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9.
문학동네 켄시걸 <미친듯이 심플> 리뷰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들게된 이 책. 스티브잡스의 경영 철학과 그 실제를 마케팅을 중심으로 현장감 있게 전달한다. 저자가 서론에서 밝혔듯 난 스티브잡스가 이끌던 애플사 사무실 벽에 붙은 한마리 파리 처럼 느껴졌다. 저기 멀리서 스티브잡스가 걸어오는 것도 봤고 회의하는 내용도 옅들었으며 그가 즐거워하고 화내는 모습을 봤다.
경영서적, 디자인을 공부한 나로서는 특히 디자인 경영서적을 몇 권 감명깊게 읽은 경험이 있다.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와 케빈 로버츠의 <러브 마크>가 그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존경하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읽게되었고 10년이 다 된 책들을 통해 드넓은 디자인 경영의 바다로 입문 했던것같다 . <미친듯이 심플>은 내 스스로 집어든, 10년 전이 아닌 지금의 책이다. 책을 사고 4일 간 가방에 꼭 넣고 다니며 틈만나면 읽었다. 이렇게 몰입하고 안달나 읽은건 처음이다.
저자 켄시걸은 애플, 인텔, 델, IBM, BMW 등 세계 최고기업의 광고와 마케팅을 맡아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다 같은 클라이언트지만 그는 애플의 정신이 된 스티브잡스의 방법을 유독 사랑한다. 그건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바로 미친듯한 심플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끌어온 심플함의 철학을 11가지 챕터로 나눴고 각 챕터마다 현장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경영·마케팅 서적이지만 이토록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잡스라는 인간을 중심으로 소개되기 때문이다. 각 장마다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듯 드라마틱한 잡스의 경영 이야기가 담겼다. 자신이 만들고 최고로 키워낸 회사에서 쫓껴났다가 다시 돌아와 제 2의 부흥기를 이끈, 획기적인 제품으로 전 세계인의 삶에 깊숙히 관여한 스티브잡스라는 인간의 감동적인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전설적이면서도 매우 전략적인 광고들, 최소화된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신제품 개발을 위한 회의 등 풍부한 에피소드가 담겼다. 브랜드, 디자인, 광고, 마케팅, 엔지니어링 분야를 막론하고 꼭 읽어보고 시대의 정신을 공유 공감했으면 좋겠다.
블로그의 서평이 아닌 직접 한장한장 손으로 그의 이야기를 넘기며 가슴으로 심플하게 전해지는 무언가를 느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