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최병소 개인전 리뷰 / Arario Gallery Seoul, Choi Byungso

2015. 3. 4.

가난하고 억압받던 70년대의 한국에 살던 젊은 예술가는 무얼 할 수 있었을까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최병소 개인전에 다녀온 뒤, 당시의 작가는 신문에 드러나는 사회의 단면을 그저 볼펜으로 지워나갈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핏 보면 김을 말려놓은 것 같은 작품은 가까이 가보면 신문지를 볼펜과 연필로 빼곡히 칠한 것입니다. 흰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채운 작업은 예술행위라기보다 고행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의 작품은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신문에 드러난 사회에 대한 분노를 작품으로 표출한 것인데, 작업이 계속될수록 이런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몸으로 하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처음 신문을 지우기 시작할 때 들었던 레코드판 불경은 그의 고행에 대한 해석을 넓혀주고 있으며, 3층에 전시된 CD플레이어와 신문지로 설치한 작품이 이를 담고 있습니다. 지하에는 14m에 달하는 그의 가장 긴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가난한 시절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지난 40년간 예술을 생활화 해온 그는 우리 모두가 예술을 할 수 있고, 실제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옷 입는 것도, 먹는 것도 예술이라는 그의 말대로, 우리가 꿈꾸는 예술적인 삶이란 생각하는 이의 마음에 달려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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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갤러리 서울
www.arariogallery.com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길 84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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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소 개인전

전시기간 : 2015년 3월 5일 ~ 4월 26일

관람시간 : 오전 11:00 ~ 오후 7:00 (월요일 휴관)





사진 Arario Gallery Seoul, Choi Byungso


사진 Arario Gallery Seoul, Choi Byungso


사진 Arario Gallery Seoul, Choi Byungso




사진 Arario Gallery Seoul, Choi Byung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