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6.
코로나로 해외 여행을 못 떠난 지 만 3년이 지난 후 4박 일정으로 도쿄 여행을 다녀 왔다. 이전에 여행을 떠날 때는 무엇을 보아야겠다, 라는 계획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별다른 계획 없이 여자친구와 배불리 먹고 사진을 많이 찍자,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다녀왔다.
항공권과 호텔은 4개월 전 예약을 했다. 보통은 디자인 호텔을 찾아서 다니는데 이번엔 가볍게 계획한 여행인 만큼 위치와 가격을 따져보고 호텔을 예약했다. 이번에 머문 호텔은 1박에 10만원 대의 야에 노 미도리 호텔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고 도쿄 역에 내려 걸어갈 수 있는 긴자 헤이세이 대로변에 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객실은 특별히 소개할 것이 없지만, 목욕을 사랑하는 일본문화 덕분에 작은 객실 임에도 큰 욕조가 딸려 있었던 점이 좋았다. 호텔 퍼실리티로 소개할 만한 것은 14층 로비 층에 있는 야외 정원이다. 이 또한 크진 않지만 뷰가 좋고 객실을 오가는 길에 그날 날씨를 확인하고 잠시 바람을 쐬기 좋았다. 서비스에서는 조식이 특별했다. 보통 호텔 조식은 컨티넨탈 뷔페로 나오는데 이곳은 카에가와 레스토랑에서 일본식 제철요리 상차림 메뉴로 제공됐다. 메뉴는 생선구이 정식, 도미챠즈케(차밥) 2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H라인 히비야선 핫초보리역이지만, G라인 긴자선 교바시역, 아사쿠사선 다카라초역까지 걸어가기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긴자, 츠키지, 다이칸야마, 시부야, 아키하바라, 아사쿠사 등 관광지를 환승 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주변 골목 맛집들을 많이 찾아 두었지만 밤 10시에는 대부분 문을 닫아서 많이 이용하진 못했다. 숙소에 돌아오면 8~9시였기 때문에 라스트오더 타임에 걸렸기 때문.
호텔 소개는 아래 사진과 함께 더 남긴다.
도쿄역. 도쿄 여행이 4번째인데 마루노우치 광장 방면만 가 보았지, 도쿄역은 처음이다.
여행 첫날 도심에 발 딛는 순간의 설렘은 늘 좋다.
야에수 센트럴 출구로 나와 야에수 스트리트로 쭉 걸어서 헤이세이 스트리트와 교차하는 4거리에 호텔이 있다.
호텔 야에 노 미도리
야에수 스트리트와 헤이세이 스트리트 교차로. 주변 편의점, 마트, 골목식당이 다양하다. 이번 여행에서 구글지도를 많이 활용했다. 한국에서 네이버지도를 보고 맛집을 찾듯, 일본사람들은 구글지도를 활요한다고 한다.
호텔 야에노미도리 입구. 1층에는 식당이 있다. 로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호텔 야에노미도리 로비 프론트는 14층에 위치한다.
도쿄 타워가 희미하게 보인다. 과거 도쿄 여행에서 도쿄타워를 가까이서 못 본 것이 아쉬워 이번 여행에서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다.
로비층에서 바라본 도쿄 도심 풍경이 좋았다.
로비층에 옥상정원이 있는데 작지만 잘 꾸며 놓았다. 날씨가 좋으면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 해서 앉아 오래 이용했을 것 같다.
호텔 옥상정원에서 야에수 스트리트 뷰가 내려다 보이고, 그 길의 끝에 도쿄역이 보인다. 서울 미세먼지에 익숙해진 탓인지, 도쿄의 공기는 유난히 깨끗하게 느껴졌다.
호텔 전반적으로 아이보리 톤으로 쾌적한 느낌이다. 코로나 직전 신축한 호텔이라그런지 더욱 쾌적하게 느껴졌다.
언제나 그렇듯 예매할 때 사진보다 객실은 협소했다. 호텔 시설을 많이 이용하지 않고 잠만 잘 계획이었어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창밖 뷰는 딱히 뷰라할 수 없는 건너편 고층 건물이 보인다.
실제로 차를 마시라고 둔 찻잔인 것 같은데 이용하진 않았다. 관상용으로도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었다. 호텔 내 일본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이 많았다.
객실 다른 부분보다 쾌적한 화장실과 욕실이 마음에 들었다. 에머니티도 빠짐 없이 꼼꼼하게 챙겨져 있어서 혹시 몰라 챙겨온 물건들이 대부분 필요 없었다.
욕실이 객실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여행 후 반신욕 하며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좋았다. 물도 콸콸콸 잘 나온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바로 옆 건물 1층 라멘집에서 허기를 때운 뒤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과자를 사왔다. 라멘집에서 맥주를 마셔서 숙취해소제도 샀다. 효과가 좋더라.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여행하는 내내 날씨가 서울보다 많이 따뜻해서 (평균 5도 정도) 걸으며 여행하기 좋았다.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나라 답게 조식 쿠폰을 지류로 제공했다. 잃어버리면 조식을 못 먹나? 의아했지만 잃어버리지 않아서 이 경우 어떻게 되는진 모르겠다.
조식은 생선구이정식(좌) 차밥(우)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호텔에서 3박을 해서 둘 다 먹어보고 마지막날 맛있었던 것을 추가로 먹었다. 나는 아침에 부드러운 차밥이 더 맛있었는데, 여자친구는 3일 내내 생선구이정식을 먹었다. 함께 제공된 낫또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카에가와 레스토랑은 헤이세이 스트리트와 야에수 스트리트를 낀 코너에 자리해 평일 아침 창밖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과한 장식을 하지 않은 정갈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제철 음식을 내놓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여행객 반 비즈니즈 투숙객 반이었던 것 같다.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이 많았다.
생선구이 정식이다. 제철요리로 만들었다니 요리와 반찬 하나하나 신선했다.
이 낫또를 여자친구가 많이 좋아해서 3일 내내 생선구이정식 메뉴를 먹었다.
나는 둘 다 먹어보았는다 차밥이 더 입에 맞았다. 도미 사시미와 함께 제공됐는데 차에 말아먹는 밥이 아침에 소화하기 더 좋았던 것 같다. 소화 기관이 점점 약해지는 나이 탓인지도 모르겠다.
밥에 차를 붓고 이것저것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조식을 먹고 객실로 가려면 13층 로비 프론트를 지나야 하도록 되어 있다. 아마 보안 때문이리라. 그 탓에 엘리베이터를 2번 타야한다.
로비층 프론트 반대편에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바가 있다. 이곳을 하루 이용해보려 했는데 여건이 맞지 않아 이용해보진 못했다. 자리는 많지 않고 프라이빗한 분위기로 도심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바다.
지난 밤에 왔을 때와 다른 분위기의 옥상정원. 아침 옥상에 올라 식물에 둘러싸이니 상쾌한 느낌이다.
야에노미도리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H라인 핫초보리역. 도보 2분 정도 거리에 있다. 다이칸야마, 시부야, 긴자를 오갈 때 이 역을 이용했다. 이름도 뭔가 귀엽다. 핫. 쵸. 보. 리.
후에 기회가 되면 몇몇 인상 깊었던 도쿄 여행지를 추가로 포스팅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