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9.
펜디(Fendi)가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 무대에서 선보이는 이번 협업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국 출신 디자이너 루이스 케메노(Lewis Kemmenoe)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해진 짧은 제안에서 시작해 단 한 번의 미팅을 거친 뒤 로마(Rome)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협업은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혁신적 디자인이 만나는 자리에 그를 데려갔으며, 마리아 페르게이(Maria Pergay), 디모레스튜디오(Dimorestudio),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ristina Celestino), 키아라 안드레아티(Chiara Andreatti), 사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 미샤 칸(Misha Kahn) 등 이전의 저명한 협업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케메노는 펜디의 예술적 지향점과 완벽히 어울리며 유기적 재료 선택과 균형 잡힌 형태를 통해 자기만의 목소리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킴 존스 스튜디오(Kim Jones Studio)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특별한 협업은 케메노가 디자인계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신예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줍니다.
로마에서 찾은 유기적 미학
케메노는 로마를 방문하며 바티칸(Vatican)과 보르게세 미술관(Borghese Gallery)에서 받은 인상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 철학이 로마적 미감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나무, 금속, 석재 등 다양한 재료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며, 이를 통해 장식적 요소가 아닌 본질적 형태에 집중합니다. 펜디의 과거 아카이브에서 찾은 나무와 가죽 패널 가방은 그에게 기존 자신이 탐구하던 영역과 펜디의 유산 사이의 교차점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만남은 고전적 로마 조각의 구조적 특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전통과 현대, 장인 정신과 혁신을 조화롭게 이어냅니다. 케메노는 이를 통해 유기적 조형미와 역사적 맥락이 결합한 조화로운 예술 언어를 완성해나가고 있습니다.
‘애니그마 Aenigma’ 컬렉션의 풍부한 재료미
케메노의 ‘Aenigma’ 컬렉션은 의자, 벽 패널, 꽃병, 조명, 테이블, 캐비닛 등 다양한 가구를 통해 그의 예술적 세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황동, 나무, 나무껍질, 알라배스터, 석재 등 다양한 재질이 조화롭게 결합되며, 이는 섬세한 마케트리 기법을 통해 서로 다른 패턴과 텍스처를 형성합니다. 케메노는 조각적 형태를 가구라는 실용적 대상에 녹여내며, 관람자에게 한층 깊은 몰입과 감상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2021년 이후 그의 독창적 미학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를 마련했고, 이후 수집가들과 디자인 애호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궁극적으로 그의 작품은 유기적 형태와 정제된 장인 정신이 만나 공간에 예술적 질감을 부여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자유로운 접근과 직관적 제작 과정
케메노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와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의 학업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디자인을 모두 섭렵한 독특한 경로를 걸어왔습니다. 전통적인 목공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재료에 직관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그만의 자유로운 제작 과정을 구축하게 했습니다. 초기에는 추상적 조각 작업을 선호했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실용적 가구 디자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작품에 새로운 기능적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고급스러운 오브젝트로서 가구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케메노의 디자인은 세심한 수공예 기술, 구조적 실험, 조형적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결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디자인 미학
케메노는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의 재료중심 모더니즘과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섬세하고 유기적인 조명 조각에서 영감을 받으며, 그만의 유니크한 조형 언어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펜디가 이번 협업을 통해 보여준 신뢰와 지원은 케메노로 하여금 재료의 본질적 특성을 극대화하고 예술과 기능성을 결합하는 탁월한 성과를 거두게 했습니다. 그는 알루미늄과 황동, 나무와 석재가 빚어내는 물성의 대화를 통해, 미적 탐구와 실용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합니다. 이번 ‘Aenigma’ 컬렉션은 로마의 역사와 현대적 디자인 언어가 만나는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하며, 앞으로 펜디 까사(Fendi Casa)와의 추가적 협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습니다.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이 기회들은 케메노의 디자인 여정이 더욱 다채롭고 풍부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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