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게리 루이비통 메종 서울

2020. 1. 4.

동안 여행 카테고리 게시글이 뜸했던 것은 모두 나의 게으름 탓이다. 소파에 앉아 영화와 드라마와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수많은 휴일들을 되뇌니, 세상에서 자신을 고립시켰던 그때의 내가 못됐다. 새해를 핑계 삼아 시간을 쪼개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생활에 활력이 생긴 탓일까.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 건축물을 보러 마음이 생겼다.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외출했다. 

 

건축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 가장 많이 여행했던 도시는 도쿄다. 도쿄에 가면 거리에 즐비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감상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으로 서울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도쿄가 내심 부러웠다. 그로부터 수년이 흐르며 서울의 건축 지형도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는데, 아마도 변화의 변곡점이 해는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문을 열고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2014년일 것이다. 5 전의 일이다.

 

5 사이 서울에는 (기억 나는 대로 읊자면) 렌조 피아노의 KT 신사옥(광화문),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용산), 안도 타다오의 재능문화센터(혜화), 비니 마스의 서울로(용산), 크리스티앙 포잠박의 하우스 오브 디올(청담), 소피 힉스의 아크네 스튜디오(청담), 네리 후의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신사)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건축가(또는 디자이너) 설계한 건축물(또는 공원) 공개됐. 그리고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이 최근 청담 명품거리에 오픈했.

 

루이비통 메종 서울 외관
루이비통 메종 서울 쇼윈도와 입구
루이비통 메종 서울 외관
루이비통 메종 서울 입구

도쿄에 대한 개인적인 콤플렉스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당시 오모테산도 루이비통에서의 경험과 이번에 방문한 루이비통에서의 경험이, 지난 5 동안 변화한 서울 건축 지형도와 같이 드라마틱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도쿄 오모테산도 루이비통에 방문했을 명품 매장의 위압감에 압도되어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생생한 반면, 루이비통 메종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유쾌했다고 말할 정도로 즐거웠다. 간극은 내가 나이를 먹고 명품 매장에 대한 경험이 늘어난 탓일 있지만, 나는 프랭크 게리의 건축을 포함한 루이비통 재단의 노력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루이비통(LVMH 그룹)과 프랭크 게리의 만남은, 2014년 파리 문을 연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 파운데이션 루이비통에서 시작됐다. 루이비통 재단은 프랑스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소장품을 있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도쿄, 베네치아, 뮌헨, 베이징, 그리고 서울에 컬렉션을 전시한다. 파운데이션 루이비통 같이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의 4층에 올라가면 루이비통 재단의 컬렉션 일부,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각 작품을 만나볼 있는 . 명품 매장에 들어가는 것은 마음에 장벽이 있지만, 미술관을 가는 것은 마음이 프랭크 게리의 건축처럼 가볍다.

 

4층에서 전시를 뒤에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남성복을 둘러보았다. 직원 분이 나를 따라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의 컨셉을 유쾌하게 설명해주었다. 기운에 가세해 난생처음 루이비통의 (지난 연말 행사에서 엑소의 누군가가 입어서 더욱 유명해졌다는 재킷) 걸쳐 보았다. 역시 어울리진 않았지만 색다른 경험에 조금 흥분했다. 이는 명품 매장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에 가까웠다. 그러니 루이비통 메종의 방문을 망설이시는 분이 계신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겠습니다.

 

루이비통 메종 서울 4층 : 루이비통 재단 홍보관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 파운데이션 루이비통 건축 모형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 스케치
루이비통 메종 서울 파사드 구조
루이비통 메종 서울 4층 : 루이비통 재단 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