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7.
알마출판 ≪고종석의 문장≫ 리뷰
작년 공간 학생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왔다. 글쓰기가 전공이 아니니 독학으로 공부해야 했다. 학생기자 담당 기자님이 꼼꼼히 첨삭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됐지만 보다 근본적인 좋은 글쓰기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서점에서 관련 서적을 뒤지고, 분야 베스트셀러, 신간을 찾아 읽기도 했다. 그러면서 도움이 되긴 했지만 가슴에 와닿거나 두고두고 생각나는 글쓰기 책은 없었다. 그 후로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됐고, 지난 달 땡스북스에서 ≪고종석의 문장≫이란 책을 발견했고 중간중간 읽어보고 바로 구매했다.
책을 읽으며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말이 생각났다. 지금껏 나왔던 글쓰기 책은 저자가 독자적으로 터득한 글쓰기 방법을 알려줬다. 하지만 고종석씨는 달랐다. 언어학 전반에 걸친 방대한 이론을 배경으로 설명한 후 많은 예제를 바탕으로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좋은 글쓰기에 대해 설명했다. 좋은 글쓰기란 정답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에 좋은 글쓰기가 무엇인지 독자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줬다. 좋은 글쓰기가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특징과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어를 지금껏 사용하면서 이에대해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던게 부끄럽게 느낀 책이었다.
그러니, 고기잡기에 비유하자면 고기의 습성, 낚시대의 원리, 낚시에 필요한 것들, 좋은 의자, 밤낚시의 묘미 등을 설명해 줬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이 3개월 간의 강의를 엮어 글도 이야기하는 투다. 딱딱하지 않고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다. 편집자의 능력도 대단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