오사카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