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페이 건축 교토 미호 뮤지엄 답사기

2024. 6. 24.

여행을 떠나면 일상의 긴장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비일상의 호기심으로 충만하다. 게다가 여행이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정해진 시간 안에 어디를 여행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즉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그러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일상을 여행지처럼 보낼 수 없을까? 여행지에서처럼, 머지않아 끝이 날 것처럼, 일상에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을까? 그것은 곧 삶이 유한하다는, 죽음이라는, 30대 중반으로서는 다소 먼 미래의 감각을 끌어오는 일일 것이다.  ‘내일 죽는 다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 라는 일반적인 행복론의 질문이 일상에 값진 이유이다.

하지만 그 질문은 변경되어야 한다. 인간은 해야할 일을 최대한 미루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일이 닥쳤을 때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이 올라 생산성이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일을 미룸으로서 남은 눈앞의 시간에 다른 급한 일을 처리하거나, 예상치 못하게 닥칠 새로운 일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진화론적으로 더 현명하다. 그래서 인간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미룬다. 반면, 일을 너무 미루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일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보면 각 일에는 거기에 알맞게 미룰 수 있는 ‘적당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내일 죽는 다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내일’이라는 마감 기한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에 따라 변경되어야 한다.

여행 속의 여행을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끝이 정해진 여행이 우선순위를 세우고 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하게 하는 일상의 감각을 일깨우는 연습이라는 점에서, 여행 속의 여행을 통해 그 감각의 연습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여 보는 것이다. 영화 인셉션의 꿈 속의 꿈처럼, 여행 속의 여행을 다녀오면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지금 여기의 감각은 더욱 풍부해짐을 느낀다. 이번 교토 여행 속의 여행은 미호 뮤지엄을 다녀오는 일이었다. 호텔에서 왕복 3시간 거리의 조금 먼 거리의 여행이다. 필자는 건축을 전공하여 여행 속의 여행을 건축기행으로 계획하는 일이 많은데, 이번에도 그랬다. 건축가 I.M.페이가 설계한 미호 미술관의 답사기를 아래 사진과 함께 기록한다.

 


 

교토역 〉 이시야마역

 

교토역 앞 교토타워

미호 뮤지엄 행 버스를 탈 수 있는 JR 이시야마 역으로 가기 위해 다시 찾은 교토 역

JR 교토역 중앙출입구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교토 역 앞. 교토역은 1997년 건축가 하라 히로시의 작품이라 한다. 

교토역 중앙홀 노출 트러스 구조물

새천년을 앞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굉장히 과감한 디자인이 승인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트러스 구조로 넓은 캔버스를 마련한 뒤,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을 3D로 옮긴 듯한 구성주의적 미학이 느껴진다. 복잡한 역에서 원하는 플랫폼을 찾아야 하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교토역 내 교토종합관광안내소

길을 헤메다 발견한 한줄기 빛, 교토종합관광안내소. JR이세탄백화점 출입구 옆에 위치한다.

교토종합관광안내소 비와호수 주변 안내도 내 미호뮤지엄

교토종합관광안내소 담당자 분께서 어딜가냐 물으셔서 미호 뮤지엄에 간다 하였더니, 서류함에서 손으로 그린 지도를 복사한 비와호 안내도를 건내며 아주 친절하게 설명 해 주셨다.

교토역 에키벤 입구

새벽같이 출발해서 아침 식사는 간단히 도시락으로 때우기로 했다. 열차와 도시락의 조합은 낭만이다.

교토역 에키벤 내부
교토역 JR라인 서측 게이트

이시야마 역으로 가는 비와코 라인을 이용할 수 있는 2 & 3번 트랙으로 가기 위해 JR 서측 게이트로 진입한다.

애플페이 교통카드 이코카

미리 애플페이에 등록한 이코카 카드로 편하게 전철 개촬구를 통과했다.

교토역 JR라인 플랫폼
에키벤 포장용기와 플랫폼 자판기 코카콜라

에키벤에서 포장한 도시락과 함께 마실 콜라를 플랫폼 자판기에서 애플페이 이코카 카드로 구매했다.

이시야마행 열차 내부

이시야마 행 열차에 탑승했다. 교토역에서 이시야마 역까지 약 15분 거리로 매우 짧다. 도시락을 먹을 분위기가 전혀 아니어서 이시야마 역에서 간단히 해결하기로 했다.

 


 

이시야마역 〉 미호 뮤지엄

 

JR 이시야마역 플랫폼 간판

금새 도착한 이시야마 역. 

JR 이시야마역 플랫폼 전경

교토역의 번잡함은 사라지고 고요한 분위기이다.

에키벤 도시락

버스 탑승까지 20분 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아쉬운 대로 이사야마역 플랫폼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이시야마역 개찰구

미호 뮤지엄 행 버스 탑승구는 이시야마역 개찰구를 나가 우측, 남문으로 나가야 한다.

이시야마역 남측 출구 방면

남측 방면으로 나가다 보면 좌측에 버스탑승 계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시야마역 남측출구 버스탑승구 계단

이곳을 내려가면 버스 탑승구다.

이시야마역 남측출구 버스탑승구

오전 9시 50분 출발을 앞둔 미호 뮤지엄 행 급행 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왼쪽에 있는 버스 티켓 자동판매기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이시야마역 미호뮤지엄 편도 티켓

시이야마역에서 미호 뮤지엄으로 가는 버스 이용 요금은 성인 1명당 편도 1,000엔이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미호 뮤지엄 행 급행버스 내부

내가 탄 버스는 150번 급행열차로 미호 뮤지엄까지 정차 없이 달린다.

버스내부에서 본 이시야마역 주변 풍경
세타카라교를 건너는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세타강
미호 뮤지엄 행 버스 창밖으로 본 시골 마을 풍경

버스가 출발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점점 도심과 멀어지며 한적한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오미오토리 다리

지나는 길에 만화에 나올법한 독특한 디자인의 다리를 발견. 찾아보니 지역 학생들이 디자인한 것을 설계에 반영한 것으로 시민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듯하다.

좁은 1차선 산길을 달리는 미호 뮤지엄 행 버스

어느새 산길로 진입,

미호 뮤지엄 가는 길 창밖 풍경

푸른 녹음이 창 밖으로 펼쳐진다.

미호 뮤지엄 가는 길 창밖 산림 풍경

높고 곧게 뻗은 수목이 빼곡한 숲길을 달리니 마음까지 상쾌하다.

미호 뮤지엄 차량 출입구 간판

출발한지 1시간 쯤 지나 미호 뮤지엄에 도착했다. 산봉우리 2개로 알파벳 M 자를 형상화한 미호 뮤지엄의 로고가 인상적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미호 뮤지엄 주차장

 


 

리셉션 파빌리온 〉 미호 뮤지엄

 

미호 뮤지엄 주차장 안내 표지판

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뮤지엄 답사가 시작된다. 미호 뮤지엄에서 도심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1시간 단위로 운영된다.

미호 뮤지엄 온라인 티켓 출력물

티켓은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고 출력했다. 기획전시를 포함하여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 가격은 1명당 1,300엔이다. 방문했던 6월 8일은 기획 전시로 <고대 유리>가 열렸다. 상설 전시로는 미호 뮤지엄이 개관이래 소장하고 있는 이집트, 서남아시아, 중앙사이사의 고대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 전경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 입구

리셉션 파빌리온은 하늘에서 보았을 때 반원을 그리며 설계되었다.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 내부

이곳에서 티켓을 발권받거나, 화장실 등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레스토랑이 운영된다.

미호 뮤지엄 한국어 팜플렛

리셉션 파빌리온에서 미호 뮤지엄 한국어 팜플랫을 챙겼다.

미호 뮤지엄 건축 안내도

미호 뮤지엄 한국어 팜플렛에 건축 설명이 간단히 안내되어 있다. 위 팜플랫 내 약도에서 아래가 리셉션 파빌리온, 숲속 터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미호 뮤지엄 본관에 다다른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로

리셉션 파빌리온에서 미호 뮤지엄 본관까지는 약 1km 거리를 걸어 가야 한다. 셔틀 카트가 운행되는데 장애인 전용인 듯했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로 수양벚나무 길

6월 초, 산들바람이 부는 걷기 좋은 날씨였다. 미호 뮤지엄 진입로는 수양벚나무 길로, 벚꽃이 피는 봄 벚꽃구경 명소로 유명하다. 사진에 보이는 수양벚나무가 분홍빛으로 물든다고 한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터널

미호 뮤지엄 본관으로 향하는 터널. I.M.페이가 설계한 미호 뮤지엄은 '도원향(桃源鄕 A.K.A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터널 입구

도원명이 쓴 중국고전 <도화연기>에 그려진 도원향은 한 어부가 향기나는 복숭아 꽃림으로 이끌려 들어간 동굴 너머에 이상적인 낙원이 펼쳐진다는 이야기이다. 향기나는 복숭아 꽃림은 수양벚꽃 길로, 동굴은 터널로 재해석됐다. 터널의 입구 모양이 눈동자를 닮았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터널 내부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터널 내부

본관으로 향하는 터널은 금속재로 마감되었고, 내부는 약한 간접 조명만이 설치되어 있다. 터널 반대편 출입구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금속에 반사되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기대감을 고양한다.

터널 끝에 보이기 시작하는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멀리 보이는 출구로 미호 뮤지엄 본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터널 끝에서 본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다리

터널을 빠져 나오면 케이블을 지탱하는 구조물이 하나 보이는데, 터널과 미호 뮤지엄 본관을 잇는 사장교 형식의 다리이다.

미호 뮤지엄 본관 진입 다리를 지지하는 앵커

터널 출입구의 구조물에 고정된 앵커가 케이블로 구조물을 지탱하고 있다.

미호 뮤지엄 진입 다리 주탑과 케이블 앵커

이 구조물은 아치형태로 기울어져 있는데, 구조물을 최소화하여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설계로 보인다.

다리 위에서 본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그리하여 다리 초입을 지나면, 케이블이 보이지 않는 다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다리 아래에서 하중을 분산하는 트러스 구조물과 케이블

다리 끝에서는 아래에 설치된 트러스 구조에 연결된 케이블로, 반대편 터널에 고정된 케이블 장력을 지탱한다.

다리 위에서 본 주변 자연 경관

덕분에, 케이블로 분절되지 않은 자연 경관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다리에서 내려다 본 숲의 모습

다리 아래를 내려다 보면 높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협곡이 보인다. 이곳이 얼마나 깊은 협곡을 지나는 다리인지 가늠캐한다.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미호 뮤지엄 본관의 입구를 보면, 철골 유리 마감으로 직선적인 일본의 전통 처마 지붕을 형상화 한 것을 볼 수 있다. 

 


 

미호 뮤지엄 본관 〉 북관 전시장

 

미호 뮤지엄 본관 주출입구

미호 뮤지엄 본관 주출입구는 원형의 자동문으로 만들어졌다. 계단을 오르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원경의 소나무 풍경이 원형의 문 너머로 선명해진다.

미호 뮤지엄 입구홀

입구를 드러서면 드넓은 자연 경관을 마주한다.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우산 보관함

입구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우산과 양산 보관함이 있다.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라커룸

입구에 라커룸도 마련되어 있으니, 필요한 경우 짐을 맡긴 후 편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홀

미호 뮤지엄 본관 입구 홀에 드러서면 건축 및 전시 관람은 뒤로 하고 자연에 넋을 놓게 된다. 넓은 자연 경관을 기둥의 막힘 없이 즐길 수 있는 건 트러스 구조의 천장 구조체 덕분이다.

미호 뮤지엄 트러스 구조물과 천장루버

은빛의 트러스 구조체에 전기설비까지 삽입했다. 목재로 하나하나 짜 맞춘 천장루버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미호 뮤지엄 관내 안내도

전시 관람을 하기 앞서 동선 계획을 세운다. 북관의 2층 기획전시를 먼저 둘러 본 뒤 남관의 1층과 지하1층 상설전시를 둘러보기로 한다.

미호 뮤지엄 북관 안내

한국어 북관 안내 책자에 조선 시대 17세기 조선 백자 항아리가 전시된다는 안내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직원 분께 어디로 가면 볼 수 있는지 여쭈어 보니 현재는 작품 관람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 북관의 상설 전시로 인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

미호 뮤지엄 북관 기획전시장 가는 길

먼저 북관 기획전시장을 먼저 방문한다. <고대의 유리> 전시로, 전시의 마지막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다. 내가 방문한 다음주 부터는 다음 전시 준비로 임시휴관에 들어간다고 했다.

미호 뮤지엄 북관 2층 상설전시장 진입 계단

벽, 바닥, 계단이 모두 사암으로 마감된 북관 내부로 자연광이 부드럽게 쏟아진다.

미호 뮤지엄 북관 천장 트러스 구조와 루버 마감
미호 뮤지엄 북관 상설전시장 진입 계단에 설치된 <고대의 유리 Ancient Glass> 전시 포스터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전시품 사진촬영 금지 안내문

전시장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으로 기록하진 못했다. 기원전 수 천년 전에 제작된 공예품들은 지금 보아도 화려하여 당시 문명이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고, 세월이 더해져 더욱 깊은 아름다움을 간진하고 있었다.

미호 뮤지엄 북관 2층 홀

북관을 'ㅁ'자 모양으로 전시 관람을 하고 나면 북관 2층 홀로 다시 나오게 된다.

미호 뮤지엄 북관 2층 중정

2층 중정에는 밝은 사암과 대비되는 검은색 돌과 이끼의 야외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해당 야외 정원은 전시장에 들어갈 때 눈치채지 못했던 걸 보면, 출구에서 잘 보이도록 만들어졌고, 이는 전시 관람을 마치고 마음을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 전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미호 뮤지엄 북관 기념품샵

북관 1층 기념품샵도 둘러 본다.

미호 뮤지엄 북관 기념품샵 내 엽서코너

이곳에서는 미호 뮤지엄 기념품과 함께, 남관 기념품샵에는 없는 북관 기획전시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판매한다.

미호 뮤지엄 북관 기념품샵 자기코너
미호 뮤지엄 북관 1층 홀 창문으로 본 본관 계단실 매스

북관 1층 기념품샵 홀의 큰 창문으로 본관의 외관이 보인다. 해당 건축물은 대부분이 땅속에 묻혀 있어 외관을 한 눈에 볼 수 없다. 이렇게나마 외관을 관람할 수 있는 스팟이 소중하다.

 


 

미호 뮤지엄 북관 〉 남관 전시장

 

미호 뮤지엄 북관에서 본관으로 가는 복도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 경관
미호 뮤지엄 북관 복도에서 본 본관 입구홀과 남관 복도
미호 뮤지엄 지하 1층 아트리움에 설치된 무화과 나무
남관 지하1층 아트리움에 설치된 고대 타일 작품
미호 뮤지엄 남관 1층 이집트 전시관 입구

남관의 전시장도 역시 사진 촬영은 불가능하다. 남관 1층, 지하1층에 마련된 전시장 세 곳은 건축가 I.M.페이가 전시될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기 다르게 디자인했다. 예컨대 중국관의 경우 작은 액세사리 류의 소장품 전시가 많기에, 벽을 낮게 설계하고, 전시관이 보석함처럼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미호 뮤지엄 남관 계단실
미호 뮤지엄 남관 계단신 천창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1층 아트리움

북관 2층에는 눈으로만 감상하는 야외정원이 있었다면, 남관 지하 1층에는 자연광이 쏟아지는 천창 아래 무화과 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다. 건축물이 지어질 때부터 계획된 것으로,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여 녹음에 둘러싸인 건축물의 푸르름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미호 뮤지엄 편의시설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 1층 배리어프리 홀 출입구

무화과 나무 맞은편 안내데스크 옆으로 배리어프리 홀, 카트정류장이 있다.

미호 뮤지엄 재입장 티켓

이곳도 관람하고자 직원에게 여쭈어 보니, 전시장 밖으로 나가는 행위라 재입장 티켓을 발급해 주셨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출입문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배리어프리 홀은 다리가 불편한 관람객들이 카트를 타고 리셉션 파빌리온부터 미호 뮤지엄 본관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마련된 카트 정류장이다. 이곳에서 목소리를 내면, 사암에 목소리가 반사되어 아름답게 공명한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오픈형 천창

뮤지엄 내부의 천창이 유리로 마감된 것과 달리 이곳은 뚫려 있어 자연광과 바람이 통한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천창 너머 보이는 푸른 하늘

마치 우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에 산을 파내서 건축한 땅 속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카트 진입로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카트 진입로

반대편 카트 진입로로 나가면 아까 걸어왔던 사장교 다리와 터널로 이어진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카트 진입로
자연 속에 묻힌 듯 건축된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입구를 살펴 보면, 건축물의 대부분이 땅 속에 있는 뮤지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호 뮤지엄 배리어프리 홀 내 카트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 1층 기념품샵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남관 지하 1층의 기념품샵을 둘러 본다.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 1층 기념품샵 내 액자코너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 1층 기냠품샵 내 디자인소품 코너

용도가 명확치 않은 집 모양의 상자가 있다. 벼려지는 자투리 나무를 재활용하여 만든 다용도 함이라 한다. 손으로 만들어진 이 공예품은 똑같은 사이즈는 하나도 없다. 그 만듦새가 좋아 둘 중 좀 더 큰 녀석으로 구매했다. 아직까지 그 용도를 정하지 못했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좋다. 이와 함께 미호 뮤지엄 방문을 기념하고자 터널 사진 엽서도 함께 구매했다.

미호 뮤지엄 기념품샵 쇼핑백

 


 

미호 뮤지엄 파인뷰 카페

 

미호 뮤지엄 남관 지하 1층 파인뷰 티룸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운 터라 허기가 져서 지하 1층 구석에 마련된 파인뷰 카페를 찾았다. 비건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내부 전경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창가 4인석

마침 창가 좌석이 비어서 정원이 내다 보이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내부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창밖 풍경

미호 뮤지엄 울타리 내부의 인공 소나무 정원과 밖의 자연의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이다. 카페 이름이 파인뷰 (fine view)인 걸 보면, 소나무 풍경이란 직관 적인 뜻의 네이밍일 것이다.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메뉴

커피와 함께 주문한 비건샌드위치 메뉴는 1,200엔이다.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수프

샌드위치 메뉴에 스프가 함께 나온다.

미호 뮤지엄 파인뷰 티룸 비건 샌드위치와 커피

아주 건강한 맛의 비건 샌드위치이다. 점심으로 해결하기엔 아쉬워 이시야마로 돌아가는 길 리셉션 파빌리온 식당에서 허기를 더 채우기로 한다.

미호 뮤지엄 지하 1층에서 본관으로 오르는 계단

건축 답사에서 계단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뮤지엄을 빠져나가기 전 미호 뮤지엄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살펴 본다.

미호 뮤지엄 지하 1층에서 올려다 본 본관 계단 난간

계단의 난간은 건축물의 하중을 분산하는 천장 트러스 구조의 소재와 같은 금속 소재이고, 그 아래 강화 유리를 마닥까지 한 판으로 새워 난간이 만들어졌다.

미호 뮤지엄 본관 계단 난간 디자인 디테일

난간이 꺽이는 부분에 의도적으로 반원을 그리며 마감 처리한 디테일이 아름답다. 기능적인 의도는 없는 듯하고, 단순히 이 건축물의 '원형'이라는 상징 기호를 계단이라는 건축 장치에 투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호 뮤지엄 본관 출입구

들어왔던 원형 문으로 다시 나간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무릉도원을 빠져나갈 차례. 점심을 먹고 다음 일정을 위해 2시 버스를 타려면 시간이 촉박했다.

 


 

미호 뮤지엄 〉 리셉션 파빌리온

 

미호 뮤지엄 본관 출입구에서 바라 본 다리와 터널

되도록 자연에 적게 개입하고자 최소화된 사장교 케이블이, 오히려 미호 뮤지엄의 독특한 정체성이 된다.

미호 뮤지엄 진입 다리 구조물

다리 아래의 구조물과 상부 장력을 지탱하는 하부 케이블.

미호 뮤지엄 다리 위에서 본 터널
미호 뮤지엄 터널 내부

터널 금속 마감재에 출구 너무 녹음의 푸르름이 비친다. 벚나무 꽃이 만개하는 시즌에는 녹음의 푸르름이 아니라, 벚꽃의 분홍빛이 이 터널을 가득 채운다. 기회가 된다면 벚꽃 시즌에 또 방문을 해보고 싶다.

미호 뮤지엄 터널 내 조명 디자인
미호 뮤지엄 터널 밖으로 보이는 수양벚나무 길
미호 뮤지엄 터널과 수양벚나무

미호 뮤지엄의 건축 컨셉인 '무릉도원'이 수록된 작품인 <도원경>에서 주인공은 무릉도원을 다시 찾아가고 싶었지만, 다시 찾지 못했다고 한다.

미호 뮤지엄 수양벚나무 길

큰 호를 그리며 굽어진 터널과 수양벚나무 길이, 길의 끝을 절묘하게 가리어서 산책길을 하나의 시퀀스가 아닌 서너 개로 분절 된 시퀀스로 느껴지게 한다. 이로 인해 미호 뮤지엄의 경험과 일상의 경험 사이에 수 많은 레이어가 건축적으로 쳐져서 현실과 더욱 멀게 느껴진다.

미호 뮤지엄 수양벚나무 길 옆 자연 산책로

잘 닦여진 수양벚나무길 옆으로 비포장 숲길 산책로가 있다.

미호 뮤지엄 숲 길 산책로

미호 뮤지엄을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숲길 산책로를 거쳐 조금이나마 돌아서 나간다.

미호 뮤지엄 숲 길 산책로에 드리운 나무 그늘
미호 뮤지엄 수양벚나무 길 너머로 보이기 시작하는 리셉션 파빌리온
미호 뮤지엄 수양벚나무 길에서 올려다 본 초여름의 하늘

 


 

리셉션 파빌리온 피치밸리 레스토랑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으로 다시 내려 왔다. 이곳의 피치밸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미호 뮤지엄 리셉션 파빌리온 내 비치밸리 레스토랑

토요일 오후 1시 20분,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후이지만 사람들이 많아 10분 정도 웨이팅을 해야 했다.

피치밸리 레스토랑 비건 온면과 두부 세트
미호 뮤지엄 피치밸리 레스토랑 오니기리 세트
미호 뮤지엄 주차장 버스정류장 안내 표지판

배를 든든히 채우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미호 뮤지엄 버스정류장 안내 표지판

안내 표지판이 중간중간 설치되어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는 데 그리 힘들지 않았다.

미호 뮤지엄 주차장
미호 뮤지엄 버스 정류장

이곳이 버스 정류장이다. 어떤 시스템인으로 돌아가는 지 정확힌 모르겠지만, 이시야마 역으로 돌아갈 때는 미호 뮤지엄으로 한번에 올 때와 달리 모든 정류장에 정차했고, 티켓이 아닌 현금을 지불했다.

이시야마 행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 경관

여행 속의 여행, 비일상 속의 비일상 경험을 마치고, 교토로 다시 돌아간다. 교토 여행도 막바지라 남은 일정이 아쉽기만 했다. 모든 여행을 마치고 글을 정리하고 있는 지금 돌이켜 보면, 미호 뮤지엄 방문 경험으로 인해 교토 여행이 더욱 깊이 있게 느껴진다. 기회가 된다면 벚꽃 시즌에 다시 찾아오려 한다. 아주 먼 미래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