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12주

2024. 12. 6.

오늘 하루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30대의 중반에 접어든 나는 요즘 나에게 꿈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때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무모하지만 명확한 꿈이 있었고 매일을 그 꿈을 향해 달렸다. 사회생활 10년 차가 넘어서며 그 꿈과 점점 멀어졌고 꿈의 재설정이 필요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존과 눈 앞의 이익을 좇다 보니 무언가 잃고 지내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의 루틴에 익숙하게 지내다 보면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낄때 마저 있다. 나는 왜 나의 꿈이 내 머릿속에 한 문장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지낼까? 그 한 문장만 움켜 쥘 수 있다면 내 일상이 더욱 알차고 보람될 것만 같다.

아내와 매달 1권의 책을 함께 읽는 독서모임에서 <위대한 12주>를 읽고서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 설정과 실행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책은 개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12달의 계획이 아닌, 12주의 목표를 제안하는 자기개발서이다. 일반적으로 새해에 소원을 빌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12달의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에 12달은 너무 길어서 행동을 미루게 되고, 결국 자기합리화 아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기 일쑤다. 하지만 12주의 계획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12주 앞은 12달 앞보다 4배 더 예상가능하고 나의 하루를 움직이는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 준다.

위대한 12주 표지

 

아무리 목표 달성 기간을 짧게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동기부여가 지속하는 것은 아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기간 뿐만 아니라, 적절한 평가와 보상이 있어야 지속가능한 목표 달성을 이어갈 수 있다. 책에서 흥미로웠던 관점은 목표 달성 평가를 할 때 얼마만큼 달성했는가, 라는 정량적인 '후행 지표'뿐만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할 일들을 얼마나 행동하고 만족했는가, 라는 정량적이거나 정성적인 '선행 지표'를 중요하게 추적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어 시험 100점이 100% 달성이 '후행 지표'라면, 매일 영어단어 5개 암기 또는 이번 주 영어 공부에 대한 만족도는 '선행 지표'이다. 

책은 개인의 감정과 연결된 강력한 비전이 있어야 12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시 처음의 고민에 빠진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바로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욕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20대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명확한 꿈을 꾼 건, 가진 것도 이룬 것도 하나 없는 대학생 시절의 나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와 달리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고 개인 사업체을 경영하고 있으며 몸이 조금씩 약해짐을 느낀다. 즉, 지켜야할 다양한 일들이 생겼다. 그러니 나의 꿈도 하나에서 다양하게 늘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책에 비전을 써 보는 란은 하나가 아니라 여려 개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꿈을 몇 가지로 쪼개어 생각하고, 그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의 루틴을 만들어 왔던 것 같다. 무의식 속에 행해지다 보니 시간이 지나며 목표는 희미해지고 루틴은 깨졌다. 책을 읽고 난 뒤 꿈을 크게 3가지, 개인, 가정, 사회로 나었고 각 꿈 아래 12주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을 선행 지표화 하여 작성해 보았다. 작성하고 보니 80% 정도는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 이미 행동하고 있는 일들이다. 그러나 꿈과 목표를 문장으로 써 보고 머릿속에 이미지화 해 놓으니 심리적으로 안정됨과 긍적적인 희망을 느낀다. 아내와 함께 작성한 가정 12주 목표와 인상적인 구절을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12주 목표: 좋은 부부관계 유지·발전하기
# 전술 주기
1. 점심 식사 남편이 결정하고 상의하기 매일
2. 저녁 식사 아내가 결정하고 상의하기 매일
3. 매주 수요일 오전 브런치 데이트하기 매주
4. 주말 남편, 수요일 아내가 데이트 계획하기 매주
5. 아내가 결제할 때 남편은 다른 데 관심갖기 매번
6. 매주 일요일 저녁 8시 독서 토론하기 매주
7. 서운한 일로 다툴 때 아래 사항 지키기
∘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시간 순으로 말하기
∘ 서운함을 느낀 사건 외의 일은 말하지 않기
∘ 폭력적인 언행을 하거나 빈정대지 않기
매번

 

결과는 위대함을 확인해 주는 증거이지
그 자체로 위대함을 뜻하지 않는다.

위대한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우리는 벌써 위대한 사람이 되었다.

결과는 그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