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8.
때는 2016년 12월 31일. 그러니까 앞서 포스팅한 연남동 젠틀키친에서 저녁을 먹기전 연희동 오데옹에 들렀다. 매일 지나다시피 하는 길인데도 이렇게 시공을 뛰어넘은 듯한 묘한 매력의 상점이 있는 줄 몰랐다. 함께 온 트렌드세터 친구가 가자고 하지 않았으면 아마 평생 모르고 지나쳤을지 모른다.
연희동 오데옹 입구
연희동 오데옹 입간판 운영시간
매장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빈티지 목재 진열대와 그곳에 진열된 금속 제품들이 마치 흰 콧수염을 길게 기른 푸근한 인상의 할아버지가 운영할 법한 유럽의 오래된 상점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실제 이곳을 운영하는 분은 단발머리에 자유로운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인상의 젊은 여자였지만. 연희동 오데옹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52-6
연희동 오데옹 내부 모습
연희동 오데옹 중앙 진열대에 전시된 상품들
연희동 오데옹 창가 진열대에 전시된 상품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나는 길에 잠시 들린 건데 막상 이곳에 오자고 했던 친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따라왔던 나와 다른 친구만 무언가에 홀린 듯 물건을 샀다. 난 에스프레소 두 잔 정도를 담을 수 있는 작은 커피잔을 오랫동안 찾아 왔는데, 이곳에 찾던 컵이 있어서 샀다. 다른 친구는 숄더백을 샀다. 가방을 만들었다는 주인은 내가 기억하기로 잡지를 넣어 다닐 만한 적당한 크기의 가방이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고. (재질이 매력적이었던 가방에 대해 더 설명하고 싶지만 사진이 없어서 넘어가도록 합니다.)
연희동 오데옹 벽면에 전시된 상품들
연희동 오데옹 데미안 북마크
매장에서 주력하는 상품은 주인이 만든 금속 제품들이었다. 촛대와 촛불을 끌때 사용하는 윅디퍼, 종이가 날리지 않도록 하는 문진, 책갈피와 열쇠고리, 장식품 등 액세사리를 팔았다. 그리고 보관상태가 좋은 빈티지 용기와 식기류들도. 직접 만들지 않은 것들은 주인이 세계여행을 하며 발품 팔아 손수 들여온 것들이라고 한다.
연희동 오데옹 빈티지 잔이 전시된 진열장
사실 에스피레소 잔보다 일만오천 원 하는 데미안 북마크를 갖고 싶었다. 매일 밤 읽는 책에 끼우는 책갈피는 주로 해외 여행했을 때 사용했던 지하철 표나 전시 티켓 등을 사용하는데, 저걸 사면 잃어버리지 않는 한 평생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 안에서 좀 더 실용적이었던 커피잔을 산 것.
연희동 오데옹 패키지
내가 산 커피잔에 | 커피를 마셨다 |
다른 빈티지 유리잔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필요한 용량에 딱 맞는 건 스페인 항공사인 에어 노스트럼 로고가 찍힌 에스프레소 잔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커피잔을 씻고 모카포트에 커피를 끓여 따라 내는데 한번 끓여 내는 커피양과 커피잔의 용량이 딱 맞아서 기분 좋았다. 커피를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며 다음에 자금이 여유로울 때 데미안 북마크를 사야지, 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