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파비안 밀러 빛으로 그린 추상화… 카메라 없이 사진을 찍는 실험

2025년 07월 31일 리서치/예술

수평선에서 시작된 사진 세계

영국 작가 개리 파비안 밀러(Garry Fabian Miller)는 사진기의 렌즈가 아닌 빛 그 자체를 매개로 작업을 이어온 작가입니다. 1970년대 19세에 처음 사진 작업을 시작한 그는, 동일한 바다와 하늘 풍경을 시간과 빛의 변화만으로 기록한 연작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바라본 수평선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현실과 추상의 경계,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이후 그의 작업은 점차 카메라를 벗어나 빛과 색, 재료 자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현재 웨일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Morwelion, The Sea Horizon’은 이러한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망합니다.

Garry Fabian Miller, The Middle Place: A Radiant Descent, 2012 (Image credit: © Garry Fabian Miller.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Ingleby, Edinburgh)

 

어둠 속에서 빛을 담다

1980년대 중반, 밀러는 사진기를 완전히 버리고 암실에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그는 나뭇잎, 나무 껍질, 색유리, 액체 등 반투명 재료를 이용해 빛을 인화지에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창조해냈습니다. 초기에는 식물을 확대기에 넣어 직접 빛을 투사해 생생한 빛의 잎사귀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19세기 초폭스 탤벗(Fox Talbot)이 식물이나 레이스, 깃털을 직접 감광지에 올려 실루엣을 남겼던 초기 사진 기법을 떠올리게 합니다. 밀러의 작업은 그러한 시각적 경이감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빛과 화학, 그리고 사라지는 재료

그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었던 시바크롬(Cibachrome) 인화지가 2012년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밀러는 전 세계를 돌며 재료를 구하는 데 수년을 보냈습니다. 그는 이 시기를 마치 불법 약물을 찾는 것에 비유하며, 예술이 처한 물질적 한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8년간 이 방식의 작업을 지속하며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최근 밀러는 방광암 진단을 받으며, 오랜 암실 작업과 유해 화학물질의 연관성을 되짚고 있습니다. 이는 작업 방식뿐 아니라 작가의 삶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친 계기였습니다.

Garry Fabian MillerSections of England, The Sea Horizon, No. 40 1976-77, 2023 (Image credit: © Garry Fabian Miller.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Ingleby, Edinburgh)
Garry Fabian Miller Cow Parsley (Swaledale), 1987 (Image credit: © Garry Fabian Miller.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Ingleby, Edinburgh)

환경과 몸을 위한 새로운 시도, ‘색의 세 에이커’

밀러는 최근 ‘세 에이커의 색(Three Acres of Colour)’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은 화학적 염료 대신 식물을 길러 천연 염색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환경에 덜 해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입니다. 동시에 이는 자신의 건강 문제를 마주한 작가로서, 물성과 색,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재고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밀러는 빛이 종이에 남기는 흔적을 통해 여전히 경이로움을 느끼며, 새로운 방법으로 그 감각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그가 추구하는 ‘빛의 예술’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전시를 통해 만나는 한 작가의 평생 실험

이번 전시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닌, 한 예술가가 재료와 기술을 탐구해온 평생의 궤적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Morwelion, The Sea Horizon’은 예술과 과학, 감각과 사유 사이를 가로지르는 밀러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특히 수평선이라는 테마는 그가 끊임없이 재해석한 공간이며, 사진이라는 매체를 넘어서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지점입니다. 에든버러의 잉글비 갤러리(Ingleby Gallery)는 2026년 6월까지 이 전시를 개최하며, 그간 보기 힘들었던 밀러의 주요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빛을 통한 사진의 본질을 되묻는 전시이자, 물질 너머의 예술을 실감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Garry Fabian Miller A Lost Colour World, 2019 (Image credit: © Garry Fabian Miller.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Ingleby, Edinburgh)
Garry Fabian MillerSites of Departure: The Book, 2019 (Image credit: © Garry Fabian Miller.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and Ingleby, Edinbur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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