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1인기업 2024년 4분기 매출과 이익 분석

2025. 1. 7.

지난 24년 4분기를 회고하며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있다. 안 좋은 소식을 먼저 말하자면 매출이 하락 국면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 늘었고 직전 분기 대비해서 떨어졌다. 매출 하락 국면을 논하기에 조금 이를 수 있다. 그럼에도 상품 판매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 온 1인 기업가의 입장에서 이번 하락은 쉽게 개선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느껴진다. 그 이유는, 불경기 외에 매출 하락의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이다. 상품 수 SKU는 늘었음에도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고, 광고비는 직전 분기 대비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지만 매출 하락은 그보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이다. 한편 이는 안 좋은 소식인 동시에 좋은 소식이다.

이어서 좋은 소식을 말하자면 이번 매출 하락은 다른 요인이 아닌 불경기에 따른 하락이라는 점이다. 소위 '사업이 경기를 탄다'는 말은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훈장과 같다.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경기를 타기 때문이다. 거꾸로 시장에서 인지도가 없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판매자는 상대적으로 경기를 안 타게 되고 이를 틈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현재 주력 상품이 해당하는 카테고리에서 매출도, 광고 비용도 어느 정도 고점에 다달았다는 판단이 선다.

 

처음 겪는 불경기, 어떻게 대처할까?

이때 경영자로서 2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현재 잘 판매되는 상품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지속적인 투자로 매출을 확대해 나갈 것인가? 필자가 1인 기업가로서 이에 대해 답 하려면 거꾸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혼자서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가? 대답은 YES. 현재 일 평균 매출은 900만 원이고 1인 기업가로서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는 일 평균 매출로 환산했을 경우 1,500만 원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글 링크) 약 50%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매출을 확대'하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경기에는 신규 상품을 론칭하기에 좋은 시기다. (그 이유는 지난 글 링크 에 기록해 두었다.)

투자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신규 상품에 투자를 하거나, 신규 시장에 투자를 하거나. 필자는 현재 사업을 메인으로 이어가는 쿠팡에서 신규 상품을 론칭함과 동시에 점유율이 낮은 네이버 쇼핑검색 및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광고 마케팅을 강화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토스 페이먼츠, 아마존 글로벌 셀링 등 신규 플랫폼에 입점해 내수 시장 확대 및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다.

 

2025년 1분기 투자 계획

1. 신규 상품 론칭: 다품종 소량 상품성 테스트 후, 우수 판매 상품 소품종 대량 판매
2. 기존 시장 점유율 개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광고 및 마케팅 강화로 점유율 확대
3. 신규 시장 개척: 토스페이먼츠 등 신규 내수 시장 플랫폼 확대 검토 / 아마존 글로벌 셀링을 통한 북미, 일본, 유럽 시장 진출
 * 아마존 글로벌 셀링 입점 과정은 향후 블로그에 별도로 기록하겠다.

 

이어서 지난 2024년 4분기 매출과 이익을 살펴보는 동시에 2025년 1분기에 있는 중요 이슈를 짚어 보며 어떻게 대응할지 살펴보기로 한다.

 

2024년 4분기 매출과 이익 차트 분석

직전 7분기 분기별 매출과 이익 차트

 

구분  매출 영업이익 이익률
23 2분기 562,709 51,887 9.22%
23 3분기 525,982 68,133 12.95%
23 4분기 789,142 27,061 3.43%
24 1분기 923,601 110,524 11.97%
24 2분기 882,956 35,068 3.97%
24 3분기 1,050,150 100,266 9.55%
24 4분기 914,013 106,335 11.63%

[단위: 천 원]

 

전년도 동기 23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억 2천4백만 원 증가, 퍼센티지로 15% 증가했다. 이익률은 8.2% 개선되었다. 이렇듯 YOY로 보았을 땐 지표가 매우 좋고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후 흐름을 살펴본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23년 4분기는 직전 분기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재고를 충당하느라 매입금이 많았다. 반면, 24년 4분기는 매출이 감소하는 흐름에서 재고 매입금이 줄었다. 이 때문에 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불경기로 매출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기존 플랫폼에서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편, 이번 분기에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다. 첫째는 필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쿠팡 로켓그로스에 반품비용이 청구되는 점이고, 둘째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론칭이다. 이와 함께 경영 전략에 대해 하나씩 고민해 본다.

 


쿠팡 로켓그로스 물류 처리 비용 변경 공지

 

쿠팡 로켓그로스 반품비 청구
영업이익률 2% 감소 예상

쿠팡에는 3가지 판매자 유형이 있다. 쿠팡에서 직매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 셀러, 쿠팡의 3자 물류서비스를 이용하는 로켓그로스 셀러, 플랫폼만 제공받아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배송 셀러이다. 필자는 로켓배송 입점 제안을 받았으나 좋게 말하면 보류, 즉 거절한 상태로 로켓그로스 셀러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해당 로켓그로스 상품의 반품비용을 2025년 1월 6일부터 발생하게 된다. 구매자에게는 와우회원 무료반품! 홍보를 엄청 하면서 판매자에게는 반품비용을 청구하다니 어처구니없지만 그들의 운동장이니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필자가 쿠팡에서 로켓그로스로 판매하는 상품의 반품률 평균은 약 8%이다. 반품회수 비용과 재입고 비용을 합산하면 건당 약 3,000원이다. (프로모션 없다고 가정) 일 판매 건수는 약 1,000개니 그중 8%인 80개 정도가 반품되고 이를 반품 비용으로 환산하면 일 24만 원, 월 7백만 원, 분기 2천만 원이 된다. 분기 (영업)이익을 1억 원으로 봤을 때 이익의 20%가 줄어들고, 이익률 평균 10% 는 8%로 줄어들 것이다.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선택지는 몇 가지로 정리된다. 1) 상품가격을 올린다. 2) 광고비용을 줄인다. 3) 로켓배송에 입점 계약한다. 4) 판매자배송 상품으로 전환한다. 5)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필자는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1) 상품가격을 올리는 건은 로켓배송 상품과 비교했을 때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테고 2) 광고비용을 줄이면 광고 효율은 그대로 - 매출만 줄어 이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의 연속일 테고 3) 로켓배송 입점은 과거 블로그에 기록한 대로 경영의 자유도가 급격히 떨어질 테고 4) 판매자배송 상품으로 전환하면 매출이 1/4 토막 날테다. 그러니 필자는 5)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기대하는 바는 경쟁하는 로켓그로스 판매자들이 가격을 높이거나 광고를 줄여서 시장점유율 확대, 매출 증진으로 이어지고, 광고 지표가 개선되어서 반품비용을 메꾸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앞서 계산한 이익률 2% 감소를 감당하는 것이다. 마진 여지가 있으니 버틸만한 수치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로고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론칭에 따른
쇼핑 검색순위 로직 변경

기존 네이버 검색결과 내 '쇼핑' 탭에서 노출되던 단일 상품이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라는 네이버 앱 내 별도 메뉴로 분리되었다. 기존 네이버 검색결과에서는 '가격비교 상품', 전문 용어로 원부상품 위주로 노출하고 있다. 이 업데이트 이후 필자는 네이버에서 매출이 50% 급감했다. 로직이 바뀌어서 기존의 영업방식이 맞지 않게 된 것이다. 시장이 커지려면 예측가능한 공정한 룰 아래에서 판매자 간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매번 로직이 바뀌다 보니 이건 서로 싸울 맛도 안 나는 이도저도 아닌 시장이 되었다.

판매자로서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도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기에 UX 일관성과 직관성이 떨어지는 네이버 쇼핑의 플랫폼 매력도는 떨어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원툴로 정리되어 가는 실정을 보면,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 슈퍼앱 내에 포함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향후 단일 앱으로 분리하여 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정보가 없으니 대응 계획을 세울 수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네이버 CPC 검색광고를 확대해 나가며 매출을 과거에 준하여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추후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론칭 시기에 발맞추어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을 새롭게 세우도록 한다.

 


과거 비즈니스 연재글을 작성하며 목표는 연 단위, 분기 단위, 월 단위가 아니라, 일 단위로 계산한다고 말한 바 있다. 1인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매일매일의 매출 변화가 더욱 피부에 와닿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2025년 한 해를 맞이하는 지금 1년이라는 원대한 (그렇게 보이는) 계획을 세우기보다, 늘 그랬듯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도록 매일을 치열하게 경영해 나가도록 하겠다. 그러다 보면 1년 뒤에 올 한 해를 돌아보았을 때, 지금 그러하듯 많은 성장을 이루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