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3.
상징적인 로고를 파괴한 용기, 그러나 환경 개선은 여전히 갈 길 멀다
코카콜라(Coca-Cola)는 브랜드 가이드라인의 금기를 깼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펼쳐지는 새 캠페인 ‘Recycle Me(나를 재활용해줘)’에서, 이 글로벌 브랜드는 자사의 상징적인 로고를 구겨진 음료캔처럼 변형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평소라면 허용되지 않을 로고 왜곡이지만, 이번엔 예외다. 캠페인의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재활용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압축된 로고, 강력한 메시지
뉴욕의 광고대행사 오길비(Ogilvy)가 제작한 광고 영상에서, 빨간 코카콜라 캔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압착된다. 그리고 캔 옆면에 쓰인 ‘Recycle Me’ 메시지와 함께, 찌그러진 상태의 흰색 로고가 드러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찌그러진 캔처럼, 캠페인 로고도 매번 다르게 변형되어 등장한다. 브랜드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을 촉구하는 직접적 시각 언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하라”는 메시지 이전에, 코카콜라의 책임은?
하지만 문제는 메시지의 진정성이다. 코카콜라는 최근 더 가볍고 얇은 플라스틱 병을 발표하고, 2019년부터는 6팩 링을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대체하는 등 변화의 노력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지난 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전체 브랜드가 표기된 플라스틱 쓰레기 중 11%가 코카콜라에서 나왔고, 이는 2위 펩시코(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캠페인의 창의성은 인정, 행동은 아직 미흡
이번 캠페인은 시각적으로 뛰어나고,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을 유연하게 활용한 좋은 예다. 구겨진 로고마저도 곧바로 인식 가능한 브랜드의 힘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비주얼 캠페인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제품 생산과 포장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느냐는 점이다. 브랜드가 이미지를 구겨도, 그 이미지가 전하는 메시지는 소비자에게뿐 아니라 기업 자신에게도 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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