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3.
2025년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에서 개최되는 ‘엑스포 2025 오사카’는 전 세계 158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박람회입니다. ‘우리 삶을 위한 미래 사회의 설계’를 주제로, 각국의 문화와 기술이 담긴 파빌리온들이 대중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는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한 10개의 주목할 만한 파빌리온을 소개합니다.
바레인관 – 목재로 표현한 항해의 기억
레바논 출신 건축가 리나 고트메(Lina Ghotmeh)가 설계한 바레인관은 전통 바레인 선박인 다우(dhow)를 모티브로 한 목재 구조물이 인상적입니다. 이 선박은 과거 동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무거운 화물을 나르던 운송수단이었습니다. 건축가는 이 구조를 통해 바레인의 해양 유산과 함께 일본 목공예 전통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자연 소재와 간결한 선이 어우러져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연출합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지점에서 관람객들은 바레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마주하게 됩니다.
카타르관 – 전통 선박과 일본 목재 공법의 융합
카타르관은 일본의 대표 건축가 쿠마 켄고(Kengo Kuma)가 설계하고, 네덜란드 건축 스튜디오 OMA가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목재 구조에 팽팽한 흰색 패브릭을 덮은 외관은 다우 선박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쿠마는 또한 포르투갈관도 설계했는데, 밧줄로 감싸 바람에 흔들리는 구조를 통해 해양 국가로서의 유산을 표현했습니다. 카타르관은 형태적으로는 간결하지만, 내면적으로 깊은 상징성을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일본과 중동 문명의 교차점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관 – 전통 마을에서 영감을 얻다
영국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는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마을에서 영감을 받아 파빌리온을 설계했습니다. 여러 개의 각진 건물들이 좁은 통로로 연결되며 중앙에는 안마당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입구는 사우디 토종 식물들로 장식된 전정으로 구성되어 관람객을 환영합니다. 내부 전시는 59 프로덕션스와 스퀸트/오페라가 제작한 몰입형 시청각 콘텐츠로 구성되어, 방문객이 사우디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현대성과 전통의 조화가 이 파빌리온의 핵심입니다.
오션 돔 – 종이와 탄소섬유가 만든 해양의 메시지
반 시게루(Shigeru Ban)는 세 개의 돔 구조물을 통해 오션 돔(The Ocean Dome)을 설계했습니다. 각 돔은 종이 튜브, 대나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었습니다. 비영리 단체 제로 에미션 연구 이니셔티브(ZERI)가 의뢰한 이 파빌리온은 인간의 활동으로 오염되고 있는 바다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각각의 돔은 구조적 실험성과 환경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관람객은 아름다움 속에서 경각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관 – 지식의 정원을 걷다
독일의 아틀리에 브뤼크너(Atelier Brückner)가 설계한 우즈베키스탄관은 작은 대지 위에 지식의 정원이라는 주제를 담아냈습니다. 하부는 일본 전역에서 수집한 재활용 벽돌로 마감되었고, 상부는 나무 기둥이 숲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고대 실크로드의 교류 공간인 캐러밴사라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내부에는 지속가능성, 교육, 혁신과 관련된 전시가 마련되어 있으며, 전통과 미래를 잇는 실험적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작은 규모지만 깊은 철학이 담긴 파빌리온입니다.
네덜란드관 – 물을 통해 미래를 비추다
RAU 아키텍츠(RAU Architects)가 설계한 네덜란드관은 중앙에 빛나는 구체(orb)를 중심으로 물결치는 파사드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물을 테마로 하는 이 전시는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한 네덜란드의 대응을 조명합니다. 방문객은 입장 시 미니어처 오브제를 받아 전시와 상호작용하며 구체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파빌리온은 기술적 혁신과 감성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몰입형 공간 연출이 인상적인 사례입니다.
일본관 – 해체와 재활용을 염두에 둔 목조 구조
일본의 닛켄세케이(Nikken Sekkei)와 디자이너 사토 오키(Oki Sato)가 협업한 일본관은 교차 적층 목재로 이루어진 원형 구조물이 특징입니다. 각 원형 공간에는 다양한 전시가 배치되어 있어 관람객의 흐름을 유도합니다. 이 파빌리온은 전시 종료 후 해체되어 일본 내 다양한 지역에서 재사용될 예정입니다. 지속 가능성과 지역 순환을 염두에 둔 설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술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입니다.
베터 코빙 – 산 속 구름 같은 공존의 공간
건축가 그룹 사나아(SANAA)와 연구자 미야타 히로아키(Hiroaki Miyata)가 협업한 베터 코빙(Better Co-being)은 엑스포 중앙 숲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붕과 벽이 없는 격자형 강철 구조물은 나무 위로 구름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연과 인공물의 경계를 허물며, 조용한 명상과 교류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 파빌리온은 시각적 자극보다 정서적 울림에 집중하는 드문 사례입니다. 인간 중심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스위스관 – 자연 속에 녹아든 공 모양의 건축
스위스관은 마누엘 헤르츠 아키텍텐(Manuel Herz Architekten)이 설계한 경량 플라스틱 구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구체는 자연과 건축의 융합을 상징하며, 이 구조 전체가 생명력 있는 유기체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빌리온은 자연과 인공 환경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지속가능한 미래 건축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유희성과 생태적 메시지가 공존하는 독창적인 공간입니다.
프랑스관 – 구리빛 나선계단이 전하는 사랑의 서사
프랑스관은 콜데피 앤 아쏘시에(Coldefy & Associés)와 카를로 라티 아쏘시에이티(Carlo Ratti Associati)가 협업한 파빌리온입니다. 구리색 패널로 감싼 거대한 나선형 계단이 외관을 장식하며, 일본의 전설 ‘아카이 이토(붉은 실)’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설화는 운명적인 인연이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파빌리온 내부는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성과 조형미를 절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건축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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