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5.
대림미술관 구슬모아 당구장 큐레이터 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알게된 사실인데, 구슬모아 당구장에서는 매년 큐레이터가 바뀐다고 하네요. 1년동안 진행할 작가를 공모받아 한번에 결정하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큐레이터 토크에 참여하고 나니 그동안 구슬모아 당구장에는 그냥 바쁘게 둘러보고 오기 바뻤던 것같네요. 이번 토크와 같이 큐레이터와 대중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구슬모아 당구장 개관이래 처음이라고 합니다. 큐레이터에게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올해 구슬모아 당구장은 이세영 큐레이터가 이끕니다. 큐레이터님께서 올해 포부가 상당한 느낌인데요, 구슬모아 당구장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하고 실제 당구장으로 운영되던 시절부터 있던 간판도 조금 변화가 있을 것이고, 미술관인지 당구장인지, 모르고 방문하면 전혀 알 수 없는 외관도 외벽에 그래픽작업을 통해 새롭운 표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슬모아 당구장 그래픽 디자인은 스튜디오 플랫(Studio Plat)이라는 1년정도 된 젊은 스튜디오에 맡겨졌습니다. 앞으로 구슬모아 당구장의 변화에 내심 기대가 되네요.
이렇듯 큐레이터 토크는 대림미술관 그리고 구슬모아 당구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전시중인 일러스트레이터 무나씨의 개인전 '정말이지 너는'에 대한 전반적인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였습니다. 무나씨께서 큐레이터 허락하에(큐레이터는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작품으로 온풍기를 막아버려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큐레이터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실내 온도가 낮아서 그런지 작품이 더 쿨해보이는 효과도 있더군요. 아무튼 전시는 추우니 따듯하게 입고 방문하세요!
올해는 총 아홉 개의 전시가 열릴 예정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다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구슬모아 당구장의 의지가 옅보이듯 아홉 개의 전시도 패션, 스토리텔링,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등 정말 다양한 작가가 참여합니다. 큐레이터가 건축을 오래동안 공부해 전시 공간 배치와 설치에 대한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합니다. 자세한 작가와 전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큐레이터가 만난 무나씨는 골방에서 혼자 그림 그리기를 즐겼고, A3 정도 사이즈의 작은 일러스트 작업 100여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시를 위해 큰 사이즈의 작업과 설치작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실제로 전시장에는 평면을 넘어 공간 설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평면 작업에 몰두해온 그가 설치라는 새로운 작품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큐레이터는 무나씨는 작은 골방과 평면에서 무나씨를 '구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동안 혼자만의 세계에 갖혀 작업해서 일까요? 내면의 자아와의 치밀한 대화가 그림에서 느껴졌습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길 바랍니다. 그의 전시는 3월 8일까지 한남동 대림미술관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무료로 열리니 가서 무나씨의 내면을 들여다 보길 바랍니다. 무나씨의 내면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만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진 : 구슬모아 당구장 페이스북
아, 그리고 이번 큐레이터 토크는 전시연계프로그램 당구장 Night의 일환으로 열린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리뷰, 작가워크숍, 오픈스튜디오 등이 열릴 예정이고 이와 함께 주말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 역시 구슬모아 당구장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구요, 다양한 시도로 대중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구슬모아 당구장 한해의 성장을 기대합니다. 저는 앞으로 1년동안 이곳에서 열릴 전시를 계속해서 취재할 예정입니다. 블로그를 통해서도 리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