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터디스 조민석 건축 제주도 오설록 티스톤

2017. 4. 16.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 1순위가 티스톤 방문이었다. 티스톤을 건축한 조민석 건축가의 팬이라서 지어질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터라 제주도에 가면 꼭 가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마침 숙소와 가까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워낙 관광지라 국내 관광객만으로도 꽤 붐볐다. 차 밭이 내다보이는 이니스프리 카페에서 잠시 쉬며 예약한 티스톤 투어&티타임을 기다렸다.


제주 3대 다원중 하나인 서광다원


차밭이 내다 보이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카페


티뮤지엄으로 가는 길에 본 오설록 티스톤


오설록 티하우스를 지나는 사람들


티스톤은 조선 시대 학자이자 제주 지역에 차 문화를 도입한 선구자인 추사 김정희 선생에게서 영감을 받아 매스스터디스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했다. 오설록 티스톤(teastone)은 차(tea)와 벼루(inkstone)을 뜻한다. 공간 역시 벼루를 닮아 검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벼루에 먹이 고인 듯이 작은 연못이 있다.


입구에서 2층으로 곧장 오르면 삼각형 형태의 전시실 겸 대기실에 이른다. 이곳에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2개의 스크린에 전시되는데, 추사의 작품인 세한도를 비롯한 서화를 디지털로 재해석하여 추사의 삶을 기렸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방향에서 본 오설록 티스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방향에서 본 오설록 티스톤


오설록 티스톤 연못


오설록 티스톤 하부 디테일


작품 감상과 티스톤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끝난 뒤 문이 열리고 티타임을 가질 강의실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붓글씨 쓰기 시간에 벼루에 먹을 갈 때면 그랬던 것처럼, 공간에 들어서니 절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서로 교차하며 건물을 지탱하는 나무 천장 구조 틈으로 자연 빛이 부드럽게 실내를 비추었다. 천장 구조로 인해 세 면이 경계 없이 유리로 마감되어 자연에 탁 트인 풍경이 무엇보다 압권이었다.


본격적으로 티타임 시간이 시작됐다. 최대 20명까지 예약할 수 있는데, 내가 들어간 시간에는 나를 포함하여 7명이서 티타임을 가져 여유롭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 간간이 비가 내려 야속하기만 하던 날씨도, 티스톤 안에서 보고 있으니 아름다웠다.


오설록 티스톤 입구


오설록 티스톤 티타임


오설록 티스톤에서 본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티타임에는 단순히 차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차 전문가와 30분가량 다도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같은 찻 잔이라도 왼쪽이냐, 오른쪽이냐에 따라 역할이 달랐고 차를 우리는 시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랐으며, 내리는 순서와 방법 하나에도 예절이 있었다.


차는 뜨거운 물어 팩을 담갔다가 빼는 게 다인 줄 알았던 내게 감명 깊은 시간이었다.


오설록 티스톤 티타임


오설록 티스톤 티타임 테이블 세팅


티스톤 위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15이고 티타임 가격은 1인당 1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