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5.
산업 창고에서 문화 공간으로
국제 건축 스튜디오 와이 아키텍처(WHY Architecture)가 태국 방콕에 새롭게 조성 중인 현대미술관 ‘딥 방콕(Dib Bangkok)’의 외관을 공개했습니다. 이 미술관은 1980년대 산업 창고를 개조해 탄생하며, 오는 2025년 12월 공식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총 면적 6,596㎡ 규모의 건물은 톱니 지붕과 넓은 유리 파사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창고의 구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습니다. 설계는 기능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고려해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국제성을 모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현지와 세계를 잇는 예술의 다리
딥 방콕은 태국 실업가 푸라트 오사타누그라(Purat Osathanugrah)가 고인이 된 부친 페치 오사타누그라(Petch Osathanugrah)를 기리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페치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기반으로 미술관을 구성하며, 태국과 세계 미술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는 방콕이 지닌 역동성과 창조성을 반영해, 이 미술관을 “글로벌 아트 신(scene)과 태국을 잇는 진정한 창의적 오아시스”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태국 작가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건축 디자인에 담긴 철학
딥 방콕은 총 3층 규모로, 11개의 전시 공간과 조각 정원이 있는 야외 공간, 바와 티룸, 갤러리 샵 등을 포함합니다. 건물은 지상층을 중심으로 넓은 타일 마당과 곡선형 계단, 그리고 외부에서 옥상 이벤트 공간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구조가 특징입니다. 특히 콘크리트와 유리, 모자이크 타일이 어우러진 재료 사용은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불교적 ‘깨달음’의 개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WHY Architecture는 공간의 간결함이 사색을 유도하고, 건축 그 자체가 경험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전시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
지상층은 콘크리트 기둥으로 나뉜 다소 어두운 전시 공간이 형성되어 있으며, 2층은 톱니 지붕에서 유입된 자연광이 흰 벽면을 부드럽게 밝히는 구조입니다. 이 외에도 원뿔 형태의 ‘채플’ 갤러리와 외부 물 요소 위에 놓인 콘크리트 플랫폼이 존재해, 예술과 명상이 만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박물관은 오픈과 함께 자체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 ‘보이지 않는 존재(Invisible Presence)’를 개최할 예정이며, 태국 작가 몬티엔 분마(Montien Boonma)와 리 불(Lee Bul),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알리샤 콰데(Alicja Kwade) 등의 대형 설치 작품도 선보입니다.
동남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거점
딥 방콕은 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건축은 태국 방콕과 파리,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소를 두고 활동 중인 와이 아키텍처가 담당했으며, 향후 다채로운 전시와 예술 교류를 통해 지역 문화와 글로벌 아트 신을 연결하는 중심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방콕은 이 미술관을 통해 세계 미술 무대에서 한층 더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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