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를 1년 동안 타고 느낀 점

2025년 11월 11일 사업/라이프 댓글 0개

첫 차로 코나를 5년 동안 타다가 작년 10월 BMW 5시리즈를 사업자 리스로 계약해 1년이 조금 넘게 탔다. 차량 가격의 50%인 3천만 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을 5년 동안 이자와 함께 납부하며 개인 사업자 경비 처리한다. 매달 나가는 돈은 약 80만 원이고 주유 및 보험 비용까지 합치면 전체 지출은 약 100만 원 수준이다. 부가세 10%와 종합소득세 약 40%를 감안하면 실제 체감 비용은 매달 약 50만 원 정도다. 1년 동안 운행하며 느낀 점을 기록해 본다. 글 말미에는 자차 구매 대신 리스를 선택한 이유를 정리한다.

BMW 5시리즈를 1년 동안 타고 느낀 점


하차감이 좋다 = 자존감이 높아진다

BMW 5시리즈가 하차감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차를 타보기 전에는 그 말이 타인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 좋다는 뜻으로 단순하게 이해했다. 하지만 1년 동안 직접 운전해 본 결과, 그 말의 핵심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만족감에 있었다. 이전보다 차분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운전하게 되어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량을 만나도 화가 덜 나고 자연스럽게 한 박자 양보하게 된다. 여유가 생기니 주변 상황을 더 넓게 보게 되고, 양보를 받을 때도 미안함보다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상의 자존감이 조금씩 쌓이며 운전이라는 행동 자체가 삶의 리듬을 부드럽게 조절해 주는 경험이 되었다.

 

피로도가 낮아 생활 반경이 넓어진다

외부 소음이 차단되어 운전과 사색, 또는 동승자와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드라이브 기어에서 차가 아주 천천히 움직여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고, 그 덕분에 급발진이나 급정거를 할 일이 줄어들어 운전 피로도 또한 크게 낮아진다. 동승자 역시 편안함을 느낀다. 운전자 보조 기능은 고속주행뿐만 아니라 도심 정체 구간 주행에서도 발을 떼어도 되어 운전 부담이 줄었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뛰어나 속도를 내더라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아 불안함 없이 주행할 수 있고, 이러한 합이 결국 ‘좀 더 멀리, 좀 더 자주’ 떠나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준다. 생활 반경이 넓어져 일상에서 더 많이 보고 느끼게 되었다.

 

계층 사다리를 오르는 즐거움과 두려움

계층을 흔히 사다리에 비유한다. 높은 곳에 오를 때 높은 풍경은 아름답지만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찔하다. 계층을 오를 때도 위만 바라보며 목적을 향해 오를 땐 즐겁지만 내려다보면 행여나 미끄러질까 심리적 두려움이 커진다. 한 번 오른 곳에서 내려가기 어려운 마음의 장벽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보면 능력 밖의 사다리를 오르면 그 자리를 지키느라 무리를 하게 되고 삶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더 좋은 차나 더 좋은 집은 삶의 긍정적인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이를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하며 자산 대비 레버리지를 얼마나 쓸지 결정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

 

자차보다 리스? 절세보단 자유를 위한 선택

자차로 구매할지 리스로 구매할지 고민을 오래 했다. 자차로 구매해도 감가상각을 반영해 세금 처리가 가능하니 결국 구매 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는 가장 효율적이다. 그런 점에서 현금 100%로 할인을 최대로 받아 구매하는 것이 절세에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리스를 선택한 것은 자유로움 때문이다. 리스 5년 만기 뒤에 차량을 개인 명의로 인수하거나 다른 차량으로 변경할 선택지가 열린다. 또한 중간에 리스 승계 또는 중고 판매를 통해 새로운 신형 BMW로 갈아탈 수 있도록 딜러가 지원해 주기도 한다. 사고 등 차량 감가가 발생해도 리스 차량이라 심리적 부담이 적다. 언제든 신형 모델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좋다.

BMW 5가 앞으로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