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어쩌다가게 건축 답사/ 2016 오픈하우스서울, 사이건축, 공무점

2016. 11. 2.

경리단길을 거점으로 소위 ‘힙’하다고 불리는 음식점 공간을 디자인한 후배 C와 연남동 쿠루미에서 만났던 게 지난봄이었던 것 같다. 후배는 차돌박이 스끼야끼를 맛있게 먹으며 내게 “망원에 가면 ‘미자카야’에 가보라”고 했다. 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당시 막 망원동이 ‘힙스터’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던 거로 기억하고, 몇몇 친구도 망원동으로 이사했다고 해서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봄, 여름을 지내고 가을이 되어서야 일이 생겨서 망원에 갔다.


망원동은 홍대, 합정, 상수로 이어지는 상권이 확장되는 지점에 있다는 점, 그리고 한적한 주택가가 밀집된 곳이라는 점이 연남동과 비슷했다. 망원동은 3년 전 처음 보았던 연남동의 풍경과 비슷했는데, 거기에 망원시장이라는 활기참과 한강(보이지는 않지만)과 맞닿아 있는 공기(이 공기는 성수동과 비슷했다)가 더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양이! 귀여운 길고양이가 많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망원동 주택가 풍경


망원동 주택가 풍경


지난 주말 오픈하우스서울 행사로 2016년 서울시 건축상을 받은 어쩌다가게@망원 투어가 있어서 망원동을 두 번째로 찾았다. 서울시 건축상을 소개하는 서울건축문화제와 오픈하우스서울 행사가 연계해 건축 ‘퍼블릭 커넥션’이라는 이름으로 투어프로그램을 연 것이다. 어쩌다가게@망원은 연남동 어쩌다가게의 2호점 격이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에 맞닿아 있는 ‘어쩌다가게 1호점’ 라운지 카페에 자주 들리는데, 작은 가게가 마당을 공유하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기분 좋은 공간이라서 손님이 찾아오면 꼭 그곳으로 데려갔다.



어쩌다가게@망원 외관


어쩌다가게@망원 외관 공공공간


어쩌다가게@망원 1층 복도


‘어쩌다’는 ‘사이건축’에서 공간을 기획하고 ‘공무점’에서 운영하는 부동산 브랜드이다. 같은 대표님들이 사이건축과 공무점을 운영하고 있어서 ‘어쩌다’ 브랜드가 일관성을 유지하며 커 나가는 모습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5년간 임대를 보장하는 등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사업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생각했다. 어쩌다가게@망원은 연남동의 어쩌다가게 1호점과 어쩌다집에 이어서 세 번째로 기획된 공간이다.


어쩌다가게@망원은 붉은 벽돌로 건축한 양옥집이 늘어선 망원동 주택가 한복판을 비집고 들어섰다. 평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복도가 건물을 두 개로 나누어서, 건물의 크기는 동네의 스케일을 해치지 않았다. 창문의 크기와 위치도 제각각이어서 인근 주택에 비해 큰 건물의 위압감을 상쇄하는 것 같았다.



오픈하우스 서울 안내서


오픈하우스서울 안내서에 소개된 어쩌다가게@망원


오픈하우스서울 가이드북에는 어쩌다가게@망원을 “주변 골목길의 인상은 건물 내부까지 이어져, 골목길의 연장 되도록 했다. 건물의 틈으로 드러난 동선은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재미를 주며 군데군데 넓어지는 마당도 있다. 3m 층고를 둘로 나누어 1.5m 스킵플로어로 계획해 층을 이동하는 단절감을 없앴다. 골목길을 중심으로 열려있어 주변 건물과의 시각적 마찰은 줄이고, 내부는 수직 동선이 활력을 만든다.” 라고 소개한다.



어쩌다가게@망원 층별 안내


어쩌다가게@망원 1층에서 지하를 내려다본 모습 / 계단을 따라 스킵플로어로 설계되었다.


어쩌다가게@망원 지하 복도


어쩌다가게@망원 오픈하우스 풍경


어쩌다가게@망원 1층 B라운지


어쩌다가게@망원 B라운지 내부


어쩌다가게@망원 B라운지


어쩌다가게@망원 구내식당


어쩌다가게@망원 키오스크 카페


어쩌다가게@망원 키오스크 카페


어쩌다가게@망원 카오스크 카페


1층 복도를 따라 공무점에서 운영하는 서점 ‘B라운지’가 있어서 건물 안으로 발길을 자연스레 옮겼다. 오픈하우스서울 행사는 지하 1층에서 시작해 한 층씩 올라가며 진행되었다. 지하는 작은 공방과 'B라운지'와 같이 공무점에서 운영하는 펍 'P라운지'가 있고, 1, 2층은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주말 점심시간이어서 1층의 음식점 ‘구내식당’과 2층의 카페 ‘키오스크’가 사람들로 붐볐다.



어쩌다가게@망원 교차되는 계단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


어쩌다가게@망원 3층 빈 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3층 빈 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3층 빈 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사무실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그 아래의 계단의 흐름에서 벗어나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도록 설계되어서 공간이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느껴졌다. 건축가가 자신을 설명하기로 인간미가 느껴지는 건축의 ‘휴먼스케일’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골목길과 마당을 연상케 하는 복도, 내 외부 계단의 폭과 배치, 창문의 크기 등 곳곳에서 휴먼스케일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탕비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탕비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탕비실에서 위층 사무실을 올려다본 풍경


어쩌다가게@망원 사이건축 사무실에서 탕비실을 내려다본 풍경


어쩌다가게@망원 오픈하우스 풍경


어쩌다가게@망원 사이건축 공무점 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사이건축 공무점사무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한 사람 정도 지날 수 있는 계단


어쩌다가게@망원 4층 한 사람 정도 지날 수 있는 계단


어쩌다가게@망원 4층 사무실에서 탕비실을 내려다본 모습


3층 위로는 사무실로 임대하고 있었는데, 한 공간이 비어 있어서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ㄱ’자 형태의 평면과 스킵플로어로 인해 천장의 높이가 다른 이색적인 공간감이 흥미로웠다. 4층부터는 사이건축의 사무실로 쓰였는데, 이곳 역시 정형적으로 보아온 공간감과 달리 바닥 단 차이와 천장의 높이, 좁은 계단 스케일 등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테라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테라스에서 내다본 망원동 주택가 풍경


어쩌다가게@망원 4층 테라스


어쩌다가게@망원 4층 테라스에서 본 합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