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노 슌묘 '공생의 디자인' 리뷰 / 안그라픽스

2015. 3. 4.

표지 이미지 ⓒ안그라픽스



종교의 끝에는 반드시 예술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예술의 끝에 반드시 종교가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술을 철저히 추구하다가 종교에 다다르는 이도 있지만, 도중에 집착으로 좌절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리는 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p.170 예술과 종교의 관계 中)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대해 공부하던 중 선불교에 영향을 받았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디자인의 경지와, 종교의 경지가 맞닿는 부분이 예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선불교 선승이자 정원디자이너인 마스노 슌묘는 저서 ‘공생의 디자인’에서 종교의 끝에는 반드시 예술이 있다고 말합니다. 종교인인 그가 정원을 ‘디자인’할 수 있는 것도 예술로 통하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책에는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많았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법, 단점을 거꾸로 생각해 극복하는 법, 아무리 치밀하더라도 디자인은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 사용자의 삶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등입니다.


저자는 ‘좌선’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좌선을 생활 가까이에서 찾으면 명상과 사색과 비슷할 것 같은데요, 그만큼 생활 속에서 여유를 갖고 자신만의 생각에 잠길 기회가 디자이너나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사상은 최근 관심가지는 일본의 디자이너 오키사토(넨도 디자인)의 철학과도 많이 닮은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