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6.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과 '스토리지'에 다녀왔습니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와 '언더스테이지' 바로 옆 건물에 있어서 음악을 주제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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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
Hyundaicard Vinyl&Plastic
외벽은 ‘아카시 니할라니(AAKASH NIHALANI)’의 작품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뮤직라이브러리가 현대카드 회원만 이용할 수 있었다면, 바이닐&플라스틱은 모든 대중에 열린 공간입니다. 또한, 기존 트래블라이브러리에서 여행 파생상품을 판매하긴 했으나, 바이닐&플라스틱은 완전히 판매 중심의 공간이라 기존에 현대카드가 선보여온 문화 공간과 결이 다릅니다.
바이닐&플라스틱에는 장르와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50년대 이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약 4,000여 종의 바이닐과 8천여 종의 CD를 큐레이션 해 판매한다고 합니다.
1층에 있는 '바이닐 200 픽스 코너'에서 바이닐 200장을 감상할 수 있고, ‘뮤직 액세서리숍’에서는 헤드폰/이어폰, 핸디스피커, 턴테이블, 티셔츠, 피규어 등 다양한 음악 관련 소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2층에서는 '플라스틱 픽스' CD 음악을 감상하며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고 DJ 라이브 공연도 열린다고 합니다.
지난주에 바이닐&플라스틱 앞에서 소규모 음반 매장의 시위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시위에 대한 김밥레코즈의 SNS 게시글을 읽어보니 삼자의 입장에서 자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나 봅니다.
"아시다시피 중고 레코드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현대카드 매장이 중고 레코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금 이런 저런 작업들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공격적으로 중고 매입을 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부작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밥레코즈 게시글 전문 읽기
뮤직라이브러리는 전시를 위한, 보여주기 위한 라이브러리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거대자본을 쥐고 있는 대기업이 '왜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명분과 정의 없이 마냥 '대중이 원해서', '멋지니까' 혹은 '하고 싶어서'라는 입장은 무리라고 봅니다. 그동안 진행해 온 문화 공간이라기 보다, 첫 번째 '상업'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드림 프로젝트나 재래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디자인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뮤직라이브러리와 바이닐&플라스틱은 이런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김밥레코즈에서 의견을 말했듯, 음악에 뜻이 있다면, 더 좋은 방향과 속도가 있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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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현대카드 스토리지
Hyundaicard Storage
바이닐&플라스틱 지하는 2층 규모의 전시 공간인 스토리지입니다. 기존의 화이트 큐브 갤러리를 탈피하고 건축 디자인 필름을 포괄하는 폭넓고 실험적인 전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첫 전시로 현대카드의 프로젝트 전반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트레이스 Traces: The Origins of Hyundai Card Design]가 열리고 있습니다. 앞서 가회동 디자인라이브러리 1층에서 현대카드 디자인 프로젝트를 묶은 [인상 IMPRESSION] 전시가 열리기도 했는데, 그것을 더 넓은 공간과 더 다양한 프로젝트로 확장한 전시입니다.
공간, 콘텐츠, 제품 등 다방면으로 문화 사업을 벌이는 만큼, 이 모든 걸 한 전시로 일목요연하게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추적이란 뜻의 트레이스라는 제목처럼, 주어진 동선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살필 수 있도록 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전공이 인테리어 디자인인 이기도 하고, 다른 내용은 인상 전시에서 봤던 지라, 드림프로젝트, 봉평마켓, 송정마켓, 가파도프로젝트, 오피스 등 공간 프로젝트를 모형과 건축가 인터뷰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살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이닐&플라스틱 공간까지 전시 공간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mmmg 건물처럼, 한남동의 가파른 언덕길을 활용해서 위와 아래를 잇는 통로의 역할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동안 컬처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전시 기획을 해온 현대카드의 역량과 역할을 바탕으로 좋은 기획전시를 펼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