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헛간을 태우다 對 이창동 영화 버닝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반딧불이》에 수록된 〈헛간을 태우다〉를 읽고, 이 단편을 원작으로 한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을 보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원작 소설인 〈헛간을 태우다〉는 뒷전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소설인 《기사단장 죽이기》가 떠올랐다. 종수 아버지의 검, 종수가 벤을 칼로 찌르는 장면, 어릴 적 우물에 빠진 해미를 종수가 구한 이야기, 벤이 가진 해미의 손목시계 등…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을 따랐지만, 소설을 지배하는 분위기나 메시지는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시 들쳐, 이 소설을 연상케 한 부분들을 읽어본 후 영화를 해석하려고 하니, 오히려 감상의 실타래가 더욱 뒤엉키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작가를 잘 아는 ..
2018. 5. 26.