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5.
뮤지엄은 대중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문화를 재생산하는 21세기 도시의 주요 자산이다. 뮤지엄을 통해 쇠퇴하던 산업도시에서 활기 넘치는 문화도시로 완전히 바뀐 빌바오와 버려진 섬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예술의 낙원으로 탈바꿈한 나오시마 섬이 이를 증명한다.
기능이 다 같은 뮤지엄이라 할지라도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뮤지엄 건축도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21세기에 들어 전 세계 도시에 지어진 뮤지엄은 어떤 배경으로 누가, 어떻게 지었을까? 그리고 뮤지엄들이 공유하는 새 시대의 가치는 무엇일까?
21세기 새로운 뮤지엄건축
서민우·서상우·이성훈 지음 | 496면 | 58,000원
기문당 | (02)2295-6171
책은 2000년 이후 뉴욕, 파리, 베를린, 런던, 도쿄, 요코하마 등 16개 도시의 뮤지엄 컴플렉스 조성사례와 함께 한국 문화정책과 뮤지엄 건축을 엮어 세계 속 한국 뮤지엄의 위치를 파악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110여 개가 넘는 뮤지엄 사례연구를 이미지, 도면, 스케치, 건립배경, 가치 등과 함께 싣고 연보로 정리해 21세기 뮤지엄 건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방대한 사례연구를 바탕으로 21세기 뮤지엄 건축이 공유하는 시대 가치를 여섯 가지 단락으로 분석했다. 이슬람 아트 뮤지엄, 삼성미술관 리움, 지니어스 로사이와 같이 지형과 배치를 주된 건축개념으로 한 ‘지역적 컨텍스트’, 뉴 테이트 모던 갤러리, 베를린 유태인 뮤지엄, 드레스덴 군사 뮤지엄 등 기존 건물을 재해석한 ‘재생과 확장’. BMW 벨트, 폴클레센터, 서울대학교 미술관과 같이 개별 정체성을 강조한 ‘뮤지엄 개별성’, 메츠 퐁피두센터, 21세기 내셔널 아트 뮤지엄, 도쿄 21-21 디자인사이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등 뮤지엄의 공공성을 극대화 한 ‘공공성의 확장’, 나셔 조각센터, 시애틀 올림픽 종합공원 등 주변 환경과 조화를 꾀한 ‘자연과의 융화’, 유럽 유태인 학살 추모관, 나오시마 재생 프로젝트, 내셔널 9•11 뮤지엄과 같이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설립한 ‘도시의 문화풍경’이 있다. 백과사전식으로 정리된 책을 서재에 꽂아두고 21세기에 뮤지엄의 역할과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