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의 탄생
패션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가 애플(Apple)과 협업해 새로운 착용형 스마트폰 캐리어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을 공개했습니다. 이 제품은 아이폰과 일상 소지품을 함께 담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이세이 미야케 특유의 플리츠 구조처럼 늘어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슬링 형태로 짧은 스트랩과 긴 스트랩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어 손에 들거나 가방에 묶거나, 몸에 걸쳐 착용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측은 “아이폰과 사용자의 유대감을 담은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자인 디렉터 요시유키 미야마에(Yoshiyuki Miyamae)는 “정의를 덜 정해둠으로써 다양한 가능성과 개인의 해석을 허용하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며, 그 아이디어가 이 디자인에도 담겼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세이 미야케, 스티브 잡스와의 인연
이번 애플과 이세이 미야케의 협업은 과거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의 깊은 인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 미야케에게 자신만의 유니폼 제작을 의뢰했고, 이를 계기로 매일 입던 검정색 터틀넥이 탄생했습니다. 미야케는 기능성과 단순미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고, 잡스는 그 철학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번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은 그 정신을 계승한 결과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단순한 소유가 아닌 ‘몸의 연장’으로 확장하는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즉, 과거의 상징적 터틀넥이 ‘사람과 브랜드의 일체감’을 보여줬다면, 이번 협업은 그 철학을 2020년대의 언어로 재해석해 ‘기술과 패션의 조화’라는 새로운 형태로 이어간 셈입니다.
소재와 구조, 한 올의 실에서 시작된 조형미
아이폰 포켓은 단 하나의 실(yarn)로 3D 니팅되어 만들어졌으며, 리브드(ribbed) 오픈 구조를 통해 신축성과 통기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이세이 미야케의 대표적인 플리츠 디자인과 형태적 기능을 닮아 있습니다. 내부에는 아이폰을 포함한 여러 물건을 수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가방 안에서 휴대폰 화면을 부분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을 넘어 기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제품은 일본 내에서 제작되었으며, 애플 디자인 스튜디오와 긴밀한 협업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다채로운 색상과 스트랩 구성
아이폰 포켓은 두 가지 스트랩 길이로 출시됩니다. 짧은 스트랩 버전은 레몬, 만다린, 퍼플, 핑크, 피콕, 사파이어, 시나몬, 블랙 등 8가지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긴 스트랩 버전은 사파이어, 시나몬, 블랙 세 가지 색상으로 선보입니다. 사용자는 손에 들거나, 가방에 묶거나, 크로스바디 형태로 착용할 수 있습니다. 색상 또한 최신 아이폰 모델의 색감과 조화를 이루도록 선택되어, 패션과 기술이 하나의 일상적 오브제로 융합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출시 일정과 가격 정보
아이폰 포켓은 오는 11월 중순부터 일부 애플 스토어 및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짧은 스트랩 버전은 약 149달러, 긴 스트랩 버전은 약 229달러로 책정되었습니다. 판매 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제품은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패션 브랜드와 기술 기업의 협업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기능성 패션’의 새로운 형태로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자인 철학과 시장적 의미
이번 협업은 단순한 상품 출시가 아니라 두 브랜드의 철학적 공명을 보여주는 시도입니다. 이세이 미야케는 ‘한 장의 옷(A Piece Of Cloth)’이라는 개념으로 옷의 구조와 기능을 재해석해 왔습니다. 애플 역시 ‘기술과 사람의 관계’를 아름답게 연결하는 디자인을 추구해 왔습니다. 두 브랜드가 지향하는 심플함, 장인정신, 그리고 사용자의 기쁨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시각화한 결과물이 바로 아이폰 포켓입니다. 다만, 한정판 고가 액세서리로서의 상징성과 실용성 사이에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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