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시타 노리코 매일 매일 좋은 날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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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해지는 경제적 양극화 현상. 경제가 종교, 윤리, 사회를 잠식한 신자유주의 시장에서 경제적 양극화는 곧 믿음의 양극화, 신념의 양극화, 윤리의 양극화, 문화의 양극화, 사회의 양극화이다.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회. 그런 사회 속에서 실패를 스스로 막을 수 있다고 믿는, 믿을 수밖에 없는 자신. 실패를 하면 안 되고 노력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강박감이 만연해 굴욕감과 죄의식이 자아의 일부가 된 신자유주의적 인격.


그런 굴욕감과 죄의식을 자각한다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시간의 리듬이 필요하다. 매일 샤워를 하며 위생을 관리하듯이 마음을 씻어내고 지키는 리듬.


모리시타 노리코 매일 매일 좋은 날


영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의 원작 에세이 <매일 매일 좋은 날>의 저자 모리시타 노리코는 20살이 된 해부터 매주 토요일 다도 수업을 받는다. 어머니의 권유로 다도를 시작하게 됐지만 어느덧 10년, 20년, 40년이 지나 예순이 넘도록 지금까지 다도를 계속하는 다인(茶人)이다.


모리시타 노리코는 다도에 소질을 갖춘 어린 학우를 보며, 십 년이 지나도록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이 한심하다. 취직, 결혼, 출산으로 다도 수업을 그만두는 또래 학우를 떠나보내며 자신만 세상의 흐름에 뒤쳐지고, 다도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 같아 우울하다.


애초에 우리는 무엇과 경쟁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도 수십 년이 넘도록 매주 토요일. 그가 다도함과 흰 양말을 챙겨 다실을 찾는 것은, 글에 다 담아내기 어려운 경이로운 체험과 때때로 찾아오는 깨달음 때문이다. 절기와 십이지(十二支)에 따라 자연의 순환을 헤아리고 자신을 이해하는 것. 자연의 아름다움에 서서 세상을 마주하는 것. ‘아름다움’엔 경쟁도 평가도 없다. 오로지 어제의 자신과의 싸움만 있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무엇. 사회(시장)를 등지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푹 빠져 즐기는 것. 그리고 뒤돌아 서 다시 사회로 나서는 것. 그런 마음속 다실을 가꾸며 데마에(出前)를 연습하듯 세상을 살아가는 저자를 닮고 싶다.

보심  |  시네마틱퍼슨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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