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문화샤넬전─장소의정신≫ 리뷰

2014. 9. 4.

 

 

 

디자인을 공부하면서도 패션은 정말 알 수 없었다. 화려한 패션쇼에 매료되다가도 남들의 시선을 즐기고자 명품을 즐기는, 소위 말하는 된장남·녀를 보면 재수가 없다. 패션은 어떤 예술분야보다도 삶과 밀착해 있다. 세련된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넘치고 유행에 뒤처지거나 너무 과하게 신경 쓴 패션은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게 만든다. 값비싼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며 남들의 시선을 즐기기도 하고 나 스스로 만족하기도 한다. 이런 복잡한 패션을 머릿속 한편 서랍에 정리하고 싶다면 패션이 탄생한 시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DDP ≪문화샤넬전─장소의정신≫ 리뷰

 

≪문화샤넬전─장소의정신≫ 소위 우리가 알고 있는 '패션'이 탄생한 시대를 가브리엘 샤넬을 중심으로 다룬다. 루이뷔통, 샤넬, 구찌, 프라다 와 같은 명품을 단지 '명품'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에게 그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돌이켜 볼 기회를 제공한다.

 

시대를 담는, 이런 전시는 많아져야 한다. 세대와 사회의 격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문화샤넬전은 가브리엘 샤넬의 삶을 녹아낸 10가지 주제를 통해 시대와 장소 그리고 문화를 꿰뚫는다. 이 전시에는 파리, 베니스,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의 장소를 배경으로 종교, 산업혁명, 세계대전, 여성의 사회진출, 귀족문화 근대문화의 격변기를 샤넬의 예술을 통해 보여준다. 샤넬은 달리, 피카소, 헤밍웨이, 앤디 워홀, 마돈나 등 시대의 아이콘을 얽기 설기 엮는 또 하나의 아이콘이다.

 

전시 큐레이터 장 푸로망이 10개의 정거장으로 전시를 기획해 단순한 시간순으로 파악할 수 없는 샤넬의 격정적인 삶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다각도로 굽어진 샤넬 하우스의 거울을 보는 듯 그녀의 눈부신 삶을 담고 있다.

 

≪문화샤넬전─장소의정신≫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 10월 5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컴컴한 정류장에 연관성을 찾기 힘든 작품들을 마주하는 게 (어쩌면) 지겨울 수 있으니 꼭 해설과 함께 관람하길 권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10개의 장소로 나뉜 작품과 영상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www.culture-chan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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