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하우스비전 농 전시에 다녀왔다. 하우스비전은 2016년 도쿄에서 열렸던 두 번째 전시를 관람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뒤 인테리어 잡지사 기자 신분이었기에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살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전시 주제는 함께 사는 개인이라는 뜻의 코디비주얼(Co-Divisual)로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생활 환경에서 어떻게 개인과 개인을, 개인과 사회를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기업과 건축가가 한 팀을 이루어 총 12개의 1:1 스케일 건축물로 재현했다. 당시 급배수를 바닥이 아닌 천장에 두어 수전의 위치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집, 외부에서 열리는 냉장고가 있는 집 등 실제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과 마감재, 건축구조 등 다양한 실험을 옅볼 수 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점에서 상당히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2022년 한국에서 하우스비전 전시가 열렸다. 그사이 나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을 하고 있고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 상태가 되었다. 하나의 취미생활 처럼 건축과 디자인을 대하게 되었다. 과거 하우스비전 전시에 대한 좋은 기억에 이끌려 이번 전시를 관람했다. 코리아 하우스비전의 주제는 '농農'이다. 농촌, 농민, 농업을 뜻하는 이름처럼 지역 균형 발전과 인구 밀집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농촌의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애초에 많은 담론이 오가고 기업과 건축가들이 아이디어를 냈지만 전시 준비 기간이 코로나19와 맞물로 축소, 연기 개장했다고 한다.
실물로 볼 수 있었던 작품은 6개로 3개의 작품은 제외, 1개의 작품은 주최즉 문제로 시공이 지연되어 전시 기간 중 건축되는 과정 자체를 관람객에게 개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건축되지 않은 작품들은 갤러리에서 그 아이디어를 볼 수있도록 모형으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의 인구 밀집에 문제인식을 갖고 청년을 농촌으로 어떻게 불러 들일까에 대한 아이디어를 담았다고 하나 작품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옅볼 수는 없었다. (애초에 서울 수도권에 일거리와 문화 서비스 산업이 몰리다 보니 생기는 문제이고, 농업은 앞으로 인구집약 산업과 점점 거리가 멀어질 테니 애초에 건축으로 풀 수 없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건축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에 감흥이 없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충청도 진천군 뤁스퀘어(Root Square)에서 전시가 열려 주말에 시간을 내어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녀 왔다. 오랜만에 한적한 지방도로를 드라이브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든 밥을 먹고 쾌적한 건축 공간을 산책하듯 구경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