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5.
킨포크 Vol.1 리뷰
오늘 대구 교보문고에 따끈따끈 들어온 킨포크 첫 호를 집어들었다. 살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직접 방문하고 목차에 '블로거 친구 만나기'란 제목을 보고 구매해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구매 후 기차에서 30분 가량 읽은 후 간단히 어떤 느낌인지만 블로그에 정리해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영감을 받았다.
"내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해,
나머지 하나는 사교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월든WALDEN》
우선 구성이 간결하고 따듯했다. 홀로, 둘이서, 그리고 여럿이. 첫 페이지에 적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 그대로다. 홀로 즐기는 고독에 대해, 둘이서 느끼는 우정에 대해, 여럿이서 즐기는 사교에 대해 담담히 담았다. 이 얼마나 심플하고 가슴에 와닿는가. 이렇게 목차만 읽고도 가슴이 따듯해진 책은 처음이다.
몇 글과 사진을 읽고 보며 느낀 첫 인상을 아이폰에 기록해 둔 것은 이렇다.
이국적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모인 것같다.
단 둘이 속삭이듯 대화하는 느낌이다.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읽고싶다.
대단하진 않지만 기분 좋은 아날로그 에세이.
일상이 새롭다, 그런 점에서 여행을 하는 기분.
빠듯한 세상살이에 잊고 지내던 감성이 복받쳤다. 각 글과 사진마다 그 곳의 공기가 보고있는 내 공간에서까지 피부로 느껴지는 듯했다. 몇몇 흥미로운 제목의 글만 스킴했지만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은 이 책을 구매하게 만든 '블로그 친구 만나기'였다. 온라인상에서 친한 블로그 친구를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난다는 내용이다. 화자가 블로그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의 감정변화, 음식점의 분위기, 블로거친구가 걸어들어와 자연스럽게 건낸 따듯한 포옹. 이 모든 것을 짧은 글과 몇 몇 사진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킨포크에는 이런 소소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외에도 냅킨사용법, 낚시준비물과 같은 일상의 관계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니 단순 감성에 치우치지 않은, 감성과 실용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따듯한 사진과 함께 유지하고 있다.
킨포크(Kinfolk : 친족이나 가까운 사람)는 2011년 포틀랜드에서 창간된 '글로벌 감성 실용 매거진'이다. 꽤 긴 소개인데 한 단어 한 단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국어판은 '책읽는 수요일'에서 발행한다. 시즌별로 커다란 테마아래 '요리하기', '만들기', '하기' 를 안내한다고 한다. 현재(2013.5) 외국어 판은 볼륨.11 까지 나왔다.
아까 아이폰 메모장에 적었듯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킨포크를 읽고 싶다. 조용한 주말 오후나, 잠들기 전이 좋을 것같다. 내 마음 속 감성의 고양이를 무릎에 앉혀 조용히 쓰다듬어주는 기분이랄까. 당분간 킨포크 읽기에 빠져 지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