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0.
지난 1월 에어비앤비 공유숙박업 공간 디자인 노트를 작성한 이후 공간이 오픈하면 블로그로 소개를 하겠다고 했다. 1월 중에 서대문구청에 외국인도시민박업 신고를 마쳤고, 2월 초반에 에어비앤비에 공간 등록을 했고 2월 14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오늘이 3월 20일이니 약 1개월 운영을 하며 느낀 소회를 공간 소개와 함께 남긴다.
1.하루키노이에 공간 소개
2. 에어비앤이 예약률과 수익
3. 1개월 간 운영하며 느낀 소회
1. 하루키노이에 공간 소개
먼저 하루키노이에 공간을 소개한다. 해당 공간은 도서관 사서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선으로 꾸며졌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은 문학 작품과 재즈 바이닐 앨범을 객실에 비치해 방문객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문학 작품과 재즈 앨범을 관통하는 시대적 키워드는 20세기 중반을 뜻하는 #미드센츄리 로, 이에 맞추어 공간별로 미드센츄리 빈티지 가구를 배치했다.
(1) 리빙다이닝키친
리빙 공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인칭 시점으로 디자인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용하는 라운지 체어 모델과 동일한 한스 웨그너 AP-16 빈티지 체어를 일본에서 공수해 음악을 감상하는 거실 공간에 두었다. 턴테이블 역시 라운지 체어와 동시대에 생산된 빈티지 기기가 공간 컨셉에 어울릴 듯 하여, 디터람스 오디오300 모델을 두었다. 책장에는 재즈 바이닐 앨범들과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영감을 준 문학 작품들, 가령 레이먼드 카버, 스콧 피츠제럴드 등작가의 작품이 꽂혀 있다. 키친에 마련된 웰컴 드링크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소설과 에세이에서 애정을 드러낸 커티삭 위스키를 디캔터에 소분하여 두고, 커티샥 하이볼을 제조해 마실 수 있도록 레몬주스와 탄산수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2) 침실과 욕실
큰 침실에는 앙드레 소르네의 옷장을, 작은 침실에는 브라크만의 BB04 캐비넷을 두었다. AP-16 라운지체어와 함께 모두 미드센츄리 시대에 디자인되고 생산된 빈티지 가구들이다. 이는 게스트를 위한 어메니티인 동시에 호스트 컬렉션이기도 하다. 킹 사이즈 베드와 싱글 사이즈 베드가 각 방에 놓여 있으며, 잠들기 전 침대에서 쾌적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고자 공간이 넉넉한 협탁과 독서등 및 취침등을 설치했다. 작은 침실에 있는 브라크만의 BB04 캐비넷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을 위해 그의 장편소설 전집과 에세이 몇 권을 소장해 두었다. 그리고 캐비넷 수납장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처음 쓰고자 마음 먹었을 때 구매했던 첫 만년필 브랜드인 세일러 만년필을 두었다.
2. 에어비앤비 예약률과 수익
에어비앤비를 오픈을 한창 준비중이던 1월 말, 주변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지인의 연락을 받았다. 예약률과 수익이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서며 예약률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했다. 이제 막 운영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안 좋은 소식이었다. 실제로 주변 에어비앤비 숙소의 예약률도 50% 이하로 떨어져 공실이 많은 상황이었다. 작년과 상황이 크게 바뀌었음을 느꼈다.
- 경기 침체로 인해, 목표를 40% 낮추어 신규 숙소 운영 시작.
신규 숙소이기도 하고, 경기 침체로 인해 예약률도 낮아지는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기존에 예상했던 가격보다 약 40% (평일 226,000원에서 120,000원으로, 주말 302,000원에서 160,000원으로 하향) 과감히 낮추었고, 장박 예약 시 할인 10%~15%, 1주일 이내 공실 예약 시 할인 10%를 적용하여 2월 14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1달이 지난 현재 상황을 보자면, 2~3월 두 달의 예약률은 약 80%로 목표했던 70%보다 예약률에 높았지만, 수익은 평균 250만 원으로 목표했던 월 425만 원에 60% 수준에 미쳤다.
- 운영 한 달, 게스트리뷰 5점 만점, 장기 숙박 고객 유치로 예약률 100%
게스트가 취소할 수 있어 확정은 아니나, 현재 예약 상황으로는 4월~5월 예약률이 80%로 높아졌고,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3개월 장기 숙박 예약이 들어와서 예약률이 100%, 공실률 0%인 상황이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예약률이 높아져, 월 수익은 평균 300만 원으로 올랐다. 그동안 쌓인 리뷰가 13개 모두 5점 만 점이고, 경쟁 숙소로 삼운 마포구, 서대문구의 몇몇 에어비앤비 숙소가 비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초반 운영이라 생각된다.
3. 1개월 간 운영하며 느낀 소회
장기투숙객 유치로, 8월까지 시간을 벌어 놓은 만큼, 원래 목표했던 월 수익인 월 4,250,000원을 위해 가격을 올려나가려 한다. 해당 가격이 숙소의 적정 가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치 판단의 근거는 지난 디자인 노트 글을 참고) 하지만, 객실 가격을 급격하게 올려선 안 될 거라 생각되고, 경기 상황을 감안하여 조금씩 가격을 높이며 향후 예약률을 살펴봐야 할 것같다.
오픈 초기에는 아무래도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 관광객이 1,2박 짧은 일정으로 방문하다 보니, 청소와 객실 준비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100% 만족할 수 있는 빨래 및 청소상태와 어메니티 준비를 위해 노력하다 보니 매일매일이 고단했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난 지금 3박 이상 장기 투숙객이 체크인하기 시작하여 다소 여유로운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한편, 정성껏 준비한 공간을 게스트가 알아 주었을 때에 감동이 크다. 빈티지 가구를 사랑하고, 재즈와 문학에 관심이 많은 게스트가 남겨 준 방명록 글들은 공간을 기획한 사람으로서 큰 감동이다.
애초 계획했 던것보다 수익률이 낮은 상황으로 시작하고 있지만, 지난 한 달 간 그랬던 것처럼 게스트 맞이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점점 목표한 수익률에 다가서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매너 있는 게스트와의 교류는 수익률로 치환할 수 없는 삶의 즐거움이다. 아래에 숙소의 예약 링크와 인스타그램 계정 링크를 남겨 둔다. 해당 블로그에 에어비앤비 관련한 글은 앞으로 없을 것만 같다. 인스타그램으로 종종 안부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harukinoie
- 에어비앤비: www.airbnb.com/h/harukino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