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3.
서울스냅(SEOUL SNAP) 리뷰
잡지 신간코너 소개에 실을 책을 찾던 중 서울스냅 사진책을 발견했다.
'당신의 서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여행자의 눈으로 서울을 바라보았습니다.'
서울스냅은 몇달 전 텀블벅에서 먼저 봤다. 책 발행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세상에 빛을 보다니 후원하진 않았지만 뭔가 훈훈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소개하기 위해 포멀노멀의 김규형 작가에게 메일을 보냈다.
"책을 소개하고 싶은데 책과 보도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몇시간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 주소를 보니 근처인데 직접 가져다 드릴까요? 아니면 프로젝트 전시장에서 뵐까요?"
서울스냅 1984 전시회
홍대 1984 복합문화공간에서 책을 팔고 사진 전시회도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저녁에 보기로 하고 직접 만나서 프로젝트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프로젝트를 향한 작가의 애착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홍익대 일반대학원을 졸업하고 마케팅 회사에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해외 여행을 하고 돌아온 서울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상의 시각으로 보던 서울을 여행자의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2007년부터 지금까지 찍어온 사진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게 됐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고 포멀노멀(Formal Normal)이란 이름의 작은 회사도 차렸다. 이날도 회사를 신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책에는 300 컷 정도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도 있고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 DSLR로 찍은 사진이 섞여있다고 한다. 책 제목이 서울스냅이니 정말 스냅샷으로 찍은 것을 모아 간추린 것이다.
시적인 사진
사진은 문장과 닮은 점이 많다. 둘은 정적인 매체로 정보를 담는다. 문장이 그렇듯 여러 사진을 이으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또한, 사진에도 시가 있다. 고 박경리 소설가의 유작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남 몰래 시를 썼기 때문인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시는 인간의 삶의 안식처다. 몇 개의 사진 필터와 단순한 알고리즘의 SNS 서비스 인스타그램(Instagram)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SNS 유저의 안식처가 되는 것은 시적인 사진의 힘 때문이다.
일상을 다르게보는 힘
스냅서울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사진 시집이다. 종이 매체의 특성을 살려 왼쪽페이지, 오른쪽 페이지의 관계를 엮어 하나의 시가 된다. 그리고 수십장의 시가 모여 하나의 주제를 만든다. Figure, Color, Moment, People, Silhouette 등 총 5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 People을 다룬 장이 가장 와닿는다. 서울이라는 일상의 아름다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진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그 모습에서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거꾸로 주변의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1984에서 전시가 끝나면 사진을 주로 찍었던 압구정, 삼청동 등으로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열정으로 가득한 작가를 앞에두고 이야기를 나누니 일상에 찌들어 지내던 나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것같았다. 마치 서울스냅을 보고 서울을 다르게 보게 된 것처럼. 이제 막 비상하려는 젊은 작게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