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파노라마 463 리뷰

2014. 11. 5.

 

베스트셀러 건축책

4년전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알랭드보통의 '행복의 건축'이 올랐다. 그 후로 베스트셀러 코너에 건축 서적은 오르지 않았다. 아마 그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건축은 건축가에게 조차 어렵고 복잡하지만, 인간은 건축과 떨어져 있는 순간이 없을 만큼 가깝기도 하다. 알랭드보통은 건축의 위대함이 아닌 일상에서 마주치는 따듯하고 장난스러움을 말했다.

 

내생의 첫 텀블벅 후원

매거진파노라마는 ‘엄마도 읽을 수 있는 건축 잡지’다. 그만큼 건축을 쉽게 말하기 위해 노력했다. 작년 이맘때쯤 1호가 발행되고 며칠 전 3호가 발행된 비정기 독립잡지로 매 호 버스 노선을 따라 건축을 이야기한다. 텀블벅으로 후원받고 스스로 모인 에디터와 포토그래퍼가 함께 만드는 훈훈한 분위기다. 훈훈한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책의 완성도도, 내용의 콘텐츠도 훈훈해야 한다. 매거진파노라마 3호는 내 생에 첫 텀블벅이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가난한 신입사원이지만 주머니 탈탈 털어 후원금을 밀어 넣었다. 그만큼 지난 호가 마음에 들었다.

 

한강을 두번 지나는 463번 버스

이번 호의 노선은 한강을 두 번 지나는 463번이다. 자발적으로 모인 에디터가 463번 버스를 타고 가는 풍경 중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했다. 랜덤으로 모인 에디터들 답게 글 구성이 다채롭다. 필자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 있는가 하면 건축에 관한 글이라기 보다 문학소설에 가까운 글도 있다. 한강을 두 번 지나는 버스노선 답게 한강의 다리에 대한 깨알정보를 포근한 글과 일러스트로 담기까지 했다. 전체적인 글이 건축설계가 아닌 공간경험, 이야기 위주로 풀려서 ‘엄마도 읽을 수 있는 건축 잡지’라는 컨셉에 잘 맞아떨어진 것같다. 아직 자세히 읽지 못한 글이 많은데 매일 밤 탐독하련다.

 

발행인 인터뷰

매거진파노라마 1호가 인쇄되던 날 공간학생기자로 취재차 이창원 발행인을 인터뷰한 적이있다. 매거진파노라마의 이해를 돕고자 일여년 동안 메일함에 갖혀있던 인터뷰내용을 첨부한다. (대화로 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고 이번 블로그 글에 맞게 편집한 내용으로 문맥상 오류가 있어도 양해 바랍니다.)

건축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야에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건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매체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독립매거진'을 해야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구요, 평소 관심 있고 해보고 싶은 일으로 시작한 것인데 결과물이 '독립매거진'이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네요. 기존 건축매거진에 불만은 없었어요, 다만 부재된 것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비전공자가 건축잡지를 보는데 한계가 있어요. 쉽게말해 '우리 엄마도 읽을 수 있는 잡지' 를 만들고 싶었어요. 매거진 파노라마를 제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본업이 아닌 사람들이 함께 제작하다 보니 시간을 맞추는 등의 문제도 어려웠어요. 자본에서 독립하는데 과거에 비해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소셜펀딩과 SNS를 통해 홍보가 가능해요. 소셜펀딩 '텀블벅'과 'SNS'를 통해 기존 출판시스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그래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네요. 독립매거진이 활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넓혀지고 있어요. 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거예요. 새로운 사람이 참여를 하더라도 매거진을 지속하기 위해 운영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가능한 최대한 지속하고 싶어요.
본 업은 학생이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어요. 아직 독자의 반응을 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람'이라고 하기엔 이른것 같네요. 그나마 만족하는 점이 있다면 제작과정에서 글쓰고 사진찍는 실력이 향상된 것과 텀블벅을 성공한 것이에요. 매거진쪽으로는 지간이 지나고 돌아 봤을 때 '예비건축가들이 목소리를 내는 시도가 있었다."라고 생각되었으면 좋겠어요. 지속 가능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가벼운 건축을 하고싶구요. 지금의 건축은 일반인이 느끼기에 다소 무겁다고 생각해서요, 다시말해 쉽게 다가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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