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김금희의 단편 소설을 좋아한다. 작가를 알게된 단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 단편집 속 서울을 살아가는 20~30대 주인공들. 그들은 내가 걸었던 거리를 걷고, 내가 탔던 지하철을 타고, 내가 갔던 음식점에서 내가 먹은 음식을 먹는다. 내가 만나고 헤어진 사람을 그들도 만나고 헤어진다. 내가 했던 생각을 하고 느꼈던 감정을 느낀다. 짧은 소설은 좀처럼 이야기를 말끔하게 맺지 못하고. 마치 내일을 위해 하루를 정리하듯 이야기를 툭 닫는다. 그 끝에는 멍하게 지난 추억에 잠겨 하루를 정리하는 내가 있다. 작가는 얼마 전 장편 소설 〈경애의 마음〉을 발표했는데 나는 책의 2/3 쯤을 읽을 때 멈췄다. 내가 소설의 어디에 어느 부분을 읽고 있는지. 길을 잃어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할 것 같은 절망적인 기분이..
2018.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