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입장에서 본 CJ대한통운 주 7일 '매일오네' 배송 서비스

2024. 8. 20.

필자는 2020년부터 전자상거래업을 하며 줄곧 제휴 택배사로 CJ대한통운을 이용해 왔다. 계약 당시 건당 2,400원에 보내다가 일출고건 100 건 이상의 극소 상품을 출고하면서부터 건당 2,100원까지 배송비가 낮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2022년 가을, 쿠팡 풀필먼트센터에 입점하여 일출고건이 20개 이내로 떨어졌고, 그 시기에 발맞춰 택배 비용이 증가하는 영향 등을 받아, 건당 2,900원의 비용으로 정정됐다.

이듬해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X CJ대한통운 '도착보장' 서비스에 가입하여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 '도착보장' 서비스를 출시하는 즈음하여 CJ대한통운 자체적으로 '오네 O-NE' 서비스를 출시했다. 풀필먼트 배송 비용은 건당 약 4,000원으로 최저 2,100원 대비 2배 가까이 높아 운영 비용이 커졌지만, 매출이 늘어나며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택배물량(현재는 하루 약 1,000여 개의 상품이 발송된다)으로 인해 '뉴노멀'로 인식하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제휴한 배송 서비스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 쿠팡 '판매자로켓' 서비스 (3PL 풀필먼트)
  • 네이버 X CJ대한통운 '도착보장' 서비스 (3PL 풀필먼트)
  • CJ대한통운 '오네 O-NE' 서비스 (판매자배송)

 

쿠팡 VS. CJ대한통운

쿠팡과 네이버(CJ대한통운 제휴) 풀필먼트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고 있는 필자로서 두 서비스를 간단히 비교해 보고자 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쿠팡 로켓배송의 압승이다.
쿠팡은 우선 공휴일 포함 주7일 배송하며, 배송 신뢰도가 높다. 신뢰도가 높다는 뜻은 약속된 배송 날짜에 정확하게 배송하는 확률이 100%에 가깝게 매우 높으며, 배송 추적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이다. 또한, 풀필먼트 '판매자로켓' 서비스에 가입하면 배송뿐만 아니라 CS업무 (상품 문의 제외) 및 교환, 반품 관리까지 일괄처리 해준다는 점이다. 1인 기업을 운영하는 필자로서는 아주 큰 장점이다.
반면, 네이버 제휴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는 휴일 배송 불가, 배송 확률이 비교적 낮고 (체감 상 95% 내외) 도착보장일 배송을 하지 않으면 기사님께 페널티가 가기 때문인지, 배송이 안 됐음에도 '배송완료'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필자에게 CS문의로 넘어오고 처리해야 할 업무가 늘어난다. 도착보장 배송의 경우 하청을 주는 것인지 담당 배송 기사님과 연락이 닿기도 힘들다. 쿠팡과 비교하여 기술적, 문화적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두 서비스의 비용은 건당 약 4,000원 내외로 체감상 동일하다.

CJ대한통운 풀필먼트 관리 사이트 LoIS eFLEXs에 올라 온 공지사항

 

주7일 배송 예고한 CJ대한통운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도착보장' 서비스를 관리하는 로이스 이플렉스(LoIS eFleXs) 웹사이트와 '오네 O-NE' 서비스를 관리하는 로이스 파셀(LoIS Parcel) 웹사이트에 2025년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는 공지가 게재되었다. 물건을 주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몇 년 늦게 서비스하는 것일 뿐으로 큰 뉴스거리로 와닿진 않는다. 하지만, 쿠팡을 제외한 배송 서비스 기업 중 독보적 1등인 CJ대한통운이 2등인 한진택배와 격차를 더 벌리며 1등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해 가는 분위기다. (현재 2024년도 기준 매출 만으로도 CJ대한통운은 한진보다 매출이 5배 이상 높다.) 오늘 관리자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지 내용은 아래와 같다. 

 

CJ대한통운이 2025년 주7일 배송을 전면 도입하며 서비스의 질적 혁신을 시작합니다. 태리점과 택배기사, 택배노조 등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아 고객 경쟁력 강화와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오프라인 비중을 앞질렀고,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의 배송경험 수준은 매우 고도화되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주문한 상품을 받고자 하는 니즈는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고객 니즈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해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O-NE)’를 선보였고,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한 도착보장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또한, 당일배송 일요배송과 같은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사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인한 이커머스 성장 둔화와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환경에서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층 진화한 형태의 서비스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주7일 배송을 전면 도입해 고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일요일과 휴일에도 끊김없이 배송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해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상의 배송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도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사의 사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택배기사 주5일 근무제도 함께 도입해 고객사와 택배 종사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CJ대한통운은 현장 대리점, 택배기사, 택배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택배서비스 혁신을 위한 공동선언 사회적합의 정신에 따른 상생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회사를 비롯해 택배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종사자들이 동반성장을 위해서 서비스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7일 배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서비스 혁신 방향에 대한 고객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주 7일 배송 모델이 수립되는 시점에 다시 한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차별화된 물류 경쟁력으로 고객의 성공과 함께하는 CJ대한통운이 되겠습니다.

- CJ대한통운 O-NE본부 -

 

판매자 관점에서 본 CJ대한통운 주7일 서비스

  • CJ대한통운 2025년 주7일 서비스 출시
  • 택배기사 수입감소 없는 주5일제 추진
  • 판매자는 택배 비용 늘어나고, 휴일 없어지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택배 쉬는 날이 '휴일'이었다. 택배가 수거되는 날 판매자가 쉬어 버리면, 쉬는 만큼 경쟁에서 뒤처지고 고객 신뢰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쉬고 싶어서 쉬지 못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풀필먼트를 이용하긴 하지만, 어쨌든 판매자 본사에서 보내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자면, 자사몰 상품, 네이버 교환 상품이나 CS 상담을 통해 보내게 되는 리워드 상품 등이 있다. 물론,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센터에서 '도착보장' 상품으로 발송되도록 발주를 넣을 수 있지만, 비용 차이가 커서 본사에서 직접 보내는 게 된다.

고로, 주7일 서비스가 시작되면 판매자도 주7일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경쟁사가 주말 주문 건도 출고를 해 준다면 (CJ대한통운이 주말에도 픽업한다는 가정 하에) 주말에 일 하지 않는 판매자는 경쟁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CJ대한통운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링크)를 보면 기사님들의 휴일을 보장하여 기존 주6일 업무에서 주5일 업무로 개선, 수익은 보존한다고 한다. 아마 자사 배송팀을 확대하거나, 주말배송사 제휴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어쨌든 그렇다면, 판매자 입장에선 택배비용은 늘어날 테고, 쉬는 날은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물류비용 및 소비자 가격 상승 

뻔한 결과지만 물류비용은 상승할 것이고, 소비자 가격을 높아질 것이다. 물건 가격이 높아지는 걸 두고 대기업 또는 판매자를 비판하는 시각이 있는데, 필자는 이것이 대중 고객이 원하는 바라고 생각된다. 배송이 빨라지면 비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실제론 비용이 증가한 것 같이 보이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물건을 몇 시간이라도 빨리 받고 싶어 한다. 그러니 판매자는 두 가지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다. 풀필먼트 서비스에 가입하여 (또는 비중을 늘려) 높은 배송 비용을 부담하고 본인(또는 직원)의 업무 시간을 줄일 것인가, 풀필먼트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또는 비중을 줄이거나 유지하여) 배송 비용 부담을 줄이는 대신 본인(또는 직원)의 업무 시간을 늘릴 것인가.

 

앞으로는 광고 마케팅에서 승부

필자가 보기에 풀필먼트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최근 네이버 쇼핑 검색 목록에 '도착보장' 서비스를 필터하는 기능의 UX가 한눈에 보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가격이 다소 저렴하더라도 품질이 낮은 상품으로 인식하여 경쟁에 뒤처질 것이므로, 풀필먼트 서비스에 가입하고 해당 서비스 비중을 늘리는 것은 생존에 필수다. 앞으로의 경쟁은 1년 365일 오늘 도착하는 배송 서비스는 기본으로 깔고, 광고 마케팅의 효율화 싸움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해당 글을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 공지로 시작했지만, 전자상거래 1인기업으로서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역량을 높여야겠다는 인사이트로 글을 정리한다.

 

앞으로 기업 운영에 관련된 산업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판매자 입장에서 떠오른 생각과 인사이트를 해당 '비즈니스' 카테고리에 남겨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