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칸야마프로젝트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리뷰

2015. 1. 11.

얼마전 J회사의 K이사님을 만났습니다. '꼭 일이 아니어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일 마치고 조금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대화가 즐거워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그만큼 관심가는 주제의 공통분모가 많았습니다. 대화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였습니다. K이사님은 도쿄에 가면 늦은밤 택시를 타고서라도 티사이트에는 꼭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저는 2013년 여름에, 그러니까 티사이트가 지어지고 2년뒤에 방문했습니다. 일정상 오랜시간 있을 수 없었는데도 계속해서 상각나는 곳입니다. 티사이트를 처음 경험하고 느낀 생생한 생각은 티사이트 리뷰에 남겨뒀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그 자리에 서서 20분 정도 몰입해 읽다가 약속시간 때문에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꼭한번 읽어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있던 차에 K이사님과의 만남 후 제대로 다시 읽었습니다. 책은 티사이트를 기획한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의 CEO 마스다 무네야키씨가 티사이트를 기획하게된 배경과 의미를 차분하게 써내려 갔습니다. 그러니 티사이트의 기획서라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뛰어난 기획자인만큼 책도 군더더기없습니다. 총 3장으로 나눠 고객, 상품 그리고 소통에 관한 생각을 정리했는데요, 기획이 이처럼 명확하기 때문에 실제 완공된 티사이트도 명확한가 봅니다. 분명 티사이트가 만들어지기 전 쓰여진 책인데 마치 그 공간을 만들어 두고 쓴듯 일치합니다. 그의 시대와 사람에 대한 통찰력을 책으로나마 옅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티사이트, 그 다음을 생각해봅니다.

저는 어쩔수 없습니다. 마스다 무네야키씨와는 완전히 다른 세대입니다. 그가 오랜 경험과 통찰력으로 시대를 읽어내 티사이트를 멋지게 남겼지만 제 세대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티사이트는 넓은 부지를 통째로 매입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100대를 수용하는 넓은 주차장이 있으니 편리하게 자동차를 타고 갑니다. 저나 K이사님과 같은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도쿄에 가면 꼭 티사이트를 방문 할만큼 매력적인 곳입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공간이 꼭 멀리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가는 동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요? 어쩌면 티사이트의 기획 첫단추부터 미래세대와 동떨어진지 모릅니다. 티사이트 다음은 무엇일까요?


티사이트가 골목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 운명을 달리한 고 구본준 기자님은 골목길마다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길 원하셨다고 합니다. (“골목마다 작은 도서관 만들자던 꿈 위해 살겠네”한겨래 기사 참고) 고인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 세대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머물고 싶은 도서관이 많아야 합니다. 가족의 형태가 점점더 축소되고 주택가격이 턱없이 높은 가운데 집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집은 푹 쉴 수 있는 은신처의 의미로 점점 바뀌고 동네마다 카페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 동네카페가 더 성숙해져서 마이크로 티사이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성을 회복하고 더 행복한 삶은 다이칸야마나 이태원, 연남동이 아닌 각자의 동네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티사이트를 향유하는 것을 넘어 자주 찾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