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리뷰

2014. 7. 21.

 

 

"문학적 상상력은 건축적 상상력을 필요로 하고, 건축적 상상력은 문학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나는 작품 속에서 건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추천 글 중 일부입니다. 그의 추천의 글처럼 이야기는 공간을 배경으로 형상화되고 건축은 이야기를 통해 설득력을 얻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건축 대학원 <바틀렛> 출신의 젊은 한국 건축가 25인의 작품을 다뤘는데요, 바틀렛은 한국 대중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건축가인 자하하디드와 렘쿨하스를 배출한 세계적인 건축학교, AA School 과 양대산맥을 이룰만큼 명성이 높은 학교랍니다. 그 곳을 졸업한 한국 건축가 25인은 현재 건축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랍니다.

 

 

 

 

 

 

 

 

 

이들은 단편적 건축 개념에서 벗어나 건축에 이야기를 끌어들어요. <미래>와 <현재>, <과거> 3 장으로 나뉜 25인의 작품은 미래에 다가올 다양한 현상의 건축적 상상력, 현시대의 다양한 장르와 융합하는 상상력, 과거 예술가의 언어를 건축적으로 재해석하는 상상력을 끄집어 내는데, 이야기는 상상의 유희를 넘어 치밀한 구축으로 건축되 들여다 볼수록 현실적으로 다가온답니다.

 

그 중 가장 재밌었던 작품은 2100년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을 위한 변화를 맞은 런던을 배경으로한 <새로운 노아의 방주>라는 작품이에요. 독립된 인간과 기계, 그리고 자연이 독립돼 세로운 도시를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배경스토리를 구성하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건축 스튜디오 수업에서 길러야 한다고 익히 듣지만 참 쉽지 않은데 상상력과 그것을 글과 이미지가 완벽히 조화롭게 구성하는 능력이 대단하네요.

 

저도 건축교육을 받은 졸업생으로서 그들의 열정과 상상력에도 놀랐지만 앞선 선진교육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자신의 독창성과 상상력, 방법론을 기르기보다 잘 된 작품을 리서치하고 카피했던 모습이 부끄럽고,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둔 성적 시스템이 안타깝게 느껴져 조금 씁슬하네요.

 

 

 

 

 

 

 

 

 

 

 

 

 

512면으로 구성된 두꺼운 이 건축 작품집은, 달 만들어진 단편소설집을 읽는다는 기분입니다. 거기다 글과 함께 세련된 건축이미지와 표현기법을 보는 재미까지 있으니 지루할 틈도 없어요.

 

자료제공 : 미메시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