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展 'A Dream I Dreamed'

2013. 7. 16.

공간지 학생기자 자격으로 대구미술관 쿠사마야요이 전 기자간담회 다녀왔다.



대구미술관 입구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작가 쿠사마야요이는 2012년 루이비통과 콜라보레이션 한 작가로 더욱 유명해졌다. Dot 무늬로 작업을 하는데 이는 어릴 때 부터 겪은 편집증적 강박증으로 인한 환영을 그대로 작업한 결과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작가로서의 전략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렇기도 한것이 20대 때 뉴욕으로 가 여러 작가들과 작업을 함께하는 등 성공하기 위한 치밀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시절에 시작되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 (Geoffrey de Groen and Yayoi Kusama, True Story, 1985) 

그건 그렇고 이번  전시는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이며 대구미술관 기획으로 중국, 대만, 인도, 마카오로 투어 전시 예정이라고 한다.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는 일본,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전시되고 있는데 해외의 전시와 달리 신작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처음 만나는 공간이자 간담회가 진행될 어미홀에는 <Dots Obsession>이 설치되어 있다. 관장님에 의하면 개관한지 2년 정도 된 대구미술관 18m 높이의 어미홀의 공간을 가장 압도적으로 차지한 설치작품이라 한다.

 
어미홀에 있는 설치작품 속으로 들어가 또다른 설치공간을 체험할 수 있고, 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설치작품도 있었다. 강렬한 붉은 색상과 과감한 수많은 점들 속에서 급격한 스케일의 변화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 쿠사마 야요이가 겪는 강박증이란 이런건가..


프레스 킷과 함께 작품 가방과 작품집을 받았다. 예쁘게 포장된 간식은 옵션ㅎㅎ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작품감상을. 신작 30여점으로 전시를 시작한다. 그녀는 평면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관장님의 진술에 의하면 눈 뜨고 잠들기 전 까지 병원에 가는 일이 아니면 작업활동에 전념하며 스케치 없이 바로 작업한다고.. 강렬한 색상으로 표현된 고대 벽화와 같은 원시적인 이미지.


뒤이어 들어선 어두운 전시공간에는 몇가지 설치, 영상 작품이 있다. 1분 24초 짜리 <맨하탄 자살 중독 : Manhattan Suicide Addict>라는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주문같은 흥얼거림과 율동은 섬뜩한 제목과는 달리 쿠사마 야요이의 귀여움이 돋보였다. 음..


아래 작품은 <Infinity Mirrored Room - Gleaming Lights of the Souls> 란 작품.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작은 방 속에 관람할 수 인원은 4명 관람시간도 제한된다.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면 일상의 공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된다. 무한한 형형색새의 전구들이 빛을 바꿔가며 반짝이고 아래는 물로 채워져있다. 물 속으로 빠져들면 끝 없는 우주 속으로 자유롭게 헤엄칠 것만 같았다. 아! 영화 라이프오브 파이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면 설명이 쉬울 것 같다. 아름다워..

 

 
그 뒤로 Infinity Nets 시리즈,  흑백으로 작업한 Love Forever 시리즈가 이어진다. 1층 마지막 설치작품인 <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도 빼 놓을 수 없는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평면 작업 보다는 평면작업을 공간화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작품들이 좋다. 평면 작업과 공간화된 작품이 차례로 전시되어 관람의 리듬을 부여했다. 하지만 평면작업이 공간화된 작업에 너무 압도된 것이 아쉽다.

아 힘들다. 좀 쉬고 2층으로 올라가자.


 

2층에는 <6 Dog>, <3 Pumpkins>, <The Moment of Regeneration>, <Narcissus Garden> 과 같은 설치작품 위주로 전시되어있다. 홍콩 퀴즈로드 루이비통 쇼윈도에서 본 쿠사마처럼 촉수들 사이에서 사진찍으려 했는데 규정상 안된다고 했다. 아쉽다. 안 보고 있을 때 찍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본 작품은 <나 여기있어, 근데 아무것도 아니야 : I'm Here, but Nothing> 과 <The Obliteration Room> 이다. <I'm Here, but Nothing>은 야광 스티커들로 방안이 꾸며졌다. 흰 옷을 입고가면 자신의 옷이 발광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전반적인 컨셉과 방향성을 미술관 측에 요청하면 그에 맞게 작품을 설치한다고 한다. 설치한 분의 설명을 들으니 한뼘? 씩 띄어서 붙이는게 규칙이었다고..


<The Obliteration Room>은 관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입구에서 스티커를 받고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가 스티커를 붙이면 된다. 미술관 측에서는 '윤후의 방'을 컨셉으로 방을 만들었다고 한다. ㅎㅎ 귀여워 ㅋㅋ 좀 더 스티커가 많아지면 예쁜 방이 될 것같다.



ⓒSamantha Jan Fleming via Facebook

관객이 많이 찾아오면 저렇게 된다. 저건 싫은데. ㅋ 대구미술관을 찾는 친구들의 페이스북으로 저 방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같다.


대구미술관 관장님은 과감하게 30만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대구미술관 관람객이 1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엄청난 숫자. 그의 당당한 목소리에서 그만큼 자신있게 준비한 전시임이 느껴졌다. 지역에서 자라고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대구미술관이 대구 시민에게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 찾아가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핫 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직접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 

전시는 7월 16일부터 11월 3일까지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 청소년 3,000원 / 어린이 2,000원 /이며 경로, 영유아는 무료관람이다.
단체관람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하셔요~
http://www.daeguartmuseum.org/

(저작권이 표시되지 않은 모든 사진은 함께한 김보은양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