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어스100 어쿠스틱 통기타 입문

2022. 1. 3.

나이 탓인지 아니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탓인지 모르겠으나 요즘 염세에 빠져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다짐을 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싶다. 과거에는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들을 엮어 한 해를 정리하곤 했는데 이 또한 귀찮아 미루다 보니 2022년 새해가 지났다. 돌아보면 그 어느 해보다 글을 적게 적었고 그만큼 마음이 움직일 만한 감명 깊은 사건이나 사색이 적었다. 과거보다 새롭고 더 나은 사건들에 반응하는 인간이기에, 과거와 주어진 상황은 같으나 그에 대한 감응이 줄어든 탓일 수도 있겠다.

 

코로나로 개인 시간이 꽤 많아진 지난 한해동안 새롭게 시작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캠핑이고 두 번째는 웨이트트레이닝이다. 원래의 라이프스타일은 정기적으로 해외 도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는데, 해외에 못 가게 됐을뿐더러, 사람이 많은 도시를 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캠핑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다.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과 더 가깝게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훌훌 털어버리는 사색의 시간이 되어서 좋으며, 장비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사용해보는 재미도 즐겁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살집들을 어찌하지 못해 궁지에 몰린 심정으로 시작했다. 평소 자주 지나던 길거리에 놓인 1:1 PT 레슨 광고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담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짧게 상담을 받고 재활치료를 공부하신 트레이너 님을 배정받았는데 2개월 정도 했던 즈음 고질병이던 허리 통증이 줄어들고 어깨가 펴지고 뱃살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만족스럽게 레슨을 받고 있으며 지금은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오는 3월까지 계약했는데 그 이후로도 꾸준히 나가게 될 것 같다.

 

202213일 오늘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일도 있다.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몇 해 전부터 피아노 학원을 알아보았는데 레슨 비용 등 진입장벽이 높아 고민만 하고 있었던 차에, 당근마켓에서 집 근처에 있는 어쿠스틱 기타 수업 광고를 보고 이를 보기로 한 것이다. 일주일 전에 선생님께 상담을 받고 추천해주신 콜트 어스100’ 탑솔리드 어쿠스틱 기타를 샀다. 유튜브로 튜닝하는 방법 정도만 공부했고 오늘 저녁 첫 수업이 시작이다. 몇 번 나가다가 흐지부지하고 당근마켓으로 통기타를 팔아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욕심과 기대 없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편이 자연스럽게 롱런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 같다. 작년에 시작한 캠핑과 웨이트트레이닝처럼. 세상은 새롭고 즐거운 것들로 가득하다. 관건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시작할 용기와 부지런한 태도와 경제적 자유가 주어지느냐이다. 올 한 해도 그럴 수 있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콜트 어스100으로 어쿠스틱 기타 입문
솔리드탑 모델로 타 입문기타보다 가격대가 있지만(20만원 후반) 선생님 추천으로 오래 사용하려고 선택했다. 바디가 비교적 작은 오케스트라모델(OM바디)로 살까 했지만, 선생님께서 통울림이 좋은 드래그넛(D바디)으로 제대로 시작하라고 하셔서 정석으로 배우기로 했다.
기타줄은 6개라는 것과 튜닝방법을 독학으로 알게되었다. 아직 모든게 어색하기만 하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레슨 시작. 언젠가 좋아하는 곳을 연주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