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히어애프터 / 요시모토 바나나
어릴 때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공상에 빠지곤 했다. 몸이 사라지면 내 영혼은 어디로 가 버리는지, 내가 떠올리는 생각은 몸의 것인지, 아니면 몸이 생각의 것인지, 어머니의 자궁에 그때 수정되지 않았더라도 지금 나의 영혼이 존재할 것인지와 같은 생각들. 아무리 떠올려도 답은 내려지지 않고 세상도 그대로여서 쓸모 없는 생각이 되어갔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중학교를, 고등학교를, 대학교를 무사히 졸업해 성인이 되었고 자연스레 저 세상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 쾌적한 환경, 안정적인 생활의 행복을 필사적으로 쫓으며 이 세상과 완전히 동화됐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한 사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인천을 떠나..
2015.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