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게 - LOUNGE / 기분 좋은 대화

2014. 8. 8.



‘행복한 삶이란 기분 좋은 대화로 채워나가는 것일지 모른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지 않아 푸른 빛이 감도는 일요일 저녁, 연남동 카페 ‘어쩌다가게 LOUNGE’에서 문득 든 생각이다.


일요일 저녁은 토요일 저녁보다 여유롭진 않지만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서 좋다. 요즘 늦게 커피를 마시면 잠이 들지 않아 카푸치노 대신 쌉쌀한 다즐링을 주문했고 기분 전환을 위해 쵸콜릿 케이크도 추가했다.


자리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 전까지 여자친구와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약속했던 전시회 데이트를 다음으로 미루게 돼 서운했고 이 밤이 지나면 주말도 끝이라는 우울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집으로 가는 길 우연히 들른 이 곳의 분위기는 “다 괜찮다”고 말하는 듯 포근했다. 이 모든 게 ‘어쩌다 가게 LOUNGE’라는 알 수 없는 이름 때문일지 모른다는 신비감 마저 들었다.


4인용 넓은 테이블에 케이크 한 접시, 차 한 잔 만 올려놓고 나머지는 기분 좋은 대화로 가득 채웠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여자친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주위를 둘러봤다. 언제 사람이 이렇게 많아졌는지 둘, 셋씩 모여 앉아 즐거운 대화로 가득했다. ‘행복한 삶이란 기분 좋은 대화로 채워나가는 것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